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트리’ 주식 백지신탁 관련 의혹과 임신중지(낙태) 관련 발언 등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자격미달”이라고 비판했다.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20일 성명을 내고 “여가부를 ‘드라마틱하게 엑시트하겠다’는 김 후보자는 자격 미달인 본인부터 하루빨리 엑시트(exit)하기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첫 날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여성가족부가 드라마틱하게 엑시트”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임신중단에 대한 질문에 “자기결정권이라는 그럴 듯한 미사여구에 감춰진 낙태의 현주소를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또 “경제적 어려움과 미혼 부모, 청소년 임신 등으로 인한 낙태는 어쩔 수밖에 없는 낙태로 여성의 자기결정권에 넣을 수 없다”고 발언했다.
20일 한 매체는 지난 2012년 김 후보자가 위키트리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필리핀의 사례를 언급하며 “임신을 원치 않지만 너무 가난하거나 남자가 도망갔거나 강간을 당했거나 어떤 경우라도 여자가 아이를 낳을 적에 사회적 경제적 지원 이전에 우리 모두가 좀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톨러런스(tolerance·관용)가 있다면 여자가 어떻게든 아이를 키울 수 있다고 본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헌법재판소는 2019년에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민변 여성위는 헌재의 결정에 대해 “여성이 스스로 임신 유지와 종결을 결정하는 것은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과 사회관을 바탕으로 깊은 고민을 한 결과를 반영하는 전인적 결정이기에 범죄로 판단할 수 없다는 선언이었다”고 평가하며 “헌재가 이렇게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어떠한 미사여구 속에 임신중지(낙태)가 감추어져 있다는 것인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 김 후보자는 여성가족부 장관으로서의 경력, 자격과 전문성을 갖췄다는 근거는 찾아볼 수가 없다”며 “지금이라도 김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는 것이 대한민국 사회를 조금이라도 더 성평등한 나라로 만들어 가는 데 기여하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