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르나=AP/뉴시스] 리비아에 강력한 폭풍우가 상륙해 12일(현지시각) 중부 연안도시 데르나 곳곳이 파괴됐다.
[데르나=AP/뉴시스] 리비아에 강력한 폭풍우가 상륙해 12일(현지시각) 중부 연안도시 데르나 곳곳이 파괴됐다.

큰 홍수 피해가 발생한 북아프리카 리비아의 사망자가 5000명을 넘겼으며 실종자는 1만명에 이른다고 AP 통신과 CNN 등이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리비아 내무부 대변인은 동북부 데르나 지역에서만 시신 1500구가 확인됐으며 사망자가 5300명을 넘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앞서 데르나 지역 당국은 사망자 수를 2300명으로 집계했다.

무정부 상태로 국가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리비아에 폭풍 다니엘이 강타, 지난 9일 댐 두 곳이 무너져 다음날 홍수가 데르나 지역을 덮쳐 실종자만 1만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추정돼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재난이 발생한 지 36시간이 지난 화요일에야 데르나에는 외부의 지원이 시작됐다. 홍수로 해안 도시로 진입하는 8만9천여 개의 도로가 파손되거나 파괴됐다.

소셜미디어에는 데르나 시를 홍수가 휩쓰는 모습과 차량 위로 대피한 사람들의 사진이 공유됐다. 리비아 상륙 전 그리스에 물폭탄을 쏟아부은 폭풍 다니엘은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을 동반했으나 이집트 서쪽으로 이동하며 세력이 많이 약해졌다.

리비아 동부 정부의 오사마 하마드 총리는 “우리의 복구 능력을 훨씬 넘어서는 피해”라고 말했고, 오스만 압둘잘레엘 보건장관도 “대재앙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하마드 총리는 전날 데르나시를 비롯한 피해 지역을 재해 지역으로 지정하고 사흘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는 서부 트리폴리 통합정부(GNU)의 압둘하미드 드베이바 총리도 동부 지역에 대한 영향력은 없지만 같은 조치를 취했다.

리비아는 지난 2011년 ‘아랍의 봄’ 혁명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동부를 장악한 리비아 국민군(LNA)과 서부의 통합정부가 대립하는 무정부 상태가 이어져 정확한 피해 규모도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집트를 비롯한 인접 국가들이 실종자 수색과 이재민 구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날 군사령관 소집 회의에서 “리비아 동부군과 협력해 피해 지역을 돕기 위해 군 인력과 장비를 파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튀니지와 알제리,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구조대 파견과 인도적 지원 방침을 밝혔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