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분야 여성 리더들② (487명)

분야별 여성 리더 찾기 작업의 아홉 번째 분야는 '문화예술 분야'다. 그 중 두 번째(문화예술②)순서는 영화, 연극, 만화, 무용, 대중문화 중 연기자와 코미디언, 개그우먼 등의 분야로 직접 활동하는 만화가, 배우, 연기자, 무용수 외에도 공연기획자, 제작자, 감독, 연출가, 프로듀서, 평론가 등도 포함시켰다.

이혜경, 오은숙, 박옥희 등 문화예술 통한 여성운동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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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중반까지 여성주의 문화는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연합, 여성노동자회 등 각 여성단체의 문화사업팀에서 역할을 담당했다. 본격적인 여성주의 문화는 92년 여성문화예술기획(이하 여문)이 조직되면서부터다. 여문은 여성주의 연극 상연과 '서울여성영화제'를 개최하며 영화, 방송, 문학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여성주의 문화예술 발전에 큰 역할을 담당해왔다. 여문의 이혜경 대표는 여성문화 운동가로서 여성주의 예술 활동을 주류 무대로 진입시킨 업적을 평가받고 있다.

이 외에 여성주의 문화단체로는 여성 노동자 등을 위해 노래, 연극, 굿 등의 형태로 공연예술을 펼치는 여성예술집단 '오름'(대표 오은숙), 지난해 생긴 문화세상 '이프토피아'(대표 박옥희), 월경 페스티벌을 주최하는 '불턱', 영상을 통한 여성운동을 목적으로 다양한 여성들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내는 여성영상집단 '움' 이 있다. 여성주의 문화공연, 행사로는 여문이 97년부터 주최해오고 있는 '서울여성영화제' '자기만의 방'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버자이너 모놀로그' 등 일련의 여성주의 연극이 있고, 페미니스트 저널 'if'가 99년부터 올해까지 개최한 '안티 미스코리아 페스티벌'이 있는데 이를 통해 미스코리아 대회의 공중파 방송을 중단시키는 성과를 얻어냈다. 이프토피아는 지난해부터 시청 앞 광장에서 '대한민국 여성축제'를 개최해오고 있고, '불턱'은 올해 '월경 페스티벌'을 6회째 진행해 오고 있다.

여성영화인 500명 중 영화감독은 10명 안팎, 충무로 파워 여성 CEO는 여러 명

현재 영화계 곳곳에서 활동하는 있는 여성 영화인 수는 500여명 가량 된다. 제작자로는 채윤희 올댓시네마 대표, 심재명 명필름 대표, '좋은 영화'의 김미희 대표, '봄'의 오정완 대표 등이 있다.

이들은 영화계의 여성 최고경영자(CEO)로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80여년의 한국영화사상 극장개봉을 한 장편영화를 만든 여성 영화감독은 10명 안팎이다. 변영주, 임순례 감독이 95년 이후에 데뷔했고 그 이전에는 여성 감독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최초의 여성 감독은 박남옥으로 55년에 '미망인'을 만들었다. 두 번째는 62년에 '여판사'를 만든 홍은원, 세 번째는 60년대를 풍미했던 최고의 여배우이면서 65년 '민며느리'를 만든 최은희, 네 번째는 70년에 '첫경험'을 만든 황혜미, 다섯 번째는 84년 '수렁에서 건진 내 딸' 등 총 6편을 감독한 이미례, 여섯 번째는 95년 '낮은 목소리'를 감독한 변영주, 일곱 번째는 96년 '세 친구'를 감독한 임순례다.

이 외에도 '미술관 옆 동물원'을 감독한 이정향, '고양이를 부탁해'의 정재은과 이수연, 박경희 등이 있다. 단편, 다큐멘터리 감독으로는 계운경, 홍형숙, 김미진 등이 있다. 프로듀서는 '살인의 추억'으로 2003년 4회 올해의 여성영화인 상을 수상한 김무령과 류진옥, 이유진, 이진숙, 이미영, 신혜은 등이 있고, 촬영감독으로는 최초의 여성 촬영감독인 김윤희가 있다. 편집기사로는 40년대의 김영희와 광복 이후의 이경자, 양성란의 뒤를 이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박곡지가 있다.

배우로는 윤정희, 문희, 남정임 트로이카와 장미희, 유지인, 정윤희 트로이카, 김지미 등이 예전에 스크린에서 맹활약했던 여배우들이라면 지금은 이미숙, 86년에 영화 '씨받이'로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강수연과 심혜진, 은퇴를 선언한 심은하가 있다. 이 외에 전도연, 이미연과 '박하사탕' '오아시스' '바람난 가족' 등 개성 있는 캐릭터를 소화해 2002년 베니스국제영화제 신인 배우상을 수상한 문소리와 추상미, 장진영, 하지원, 배두나 등이 있다.

평론가로는 페미니스트 영화평론가, 저술가, 사회활동가로 활약하고 있는 유채지나 동국대 영화영상학부 교수, 역시 페미니즘 영화비평을 하고 있는 김소영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 반쪽이 최정현씨의 아내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변재란 순천향대 교수, 주유신 중앙대 교수, 주진숙 중앙대 교수, 조혜정, 심영섭 등이 있다.

백성희, 박정자, 손숙, 윤소정, 윤석화 등 스타급 연극배우들의 화려한 등장

연극 연출은 영화 연출과 더불어 문화예술분야에서 여성 진출이 가장 미약한 분야이다. 현재 활동하는 여성 연극 연출가는 모두 10여명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 최초의 본격적인 여성 연출가는 강유정이다. 66년 한국 최초의 여성 정극 극단인 '여인극장'을 창단했고, 여성의 삶을 리얼리즘 방법론으로 다룬 작품 100여 편을 연출했다. 대표적인 연출작으로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아내란 직업을 가진 여인'이 있다. 배역에서 반대의 성별을 지닌 배우를 출연시킴으로써 작품의 저의를 파헤치는 기법을 주로 사용하는 한태숙, 미술학도 출신으로 50여편을 연출한 류근혜, 그리스 비극과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을 연출하고 총체적 연희양식을 현대적으로 재탄생시킨 '복합장르 음악극'을 발명한 김아라, 실험극장 최초의 여성 연출가이자 서울시 강서구립극단 상임연출가로서 창작극을 전문으로 연출해온 송미숙이 있고 이 외에 오경숙, 손경희, 김혜련, 장윤경 등이 있다.

연극배우로는 '한국 연극의 산 역사'로 불리는 백성희가 있는데 60여년간 400여편의 연극에 출연했고 국립극단 단장을 두 번 지냈으며 올해 연극 인생 60주년을 맞아 자전극 '길'을 공연하기도 했다. 힘과 카리스마가 넘치는 연기로 유명하고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한 박정자와 윤소정, 손숙, 윤석화 등이 연극계의 대들보로 활약하고 있다.

손숙은 잠시 동안이지만 환경부 장관을 역임하기도 했고, 윤석화는 연극기획자, 연출자로도 활약 중이다. 이 외에도 민주당 조순형 전 대표의 부인으로도 널리 알려진 김금지, 모노드라마 '로젤'로 유명한 김지숙, 모노 드라마 '자기만의 방'에 출연한 이영란, 정경순, 방은진 등이 있다. 뮤지컬에서는 최정원, 김선경 등이 주연급으로 활약하고 있고, 마당극에서는 남편인 연출가 손진책과 함께 마당극을 지켜오며 '마당극의 대모'로 불리고 있는 김성녀가 있다. 연극기획자로는 정혜영, 평론가로는 페미니즘 이론에 입각한 연극평론과 저술활동을 펼치고 있는 심정순 한국여성연극인협의회 회장이 있다.

황미나, 김혜린, 한혜연, 이진경 등 순정만화에서 여성주의 만화까지 폭 넓혀

80년대의 대표적 순정만화작가로 황미나가 있다. 80년 '이오니아의 푸른 별'을 연재하며 데뷔해 '불새의 늪' '우리는 길 잃은 작은새를 보았다' '레드문' 등의 대표작이 있다. 이 중 '레드문'은 99년 문화관광부 선정 제1회 '오늘의 우리만화'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이후 '바람의 나라'를 그리고 여성만화인협의회 회장을 지낸 김진, 김혜린, 신일숙 등 대형 서사극 작가들이 등장했고, 8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이미라, 이은혜, 원수연, 한승원 등의 작가들이 등장했다. 90년대에는 나예리, 박희정, 유시진 등 강한 자의식과 자기 성찰성으로 무장된 작가들이 등장해 순정만화의 새로운 감수성을 보여주었다. 특히 한혜연, 이진경 등은 여성주의적 시각을 강하게 보여주면서 기존의 순정만화를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었다. 한혜연의 작품에는 현재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20대 여성들의 경험이 잘 녹아있고, 이진경의 작품에는 가부장제 하에서 비주류로 범주화되는 사람들이 주로 등장하며 그들이 겪는 일상을 세밀하게 포착해내고 있다.

최승희 이후 세계적 전위무용가 홍신자, 안은미 등 다양한 장르 전방위 활약

무용계는 그 어느 문화예술분야보다 여성들의 활약이 많은 분야이다. '동양의 무희'라는 극찬을 받으며 전설적인 무용가로 남은 최승희는 지금도 일본, 중국 등 무용계에 영향을 끼친 무용가로 꼽히고 있다. 최승희의 수제자로 승무, 태평무 등을 전수한 김백봉무용단의 김백봉 대표는 한국무용에 큰 영향을 끼쳤다.

또한 한국무용계의 중요한 인물로는 전 국립무용단장인 배정혜, 한국 창작춤의 개척자로서 한국 춤에 자유의식을 녹여낸 김매자, 중요 무형문화재 제97호 이매방류 살풀이 전수자로서 김인숙춤사랑무용단 대표인 김인숙, 2000년 일본군 위안부 관련 국제법정에서 살풀이춤을 추었고 충북여성민우회 대표이면서 청주대 무용과 교수로, 오래 전부터 군 위안부 문제를 주제로 공연했던 강혜숙이 있다. 강혜숙은 현재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으로 일하고 있다. 장애인 자녀를 둔 어머니들의 아픔을 표현한 춤을 선보이는 등 현실 참여적 소재를 주로 다룬 윤덕경무용단의 윤덕경이 있고, 전통예술인 소리, 춤, 극이 하나로 엮어진 전통극의 일종인 창무극의 1인자로, '병신춤'으로 잘 알려진 공옥진이 있다.

현대무용에는 현대무용의 씨앗을 뿌리고 키워온 한국 현대무용의 거목인 육완순이 있다. 현대 무용가이자 안무가, 뮤지컬 안무의 귀재로 불리는 안애순, 전위무용가로 동양의 전통미학에 뿌리를 둔 서양 전위무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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