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팬들 비난에 북미 플랫폼서 작품 삭제
국내서도 문제 회차 삭제·장기 휴재
원작자들 “인종차별적·유해 표현 부주의하게 사용...깊이 사과”

노골적인 인종차별 묘사로 비판 받은 네이버 웹툰 ‘참교육’(Get Schooled)이 북미 서비스를 중단했다. 최신화인 125화에서 아프리카계 혼혈 남학생을 학교폭력 가해자로, 한국인 학생들을 피해자로 그리면서 ‘깜둥이’, ‘원숭이’ 등 인종차별 표현과 비속어를 사용했다.  ⓒ네이버웹툰/SNS 캡처
노골적인 인종차별 묘사로 비판 받은 네이버 웹툰 ‘참교육’(Get Schooled)이 북미 서비스를 중단했다. 최신화인 125화에서 아프리카계 혼혈 남학생을 학교폭력 가해자로, 한국인 학생들을 피해자로 그리면서 ‘깜둥이’, ‘원숭이’ 등 인종차별 표현과 비속어를 사용했다. ⓒ네이버웹툰/SNS 캡처

노골적인 인종차별 묘사로 해외 독자들의 비판을 받은 네이버 웹툰 ‘참교육’(Get Schooled)이 결국 북미 서비스를 중단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16일 북미 플랫폼에서 ‘참교육’ 서비스를 중단했고, 국내에서도 해당 에피소드를 삭제하고 장기 휴재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네이버 웹툰은 국내판에서도 문제가 된 ‘참교육’ 에피소드를 삭제하고 장기 휴재 결정을 내렸다. ⓒ네이버웹툰 화면 캡처
네이버 웹툰은 국내판에서도 문제가 된 ‘참교육’ 에피소드를 삭제하고 장기 휴재 결정을 내렸다. ⓒ네이버웹툰 화면 캡처

원작자인 채용택(글), 한가람(그림) 작가도 사과했다. 이들은 이날 공식 영문 입장문을 통해 “125화의 묘사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들은 “해당 에피소드는 한국의 다문화 가정과 이민자 가정이 직면한 독특한 역학 관계와 그것이 조장하는 이들 집단에 대한 차별을 묘사하고자 했다”며 “독자들이 이러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 잠시 멈춰서 생각해 볼 수 있기를 바라며 제작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한국의 다문화 가정 문제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차별의 더 크고 보편적인 측면과 범위를 간과했다. 어떤 표현은 극적 효과를 위한 것일지라도 인종차별적임을 알지 못했고 독자들과 웹툰 커뮤니티에 큰 고통을 줬다”고 인정했다.

원작자들은 “저희는 역사적으로 대체로 동질적인 사회에서 태어나 자랐고,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다. 저희의 무지와 좁은 시야로 인해 인종차별적이고 유해한 표현을 부주의하게 사용해 상처를 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 “‘참교육’은 종종 증오(hatred)를 묘사하는 방식으로 에피소드를 시작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그러한 증오를 멈추자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이번 화에서 사용된 이미지와 언어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사과했다.

이들은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사과와 더 잘하겠다고 약속하는 것뿐”이라며 “과거와 현재의 인종차별과 인종차별적 표현의 역사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겠다”고 덧붙였다.

노골적인 인종차별 묘사로 해외 독자들의 비판을 받은 네이버 웹툰 ‘참교육’(Get Schooled)이 결국 북미 서비스를 중단했다. 원작자인 채용택(글), 한가람(그림) 작가 명의의 공식 영문 사과문. ⓒ채용택 작가 SNS 캡처화면
노골적인 인종차별 묘사로 해외 독자들의 비판을 받은 네이버 웹툰 ‘참교육’(Get Schooled)이 결국 북미 서비스를 중단했다. 원작자인 채용택(글), 한가람(그림) 작가 명의의 공식 영문 사과문. ⓒ채용택 작가 SNS 캡처화면

‘참교육’은 가상의 체벌금지법이 도입되면서 학생들의 폭력이 심각해져 교권이 무너진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웹툰이다. 정부는 ‘교권보호국’을 설립, 문제 학교들에 학생 체벌 권한을 지닌 담당 공무원들을 파견해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이야기다. 2020년 11월부터 인기리에 연재 중이다. 비판 여론도 만만찮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는 2021년 해당 웹툰이 청소년 폭행을 권력형 범죄가 아닌 교육으로 미화해 인권침해 소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청소년 인권행동 ‘아수나로’는 2021년 웹툰 ‘참교육’이 교사의 폭력을 합리화하고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아수나로 페이스북 페이지
청소년 인권행동 ‘아수나로’는 2021년 웹툰 ‘참교육’이 교사의 폭력을 합리화하고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아수나로 페이스북 페이지
노골적인 인종차별 묘사로 비판 받은 네이버 웹툰 ‘참교육’ 125화의 한 장면. ⓒ네이버웹툰/SNS 캡처
노골적인 인종차별 묘사로 비판 받은 네이버 웹툰 ‘참교육’ 125화의 한 장면. ⓒ네이버웹툰/SNS 캡처

최신화인 125화는 영미권 독자들을 중심으로 거센 ‘인종차별’ 비판을 받았다. 아프리카계 혼혈 남학생을 학교폭력 가해자로, 한국인 학생들을 피해자로 그리면서 ‘깜둥이’, ‘원숭이’ 등 인종차별 표현과 비속어를 사용했다. 또 한국의 농촌 지역 초·중학교를 ‘순수 한국인보다 혼혈, 외국인 자녀가 더 많아서 소수가 된 한국인이 인종 역차별을 당하는 공간’으로 묘사한 점, 가해 학생은 못생긴 흑인 혼혈로, 지도 교사는 백인 혼혈의 잘생긴 남성으로 묘사한 점 등도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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