“국민이 보시기에 미흡한 측면 있었다면 송구”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9월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재산누락으로 문제가 된 처가 회사의 비상장주식 전부를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부결 기류가 커지자,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전날 59쪽 분량의 설명자료를 의원 등에게 전달한 데 이어 후보자 본인이 직접 호소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자는 5일 기자단에 보낸 입장문에서 "대법원장 후보자는 어느 공직 후보자보다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자질을 갖춰야 하기에 저는 국회의 청문 과정에서 제기된 여러 우려와 문제에 대해 최선을 다해 성심성의껏 소명하고 그와 관련한 자료를 제출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도 국민 여러분이나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에서 보시기에 미흡한 측면이 있었다면 이 기회를 빌려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자세를 낮췄다.

그는 비상장주식 처분과 관련해 "저와 가족이 보유하는 처가 회사의 비상장주식 신고를 빠뜨린 점에 대한 저의 불찰을 모두 인정하고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며 "해당 주식은 재산의 증식 목적으로 보유한 것은 전혀 아니지만, 공직자로서의 염결성에 대한 작은 의혹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또한 부주의로 인한 재산신고 누락에 관하여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겠다는 생각에서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9월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이 후보자는 청문 과정에서 문제로 지적된 판결과 국가관, 역사인식 등에 대해서도 "지적과 비판의 말씀을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대법원장으로 봉직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청문 과정에서 주신 말씀을 모두 깊이 새기고 공직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며 낮은 자세로 봉사하고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판과 사법의 독립 수호 의지에 대해서도 "국민과 역사의 준엄한 명령을 흔들림 없이 이행하고 사법부 구성원 전체를 통합하여 개개 법관들이 헌법과 법률 그리고 양심에 따라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소수자를 보호하겠다"며 "진실과 자유에 봉사하는 사법부의 책무를 당당하고 소신 있게 이어갈 수 있는 조직문화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또 대법원장 공백 사태로 전원합의체 재판, 대법관 제청, 헌법재판관 지명, 각종 사법행정과 법관인사 등 중요한 국가 기능이 마비될 수 있다고 우려를 전하며 '대법원장으로 봉직할 기회를 달라"고 읍소했다.

국회는 오는 6일 본회의를 열고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표결에 부친다.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168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의원총회를 열고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표결 방침을 6일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에서 정하기로 했다. 당 내부 분위기는 부결로 가닥이 잡힌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후보자가 아닌 국민 눈높이에 맞는 좋은 후보를 보내달라. 언제든 임명 절차에 협조하겠다"며 "부결된다면 이는 오롯이 부적격 인사를 추천하고 인사 검증에 실패한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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