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월북한 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 ⓒ트레비스 킹 가족 제공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월북한 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 ⓒ트레비스 킹 가족 제공

북한이 지난 7월 월북한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 이병을 추방했다. 킹 이병은 중국 단둥과 한국 오산 기지를 거쳐 미국으로 이송됐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27일(현지시각) 정례브리핑에서 “킹 이병은 이날 새벽 북중 접경지역으로 이송됐고, 그곳에서 니콜라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를 만났다”고 밝혔다.

킹 이병이 북한 내에서 단둥까지 차로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밀러 대변인은 전했다. 밀러 대변인은 “북한 내의 동선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주한미군으로 복무 중 징계를 받고 수감됐던 킹 이병은 지난 7월17일 미국 송환을 위해 공항으로 이송됐지만 비행기를 타지 않고 갑자기 달아났다. 다음날 JSA 견학에 참여했고 무단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했다.

미국은 킹 이병의 월북 직후 안전한 귀환에 초점을 맞추겠다며 유엔과 유엔군을 포함해 다양한 방법으로 북한과의 접촉에 나섰다. 

북한이 대화에 응하지 않아 성과가 없었으나 이달초 갑자기 킹 이병을 돌려보내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북한은 예상과 달리 킹 이병을 풀어주면서도 별다른 요구나 조건을 내걸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밀러 대변인은 "우리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킹 이병의 안전한 귀환과 관련해 어떤 양보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해당 기관에서는 공화국 영내에 불법 침입한 미군병사 트래비스 킹을 공화국법에 따라 추방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또 "킹에 대한 조사가 끝났다"며 "미군 내 비인간적인 학대와 인종차별에 대한 반감, 불평등한 미국사회에 대한 환멸로부터 공화국 영내에 불법 침입하였다고 자백했다"고 주장했다.

스웨덴의 중재, 중국의 협조로 킹 이병의 이송이 이뤄지는 동안 북미간 직접 대화는 일체 이뤄지지 않았다.

밀러 대변인은 "킹 이병이 처음 월북했을 때 우리는 여러차례 연락을 취했다"며 "그들은 우리의 직접적인 접촉에 응하지 않았고, 결국 스웨덴과 대화를 나눴으며 스웨덴이 이를 전하고 협상을 도왔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단절된 북미대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돌파구의 신호로 보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과 직접 대화는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이 갈등 국면을 전환하려 노력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관계 회복에 청신호가 될 전망이다.

밀러 대변인은 "중국이 중재자로서 직접 역할을 하지는 않았지만, 통행을 허락하고 이송을 용이하게 촉진하는 역할을 한 것은 매우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 안보 수장인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도 성명을 통해  "북한 내에서 미국을 위해 보호력을 발휘하는 외교적 역할을 해준 스웨덴 정부와 킹 이병의 이전을 도와준 중국 정부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중국 내 협상 상대에게 직접 연락해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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