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 하우스→쓰레기 수거장

임실군의 생활폐기물 분리배출시설 중 '재활용 동네마당'. ⓒ뉴시스
임실군의 생활폐기물 분리배출시설 중 '재활용 동네마당'. ⓒ뉴시스

지역환경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클린 하우스’(clean house)는 생활 쓰레기를 효율적으로 수거하기 위해 일정한 장소에 쓰레기를 내놓도록 만든 시설을 의미한다. 2006년 쓰레기 문제로 몸살을 앓던 제주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제주시는 마을 곳곳에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쓰레기로 때문에 발생하는 악취와 미관을 흐리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같은 제도를 고안했다. 분리수거함을 자동으로 들어 올리는 자동상차식 시스템을 이용해 수거하는 방식이라 기존 2~3인의 미화원이 필요했던 것과 달리 1명만 있어도 수거가 가능하다. 당시 획기적이라는 평을 받아 다른 지역의 자치단체나 의회에서의 견학이 잇따르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도 있었다. ‘깨진 유리창 이론’처럼, 쓰레기 배출장을 두니 그 주변이 오히려 지저분해진 것. 제주시는 한동안 클린 하우스 주변의 악취와 분리배출 미흡으로 민원이 폭증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에 배출 시간 제한이나 요일제 등을 도입하기도 했지만 주민들의 불만에 부딪히기도 했다. 최근에도 해안가 등 자주 수거하기 어려운 지역은 여전히 투기나 악취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쓰레기 분리배출 시설이 없거나 주거가 밀집해 있는 지역에서는 여전히 수요가 높다. 최근까지도 지역 곳곳에는 ‘OO형 클린 하우스’라는 이름을 붙인 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에 쓰레기를 잘 분리배출해 재활용률을 높이는 일은 중요하다. 이같은 정책을 추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개별 시민들이 선진적인 의식을 가지고 ‘제대로’ 분리배출을 실천하는 태도도 필요하다. 이물질이 묻거나 다른 재료와 섞인 물건들은 재활용되기 어려우므로, 조금 귀찮더라도 음식물이 묻은 용기 등은 깨끗이 씻어 배출하고 페트병 라벨 등은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한편, (사)국어문화원연합회가 지난 8월 25~31일 국민 2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클린 하우스’라는 외국어를 ‘우리말로 바꿔야한다’는 응답은 절반 이상인 65.6%에 달했다.

가장 적절한 대체어로는 ‘쓰레기 수거장’이 78.3%이 꼽혔다. 또 다른 대체어로는 ‘쓰레기 모음터’(59.4%), ‘배출물 모음터’(48.1%) 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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