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이사장
서울 동작구을 당협위원장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여성신문·성혜련 사진작가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여성신문·성혜련 사진작가

서울 동작구을 다지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지역을 위해서라도 내년 국회에 다시 가겠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열심히 해서 내년 국회에 들어갈 것”이라며 “왜 내가 다시 국회에 가야 하는지 자문자답해 보면 지역에 할 일이 남아 있어서고 대한민국 정치 발전에 역할을 하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대한민국 정치는 극단적이고 건강하지 않다”며 “정치가 국민께 걱정 끼치지 않고 미래 의제를 주도해서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은 인터뷰 당일인 6일에도 흑석동 통학로 현장 점검을 다녀왔다. 5월부턴 ‘나봉이’(나랑 함께 봉사단)를 꾸려 매달 지역에 봉사하고 있다. 그는 지역 현안으로 흑석동 고등학교 유치를 꼽았다. 나 전 의원은 “흑석동에 고등학교를 유치하는 것이 오랜 현안”이라며 “쉽게 올 수 있는 길을 어렵게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에 관악구 고등학교를 우리 지역으로 이전하기로 절차가 마무리됐는데 관악구 국회의원이 무산시키는 바람에 동작구에 신설 폐지 조건부 신설을 위해 우리 시구의원들과 함께 노력했다”며 “다행히 흑석동 고등학교는 2026년에 개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교통체증과 침수로부터 자유로운 이수 복합 터널을 조기 완공하는 것과 수변복합문화공원 건립을 확정해 한강을 주민의 품에 돌려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올해 5월부터 ‘나봉이’(나랑 함께 봉사단)를 꾸려 매달 지역에 봉사하고 있다.  ⓒ동작을 당협위원회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올해 5월부터 ‘나봉이’(나랑 함께 봉사단)를 꾸려 매달 지역에 봉사하고 있다. ⓒ동작을 당협위원회

지난달 24일 국회에선 사단법인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이 창립했다. 이사장인 나 전 의원은 “인구·기후 문제는 지금 우리한테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좋은 정책을 제안할 수 있도록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인구·기후 변화에 따른 우리의 변화를 준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감사하게도 많은 관심 속에서 창립포럼을 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창립포럼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이제 (국회의원) 배지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선 “역할을 준다면 열심히 하겠다”며 “정치는 자기 지역을 열심히 하는 것부터 책무의 시작이다. 지난 6~7개월 동안은 여의도 정치가 아닌 지역 주민과의 소통을 확대해 나갔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저출생 문제를 해결할 복안으로 ‘등록동거혼’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혈연이나 혼인으로 맺어지지 않은 두 성인을 ‘가족관계’로 인정하는 ‘생활동반자법’과 무엇이 다르냐는 질문에 나 전 의원은 “생활동반자법은 동성혼까지 포함하는데 등록동거혼은 전통적인 혼인에 한한다”고 답했다. 그는 “젊은 세대가 결혼을 부담스러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위자료다. 사실혼도 위자료를 줘야 한다”며 “제가 프랑스를 방문해서 저출산을 극복하게 된 가장 주요한 정책이 무엇이냐고 물었고 많은 분이 등록혼 제도를 이야기했다. 프랑스에선 등록동거혼을 1968년에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등록혼과 법률혼의 차이는 위자료가 있느냐 없느냐에 있다”며 “가족수당·세제 혜택 등 나머지는 법률혼과 똑같은 보호를 받게 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주거 안정을 위한 정부 대책에 관해선 환영의 메시지를 냈다. 정부는 2024년 예산안에서 출산 가구의 주택 구입을 지원하는 주거 안정 사업에 9조원을 배정했다고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나 전 의원은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제가 예전에 제안했던 헝가리식 제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며 “당시 대출 탕감이라고 표현했는데 기본적으로 주거 안정을 위한 초저리 장기 대출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출산 숫자에 따라 이자탕감 및 단계적 원금탕감을 하는 제도”라며 “정부안은 제가 낸 안보다 대출금 상한액은 더 높였다. 다만 소득의 제한은 있지만 1억 3천만원이면 많은 부부가 혜택을 보리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안과 다른 점은 이자만 탕감해 준다. 이왕 하는 것 이자와 원금부담을 과감하게 낮추는 방안을 검토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면서도 “주거 안정을 위해 획기적인 정책을 도입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여성신문·성혜련 사진작가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여성신문·성혜련 사진작가

다음은 나 전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

-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당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대한민국 정당이 정답답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당이라는 것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대변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제대로 국민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무당층도 늘고 있습니다. 정당이 정당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죠.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양당제인데 헌법의 틀 안에서 건강한 양당이 있다면 정치는 발전합니다. 물론 우리 당도 개혁할 부분이 있습니다만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최근의 행태를 보면 헌법 가치의 틀 안에서 진보정당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듭니다. 최근 윤미향 무소속 의원은 무늬만 탈당이지 사실상 민주당으로 보입니다. 한국 정부를 ‘남조선 괴로 도당’이라고 지칭했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이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한 것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해선 안 될 일입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윤 의원의 윤리위원회 상정을 사실상 반대하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건강한 양당제가 돼야 합니다.”

- 윤석열 정부의 이념 논쟁에 대한 비판도 많습니다.

“논란이 있는 부분도 있지만 그동안 헌법 가치가 너무나 망가진 것은 사실입니다. 이건 ‘진보냐 보수냐’ 이념이 아니라 헌법 가치를 다시 세우려고 하는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제일 먼저 북한·중공군 군가를 작곡한 정율성의 손녀를 만났을 때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사회주의 독립운동가를 우리가 절대 서훈하지 말자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한 사람은 우리가 예우해 드리기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문재인 정권 내내 김원봉을 독립운동가로 서훈하자고 추진했습니다. 김원봉은 북한 정권을 수립하는 데 있어서 서열 5등 안에 들던 분이고 북한 남파간첩을 총지휘하다가 김일성에 의해 숙청된 인물인데 그를 왜 서훈하자고 했을까 의문입니다. 저는 그때부터 헌법 가치가 많이 망가졌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지금의 이념 논쟁이 일부 국민께서 지나치다고 느끼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김원봉을 독립운동가로 서훈하려고 하면서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철저히 무시하는 일부 운동권의 역사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것이 바로잡혀 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당의 여성 정책과 기조에 대해선 어떻게 봅니까?

“여성 문제에 있어서 우리 당의 입장과 제 생각과는 차이가 조금 있습니다. 우리가 지난 대선에서 아슬아슬하게 이긴 이유는 당시 이준석 대표가 여성 문제에 잘못 접근했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대표의 ‘형수 욕설’ 파문부터 안희정·오거돈·박원순 성추행 사건까지 여성은 민주당을 찍고 싶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때 우리가 이대남(20대 남성) 편만 들었기 때문에 대선이 어려웠습니다. 세대·연령 별로 조화롭고 균형적 정책이 필요합니다. 이것과 함께 여성단체도 개혁이 필요합니다. 성추행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임옥상씨의 작품 철거를 저지하고 박원순 성추행 사건 때 침묵하는 것은 편향적인 행동입니다. 편향된 이들이 남녀 동수를 주장하면 오히려 될 것도 안 될 것 같습니다. 정치적 이념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 여성 정치 참여 확대를 위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하는 부분은.

“제17대 국회의원 선거 때 비례대표 숫자가 늘어났는데 아직도 활동하는 분들을 보면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더 많습니다. 이 부분은 우리가 반성해야 합니다. 지역구 여성 의무 공천 30%는 제가 예전부터 주장했던 것입니다. 제가 원내대표였던 시절 여야 원내대표들과 사실상의 합의했는데 제가 원내대표를 생각보다 빨리 그만두게 되면서 마무리 짓지 못했습니다. 저는 공직선거법 개정과 함께 정당에 주는 국고보조금과 여성 공천 숫자를 연동하자는 제안했습니다. 여성 공천 30%를 지키지 못하는 정당의 경우 보조금을 삭감하는 안입니다. 사실상 여성 공천을 강제하는 것인데 제가 국회에 들어가면 꼭 강하게 추진할 것입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1963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법학 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동 대학원에서 법학 석·박사를 수료했다. 30세인 1992년 제3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제24기로 수료했다. 판사로 재직하던 중 이회창 당시 대통령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제17·18·19·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외교부 기후환경대사·2022년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대통령 특사·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7) 정상회의 대통령 특사 등을 역임했다. 현재 국회사무처 소관 사단법인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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