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들' 출간을 앞두고 NBC TV 'The Tonight Show'와 인터뷰하는 얀 웨너 ⓒNBC TV 화면 갈무리
'거장들' 출간을 앞두고 NBC TV 'The Tonight Show'와 인터뷰하는 얀 웨너 ⓒNBC TV 화면 갈무리

미국의 음악잡지 '롤링스톤'의 창립자이자 '로큰롤 명예의 전당' 공동 설립자인 얀 웨너가 여성과 흑인 가수의 능력을 무시하는 발언으로 '로큰롤 명예의 전당' 이사직에서 퇴출당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각) 미 음악 산업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쳐온 웨너가 며칠 전 NYT에 실린 인터뷰로 비난을 받고 그가 만들어 운영해 온 ‘로큰롤 명예의 전당’ 이사회에서 제명됐다고 보도했다.

웨너는 지난 15일 자신의 책 '거장들(The Masters)' 발간을 앞두고 NYT와의 인터뷰에서 기자가 백인 남성 가수만 책에 실린 이유를 묻자 “여성 가수들 중 어느 누구도 지적 수준이 충분하지 않았다”며 이들과는 심도 있는 인터뷰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흑인인) 마빈 게이나 커티스 메이필드와 인터뷰도 가능했겠지만, 그들은 그러한 수준에 도달했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 인터뷰는 보노, 밥 딜런, 믹 재거, 존 레넌 등 가수 7명과의 대화를 묶은 책 ‘거장들(The Masters)’ 발간을 앞두고 진행됐다. 

웨너는 여성 가수와 대담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내가 이 책에서 인터뷰한 가수들은 록에 대한 철학을 지닌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그는 캐나다 출신 작곡가이자 가수인 조니 미첼에 대해 "그가 로큰롤의 철학자는 아니다. 나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라고 주장했다.

또 재니스 조플린과 그레이스 슬릭 등 전설적인 여성 가수들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원한다면 그들과 깊은 대화를 시도해 보라"라고도 덧붙였다. 

웨너는 흑인 가수들에 대해서도 차별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자신이 집필한 인터뷰집은 제목 그대로 '로큰롤의 거장들'과의 대담이라면서 "마빈 게이나 커티스 메이필드와 인터뷰도 가능했겠지만, 그들의 분류는 (로큰롤의 거장 수준이라고 할 만큼)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스티비 원더에 대해서는 "천재죠? 당신이 그에 대해 '거장'이라는 폭넓은 단어를 사용한다면 이는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NYT에 웨너의 인터뷰가 게재되자 온라인상에선 비난 여론이 확산했다. 웨너는 뒤늦게 "이번 인터뷰집은 개인적으로 영향을 받은 록 음악에 대한 것이지 다양한 록 음악 전반에 대한 것은 아니었다"며 사과 성명을 냈지만, 명예의 전당 이사진 제명이라는 불명예를 피하지 못했다.

1967년 롤링스톤을 창립한 뒤 편집장으로 활약한 그는 2004년 비 음악인 출신으로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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