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AP/뉴시스]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이 3일(현지시각) 미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자신에 대한 해임결의안 투표가 예정된 하원 본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이 3일(현지시각) 미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자신에 대한 해임결의안 투표가 예정된 하원 본회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 권력서열 3위에 해당하는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에 대한 해임결의안이 3일(현지시각) 미 하원에서 가결됐다. 미 하원의장 임기 도중 해임결의안이 통과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CNN과 미 하원은 이날 맷 게이츠 의원이 발의한 매카시 의장 해임결의안을 찬성 216표, 반대 210표로 통과시켰다.

표결에 참여한 민주당 의원 208명은 전원 찬성표를 던진 가운데, 공화당에서도 법안 발의자인 맷 게이츠 의원 등 8명이 이탈했다.

하원은 공화당 221석, 민주당 212석으로 의석 수 격차가 10석이 채 안 된다. 당초 민주당에서 기권표가 많이 나와 결의안이 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었다. 4명이 투표하지 않은 민주당에서 반대표가 한 표도 나오지 않은 반면 공화당의 경우 강경파 8명이 찬성 표를 던졌다.

매카시 의장은 지난 1월 취임 후 9개월 만에 물러났다. 하원의장직은 공석이 되고 매카시 의장 취임 당시 비공개로 제출한 명단 상위에 있는 인물이 임시 의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앞서 하원은 매카시 하원의장을 보호하는 해임결의안 연기 안에 대해 투표를 진행했으나 찬성 208표, 반대 218표로 부결됐다.

공화당 내 강경 우파 모임 '프리덤 코커스'의 게이츠 의원은 전날 밤 매카시 의장에 대한 해임결의안을 하원에 공식 제출했다. 매카시 의장이 내년 예산안 협의 과정에서 민주당과 결탁했다는 이유에서다.

관련법에 따라 해임결의안은 48시간 이내에 표결에 붙여져야 한다. 이날 오후 곧바로 표결이 진행됐다. 매카시 의장은 빠르게 표결 절차를 진행하면서 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처럼 보였으나 민주당의 도움없이 공화당 강경파들이 해임에 가세하면서 사상 첫 불명예를 안게 됐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매카시 의장은 공화당 내부의 격렬한 권력 투쟁을 관리하지 못했다”며 “매카시를 축출한 극우 공화당 세력이 정국을 혼란에 빠뜨렸다”고 전했다.

이번 하원의장 해임안 가결로 공화당내 강경파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면서 민주, 공화간 벼랑 끝 대치는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가까스로 통과한 임시 예산안은 유효 기간이 45일에 불과해 오는 11월 중순 또 다시 셧다운 위기가 찾아올 것이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권력서열 3위인 하원의장에 대한 해임결의안이 제출된 것은 조세프 캐넌(1910년)·존 베이너(2015년) 하원의장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베이너 하원의장은 해임결의안 제출 두 달 뒤에 사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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