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갤로퍼’ 가장 인기
프라이드·각 그랜저도 상위
“레트로 아닌 뉴트로 트렌드”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선 한 가족의 30년 추억이 담긴 현대자동차 최초의 SUV ‘갤로퍼’를 복원해 주목받았다. 사진 = MBC 예능 ‘놀면 뭐하니’ 유튜브 화면 중 일부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선 한 가족의 30년 추억이 담긴 현대자동차 최초의 SUV ‘갤로퍼’를 복원해 주목받았다. 사진 = MBC 예능 ‘놀면 뭐하니’ 유튜브 화면 중 일부

부모님 세대가 타던 ‘올드카’를 찾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5일 인스타그램에 #갤로퍼와 #갤로퍼리스토어를 검색했더니 게시글이 4만여 개 이상 나온다. 이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게 갤로퍼를 리스토어(복원)해 캠핑을 다녀온 사진을 인증했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선 한 가족의 30년 추억이 담긴 현대자동차 최초의 SUV ‘갤로퍼’를 복원해 주목받았다. 이달 분사를 목표로 하는 있는 현대차 사내 스타트업 ‘옛차’가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해 갤로퍼의 바디·프레임·파워트레인 등을 되살렸다.

사진 = 인스타그램 화면 중 일부
사진 = 인스타그램 화면 중 일부

올드카 중 가장 인기는 ‘갤로퍼’다. 경주마가 전속력으로 질주한다는 뜻의 갤로퍼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이 사륜구동 자동차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출시한 차량이다.

3일 중고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은 1980~1999년식, 2000~2010년식으로 구분해 1월부터 7월 기간까지 신규 등록된 상위 10위권 모델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1·2위는 갤로퍼·갤로퍼2가 각각 차지했다. 3위는 기아 ‘프라이드’, 4위는 일명 ‘각 그랜저’로 불리는 현대차의 그랜저, 5위는 쌍용(현 KG모빌리티) 코란도 지프였다. 6위부터 10위는 티코, 아카디아, 아반떼, 뉴 그랜저, 엘란 순이었다.

6월 8일 서울 강남구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포니의 시대' 전시회에서 관람객이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6월 8일 서울 강남구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포니의 시대' 전시회에서 관람객이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국산차 최초 독자 생산 모델로 현대차 헤리티지의 중심에 있는 현대 포니도 8090년식 매물 등록 상위권에 오르며 꾸준히 중고차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2000년대 초반이후 생산된 중고차 중에선 그랜저·쏘나타·에쿠스 등 세단 거래가 활발했다.

엔카닷컴은 “자동차 업계 헤리티지 트렌드에 더해 희소가치와 감성 때문에 인기가 높아지며 올드카가 주목받고 있다”며 “특히 갤로퍼, 포니, 그랜저는 중고차를 복원하는 리스토어 인기 모델의 국내 시장에서 수요가 높으며, 연식에 비해 관리가 잘됐거나 희소성이 높은 모델은 웃돈이 붙어 가치가 높다”고 밝혔다.

기아는 8월 21일부터 내년 5월까지 서울 강남구 소재 브랜드 체험관 '기아 360'에T-600과 브리사 복원 차량을 전시한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삼륜자동차 T-600, 브리사. ⓒ기아
기아는 8월 21일부터 내년 5월까지 서울 강남구 소재 브랜드 체험관 '기아 360'에T-600과 브리사 복원 차량을 전시한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삼륜자동차 T-600, 브리사. ⓒ기아

자동차 업계는 유산을 뜻하는 ‘헤리티지’(Heritage)를 내세우며 시장의 흐름을 만들었다. 현대차는 정주영 선대회장이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선보인 ‘포니 쿠페 콘셉트’를 복원했다. 기아도 영화 택시운전사에서 배우 송강호가 몰던 택시 ‘브리사’를 재탄생시켰다.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는 랜드로버 디펜더 출시 75주년을 기념해 75대만 판매하는 한정판 ‘올 뉴 디펜더’를 선보였다. 이 모델은 1948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디펜더 ‘시리즈 1’의 헤리티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전문가는 올드카 열풍이 ‘Y2K’(190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유행한 복고) 트렌드의 연장선이라고 분석했다. 최지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뉴트로’(New+Retro)는 레트로(Retro)와 다르다”며 “레트로는 기존의 것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지만 뉴트로는 옛것을 지금 시대에 맞게 새롭게 재해석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위원은 “‘Y2K’도 20년 전 어머니의 옷을 그대로 입는 것이 아니라 최근의 감성으로 재해석한 것을 입는 것”이라며 “올드카도 마찬가지로 20~30년 전의 부모님 차를 그대로 타겠다는 것이 아니라 최근의 감성과 취향을 입히고 ‘DIY’(Do it yourself·직접 제작)해서 변형시키겠다는 것이다. 뉴트로의 맥락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이어 “더 이상 물건이 귀한 시대가 아니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젊은 세대는 희귀하고 쉽게 가질 수 없는 것에 열광한다”며 “지금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옛것에 새로운 감성을 느끼고 흥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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