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퍼가기 시대(캐런 윌슨-부터바우/권희정 옮김/안토니아스/1만 9000원) ⓒ안토니아스
아기 퍼가기 시대(캐런 윌슨-부터바우/권희정 옮김/안토니아스/1만 9000원) ⓒ안토니아스

아기 퍼가기 시대


강제 입양은 비단 한국만의 아픔은 아니다. 1950~60년대 인권 의식이 한창 높아지던 미국. 수천명의 임신한 미혼 여성들은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지역사회에서 분리되고, 아이를 ‘중산층 부부’에게 입양 보내야만 했다. 저자는 ‘아기 퍼가기 시대’에 딸과 생이별했던 미혼모 당사자로서, 20여년간 방대한 사회복지학, 정신분석학 이론 등을 조사해 기록하고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이를 통해 침해받은 모성권을 고발하고 관계당국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캐런 윌슨-부터바우/권희정 옮김/안토니아스/1만 9000원

사라진 개발자들(캐시 클라이먼/이미령·김태곤 옮김/한빛미디어/2만 1000원) ⓒ한빛미디어
사라진 개발자들(캐시 클라이먼/이미령·김태곤 옮김/한빛미디어/2만 1000원) ⓒ한빛미디어

사라진 개발자들


1940년대 에니악 흑백 사진에 등장하는 6명의 여성들. 사람들은 이들이 모델일 뿐이라고 일축하지만, 거대한 기계 앞에 선 이들의 자신만만한 눈빛과 태도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고 이야기하는 듯했다. 저자는 그길로 40년간 이 여성들의 생애를 추적했다. 이들은 ‘히든 피겨스’보다 앞선 현대 컴퓨터 분야 최초의 직업 프로그래머였다. 차별과 억압이 당연했던 날들을 살아가던 여성이자 프로그래머 6인의 열정과 우정, 사랑을 섬세하게 표현해낸 책.

캐시 클라이먼/이미령·김태곤 옮김/2만 1000원

총, 선, 펜(린다 콜리/김홍옥 옮김/에코리브르/3만 5000원) ⓒ에코리브르
총, 선, 펜(린다 콜리/김홍옥 옮김/에코리브르/3만 5000원) ⓒ에코리브르

총, 선, 펜


미국에서 ‘헌법의 아버지들’이 제정해 기본권을 명시했다고 알려진 기존의 통념을 깨는 책. 저자는 대신 1755년 선구적 헌법을 제정한 코르시카, 세계 최초로 여성 참정권을 영구히 부여한 태평양의 작은 섬 핏케언 등의 지역들을 전면에 내세운다. 어떻게 헌법이 긴 19세기에 걸쳐 토착민을 주변화하고 여성과 유색 인종을 배제하며 토지를 몰수하는 데 사용됐는지, 저항하는 사람들은 또 어떻게 헌법을 활용해왔는지 드러낸다.

린다 콜리/김홍옥 옮김/에코리브르/3만 5000원

나의 이상하고 평범한 부동산 가족(마민지/클/1만 7000원) ⓒ클
나의 이상하고 평범한 부동산 가족(마민지/클/1만 7000원) ⓒ클

나의 이상하고 평범한 부동산 가족


‘부동산’에 온 인생을 건 가족이 있다. 호황과 함께 상류층으로 급부상했다가 IMF라는 거대한 풍파를 맞고 몰락했지만, 저자의 부모님은 70대가 된 지금까지도 ‘희망은 부동산에 있다’고 믿으며 포기를 모른다.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한국 사회의 부동산과 도시개발의 역사 속 한 가족의 흥망성쇠를 ‘K-장녀’의 시선으로 담았다. 투기를 부추기지만 정작 피해가 발생하면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한국 사회의 병폐를 조명한다.

마민지/클/1만 7000원

내 인생의 모든 개(엘리자베스 폰 아르님/이리나 옮김/휴머니스트/1만 5000원) ⓒ휴머니스트
내 인생의 모든 개(엘리자베스 폰 아르님/이리나 옮김/휴머니스트/1만 5000원) ⓒ휴머니스트

내 인생의 모든 개


캐서린 맨스필드와 버지니아 울프가 극찬했던 영국 소설가 엘리자베스 폰 아르님. 그가 남긴 유일한 에세이는 뜻밖에도 그가 길렀던 14마리의 ‘개’에 대한 것이다. 저자가 살던 빅토리아 시대는 여성에게 엄격한 규율을 요구했다. 그런 그를 가부장적 질서로부터 해방시켜 들판을 뛰노는 자유를 가르쳐 준 것은 다름 아닌 개들이었다. 과거의 미성숙한 모습과 이해받기 어려운 모습까지 솔직히 써냈다. 한 인간을 길러낸 14마리의 개들에 대한 이야기.

엘리자베스 폰 아르님/이리나 옮김/휴머니스트/1만 5000원

매일 이곳이 좋아집니다(마스다 미리/이소담 옮김/티라미수 더북/1만 6800원) ⓒ티라미수 더북
매일 이곳이 좋아집니다(마스다 미리/이소담 옮김/티라미수 더북/1만 6800원) ⓒ티라미수 더북

매일 이곳이 좋아집니다


스물여섯 살,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겠다는 꿈 하나로 도쿄로 상경한 저자는 살 집을 구하고, 가전과 가구를 들이고, 이웃과의 충돌에 대처하며 차근차근 행복을 쌓아간다. 가족과 친구를 떠나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나를 만들어나가는 것. 그 모습은 일면 태평해 보이지만 이면에는 주도면밀함과 간절함이 서려 있다. 몇 년이 지나도 복잡한 도쿄에서 자기만의 호흡과 리듬으로 길을 개척해나가며 어른이 되는 모습은 한국 젊은이들의 삶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마스다 미리/이소담 옮김/티라미수 더북/1만 6800원

나쁜 마음은 없다(리처드 슈워츠/신인수·박기영 옮김/온마음/2만원) ⓒ온마음
나쁜 마음은 없다(리처드 슈워츠/신인수·박기영 옮김/온마음/2만원) ⓒ온마음

나쁜 마음은 없다


사람들은 흔히 각자 하나의 마음을 가졌다고들 여긴다. 그러나 체계적 가족치료사로 이름을 알린 슈워츠 박사는 우리 내면에 여러 인격이 동시에 존재하고, 이를 존중해야 마음을 근원적으로 치유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다양한 실습 방법 및 상담 사례들을 통해 세상이 손가락질하는 행동을 하는 이들은 트라우마의 시간에 갇혀 있으며, 상처를 치유하게 되면 완전히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리처드 슈워츠/신인수·박기영 옮김/온마음/2만원

전쟁과 죄책(노다 마사아키/서혜영 옮김/또다른우주/1만 9800원) ⓒ또다른우주
전쟁과 죄책(노다 마사아키/서혜영 옮김/또다른우주/1만 9800원) ⓒ또다른우주

전쟁과 죄책


군국주의 시절 일본군은 비무장 주민들을 학살하고 고문하는 것이 일상이었고, 일반 부대에서도 군의관들이 일상적으로 농민들을 생체 해부하고, 초보 병사들은 살아 있는 포로들을 상대로 총검술 연습을 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전혀 겪지 않았고 악몽을 꾸는 일도 없었으며, 아름다운 자연 풍경에 도취하거나 쇠고기 튀김에 식욕을 보였을 뿐이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전범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평범한 사람들이 잔혹한 일을 저지르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매커니즘을 낱낱이 분석한다.

노다 마사아키/서혜영 옮김/또다른우주/1만 9800원

우리 부모님은 요양원에 사십니다(임수경/삼인/1만 6000원) ⓒ삼인
우리 부모님은 요양원에 사십니다(임수경/삼인/1만 6000원) ⓒ삼인

우리 부모님은 요양원에 사십니다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노인들을 돌보기 위한 요양시설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진다. 그럼에도 부모님을 요양원에 모신다고 하면, 주위 사람들은 마치 현대판 고려장쯤으로 생각하곤 한다. 뇌질환을 겪은 부모님을 돌보다 병든 노인의 존엄성을 고민하게 된 저자는 노인이 그저 마지막 날을 기다리며 ‘계시는’ 곳이 아닌, 앞으로의 삶을 ‘사시는’ 곳을 만들고자 2020년 요양원을 개원했다. 요양원 속 소소한 일상은 노년 생애의 중요성을 알리는 동시에 돌봄 공동체의 변화를 기대하게 한다.

임수경/삼인/1만 6000원

다정함에 다정함을 포개어(잇코/이소담 옮김/좋은생각/1만 5500원) ⓒ좋은생각
다정함에 다정함을 포개어(잇코/이소담 옮김/좋은생각/1만 5500원) ⓒ좋은생각

다정함에 다정함을 포개어


뾰족한 마음에 차곡차곡 포개지는 다정한 말 조각들. 비수술 트랜스젠더로 편견에 맞서온 저자는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현직에서 굳건히 존재감을 드러내면서도 새로운 도전을 꾸준히 한다. 세상이 암묵적으로 정해놓은 정도를 비껴가면서 누구보다 깊은 고민과 다양한 경험을 해왔기에 그가 들려주는 조언은 남다르다. 그림 에세이를 통해 들려주는 단순한 해답과 보통의 위로는 인생 전반에 걸쳐 겪는 고민거리에 자신의 방식대로 나아갈 힘을 북돋아준다.

잇코/이소담 옮김/좋은생각/1만 5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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