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전기×음악
‘전기’를 통해 음악을 만들고 공연을 하는 여섯 명의 여성들. 씬의 구성원으로 살며 겪어야 할 각종 불안과 체념, MTF 트랜스젠더의 삶에서 겪어낸 두려움과 고민, 사회적 약자로서의 여성으로 마주한 폭력, 그리고 지나간 불행의 시간을 음악으로 새로이 재구성하던 과정 등 각 저자는 자신들이 만들어온 궤적을 조심스레, 또 용감하게 바깥으로 꺼낸다. 오늘도 어디에선가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컴퓨터와 함께 음악을 만들어나가고 있을 여섯 음악가의 진솔한 이야기.
영 다이 외 5인/글항아리/1만 6000원
평등·평화 공동체로의 여정
한국 여성계의 대표 지식인이자, 여성이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꿈꾼 이이효재 인터뷰 자서전. 일제강점이 장로교 목사 집안에서 태어나 평생 대학 강단에서 한국 여성운동의 주축이 될 인재들을 길러냈다. 동시에 스스로 실천하는 여성운동가로서 정신대, 가족법 개정, 호주제 폐지, 부모 성 함께 쓰기 운동을 이끌었다. 고희를 넘긴 나이에 고향인 경남 진해에서 지역 여성들과 함께 여성학을 공부하고 어린이 도서관 운동을 이끌었다. 여성운동의 대모라는 대중의 평가는 그에게 결코 과하다고 할 수 없다.
강인순·젠더교육플랫폼효재/한울/2만 9000원
키스하는 언니들
국내 최초 성소수자 서울대 총학생회장으로 화제를 모았던 저자가 동시대 퀴어들을 찾아가 “어떻게 해야 내 모습 그대로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 물었다. 유부녀 레즈비언 김규진,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 한채윤, 레즈비언 유튜버 조송, 나이 일흔을 바라보는 한국 퀴어의 산증인 명우형 등 열두 명의 퀴어들이 답했다. 정상성을 거부하고 주어진 세계를 의심하며 삶을 개척해나간 선배로서, 고립되어 막막함을 느끼는 이들에게 함께하자고 손을 내민다.
김보미/디플롯/1만 8800원
차별어의 발견
결정 장애, 주린이, 맘충, 국평오…차별어의 유형은 꽤 다양하다. 사용 맥락에 따라 차별하는 단어가 된 것도 있고, 만들어질 때부터 어원적으로 차별하는 뜻의 단어도 있으며, 특정 대상을 노골적으로 비하하는 차별어도 있다. 말하는 사람은 단순히 언급했을 뿐이라고 생각하는 동안 듣는 사람은 그 생각이 무심하고 거칠다고 느낀다. 책은 일상 속 무심코 사용하는 차별어를 살펴보고 그 의미와 사용 과정을 풀어내 차별어의 대안을 찾고 올바른 언어생활을 하도록 돕는다.
김미형/사람in/1만 7000원
우리 안의 인종주의
파키스탄 남성과 결혼한 후 20여 년간 이주 인권 활동가로 일 해온 작가는 남편과 사귄 순간부터 ‘양공주’라는 비난을 들으면서 한국 사회의 성차별과 인종주의를 몸소 경험했다. 과거와 달리 결혼이민비자도 발급되고 국제결혼 커플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규정하는 말도 ‘다문화’로 바뀌었지만 피부색에 따른 차별은 여전하다. 그는 이주민·난민들과 함께 동등한 구성원으로 존중받기 위해 길을 찾아온 이야기를 통해 더 이상의 외국인 차별은 없어야 한다고 호소한다.
정혜실/메멘토/1만 3000원
딸이 조용히 무너져 있었다
엄마이자 의사인 저자가 정신질환을 앓는 딸을 보살피고, 가족으로서 삶을 함께 살아내고자 겪어온 숨 가쁜 여정의 기록. 딸의 아픔을 헤아리기 위해 섭렵한 수많은 연구와 기록을 소개하며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과학적 이해를 넓히도록 돕는다. 정신질환을 앓는 가족과 대화하는 법, 자해·자살 시도를 마주했을 때 대처하는 자세, 병원을 선택할 때의 유의사항 등 환자 가족으로서 실제 겪은 바에서 우러나온 생생한 조언도 담았다.
김현아/창비/1만 8000원
주부, 퇴근하겠습니다
분명 부단히 바쁜 하루를 보냈는데 오늘 점심에 먹었던 메뉴조차 기억이 나지 않고, 오늘 뭘 했는지 떠오르지 않는 날들이 있다. 특히 느슨한 듯 끝없이 이어지는 일들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기 어려운 주부들은 의미 없는 하루를 보냈다는 생각에 괴로움을 느낄 때가 많다. 문득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공허해하던 작가는 주부 일에서 ‘퇴근’하는 시간을 정해 재테크, 독서 모임, 블로그 운영 등 삶의 활력을 되찾은 경험을 소개하며 주부에게도 ‘나’로 존재하기 위한 시간을 가질 것을 권한다.
최진경/혜윰터/1만 6800원
귀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농원에서 일하는 고등학생 현장실습생부터 삼각김밥 공장에서 일하는 노인 여성까지, 각기 다른 나이와 직업을 지닌 노동자들의 이야기. 부당한 취급을 받아도 속으로 삭여야 하고, 내면의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가는 느낌을 받으며 일하는 열한 명의 노동자들이 노동현장에서 맞닥뜨리는 슬픔과 갈등, 관행과 악습, 시장과 정책 변화 등을 사실적인 필체로 묘사한다. 각자의 생계를 위해 분투하는 그들에게서 불안정한 일자리를 지닌 이들의 불안과 애환이 함께 느껴진다.
황여정 외 10인/문학동네/1만 7000원
헬로섹슈얼리티 워크북
경력 10년 이상의 성교육 전문가들이 13만 명의 청소년과 만난 경험을 토대로 구성한 청소년 성교육 교재. 사춘기 몸의 변화부터 연애, 섹스, 자위, 데이트 폭력 등 10대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현실적인 성 지식을 다뤘다. 워크북 형태로 구성된 책은 장마다 다양한 체크리스트나 활동지를 통해 성을 쉽고, 재밌게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성교육의 필요성은 알고 있지만, 어떤 내용을 어떻게 알려줘야 할지 막막했던 양육자들에게도 해법을 제시한다.
노하연·이수지(글), 손세희(그림)/성문화연구소라라/2만 3000원
사방에 부는 바람
1930년대 대공황기 미국. 저자는 매스컴조차 주목하지 않던 텍사스로 눈을 돌린다. 사상 최악의 가뭄과 먼지 폭풍으로 뒤덮였던 그곳을 한 여성의 시각으로 풍부하게 재현했다. 과거와 현재는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끝 모를 가뭄에도 텃밭을 가꿨던 등장인물들처럼, 이상과 끈기로 고난을 이겨낸 사람들이 전하는 응원은 잦은 재난을 마주하고 있는 이 시대의 독자들에게 큰 위로를 준다.
크리스틴 해나/박찬원 옮김/은행나무/1만 8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