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에서 온 이민자들을 임시로 수용하고 있는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의 텐트시설 ⓒ선타임스 홈페이지 갈무리
중남미에서 온 이민자들을 임시로 수용하고 있는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의 텐트시설 ⓒ선타임스 홈페이지 갈무리

미국 항공교통의 중심지이자 최대 규모 공항 중 하나인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이 중남미 출신 불법입국자 '수용소'로 변해 가고 있다고 선타임스(Sun Times) 보도했다.

1일(현지시간) 시카고 선타임스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를 비롯한 남미와 중남미 국가들에서 시카고 오헤어공항으로 온 이민자 수백명이 공항의 텐트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이들은 라면 같은 인스턴트 식품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 건강 관리나 샤워, 세탁을 할수 없으며 침구 등은 비위생적이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지원도 받도 못한다.

이 이민자들은 텍사스와 다른 주들에서 비행기로 오헤어로 온다고 선타임스는 전했다.

오헤어공항은 이들이 임시 거처로 옮겨지기 전까지 잠시 대기하는 곳이었으나, 이송자 수가 급격히 늘고 시카고 시가 이들의 거처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항에서 지내는 시간이 점점 더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가족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2주간 공항에서 보내기도 한다.

신문은 지난 목요일 현재 오헤어에서 임시로 머물고 있는 난민은 2089명이다. 이는 수용인원 411명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8월초 31명이던 수용인원을 크게 늘렸으나 급격히 늘어나는 난민들을 수용하기는 역부족이다.

이들을 위한 자원봉사자들은 "경찰서에서 임시 생활을 하는 이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받는다. 그러나 공항에서 지내는 이들은 펼친 종이상자와 항공사 담요가 침구의 전부"라며 "이런 상태에서 사흘 이상 지내는 것은 공중 보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름 공개를 거부한 한 베네수엘라 출신 여성은 "딸과 함께 오헤어공항에 거의 6일째 머물고 있다. 건물 안에서 잠을 잘 수 있는 것은 다행이지만 일주일 가까이 침대도 없이 샤워도 못하고 지내는 것은 비인간적"이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이 여성은 경찰서 옮겨진 뒤 보호소에 수용됐다.

시카고시는 "매일 쏟아져들어오는 이주민들을 감당하기가 어렵다"며 "이들의 거처를 추가로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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