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진 씨 트위터.
김규진 씨는 30일 오전 4시 40분경 자신의 SNS에 딸 출산 소식을 전했다. 규진 씨가 출산 후 병실에 누워 엄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김규진 씨 트위터.

몇 달 전 임신 소식을 알렸던 국내 첫 ‘레즈비언 엄마’ 김규진씨가 딸을 출산했다.

김씨는 30일 오전 4시 40분경 자신의 SNS에 “오출완(오늘 출산 완료라는 뜻 ㅎㅎ)”이라며 딸 ‘라니’의 출산 소식을 알렸다.

그는 지난달 벨기에에서 정자 기증을 받아 임신한 사실을 알려 화제가 됐다. 만삭의 몸으로 퀴어 퍼레이드에 참여해 행진하고, 최근에는 결혼 소식 기사에 달렸던 악플 합의금으로 마련한 ‘대한민국 저출생 대책 간담회’라는 유쾌한 제목의 베이비샤워 행사를 열기도 했다.

그가 출산한 병원은 그의 배우자 김세연 씨가 근무 중인 곳이다. 병원 직원 모두 동성부부인 그들을 자연스레 ‘배우자’로 존중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그는 “와이프가 다니는 병원이긴 하지만... 만나는 모든 스태프들이 다 와이프가 내 보호자인 걸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관계란에 꼬박꼬박 ‘배우자’라고 적어줌”이라며 “와이프가 탯줄도 자르고 보호자가 하는 거 다 했다”고 감격하기도 했다.

이들은 한국에서 딸을 키울 예정이다. 세연 씨의 직업이 의사라 외국에서 일을 하기 어렵기도 하고, 무엇보다 한국이 ‘좋아서’다. 딸이 ‘아빠는 외국인이냐’는 질문에 시달릴까 걱정도 했지만, 그래서 “아이가 사회로 나가기 전까지는 한국에서 변화를 만들어보려고 한다”는 게 이 부부의 다짐이다.

이제는 ‘이 어린이집은 혐오를 덜 하더라’ 같은 육아 정보를 공유할 ‘부모가 성소수자인’ 성소수자 부모모임의 결성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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