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발 '정계진출용 폭로' 비난에 반박 입장문 발표

고 채수근 상병 수사와 관련해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18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해병대사령부에서 열린 징계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여성신문·뉴시스
고 채수근 상병 수사와 관련해 '집단항명 수괴'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18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해병대사령부에서 열린 징계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여성신문·뉴시스

고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윗선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정계 진출설에 대해 "오로지 군인으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면서 제 명예를 되찾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대령은 20일 법률대리인 김경호 변호사를 통해 낸 입장문에서 "고 채 상병의 죽음을 둘러싼 여러 가지 의혹과 추측이 난무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전 어떠한 정치적 성향, 의도와 무관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저는 시작도 그러하였고 지금도 앞으로도 군인일 뿐"이라며 "저는 이미 밝힌 바와 같이 '충성, 정의, 의리밖에 모르는 바보 군인'"이라며 "정치, 여야 정무적 판단 잘 모른다"며 "앞으로 알고 싶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또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사건이 조기에 적법하게 처리되기를 바랄 뿐"이라며 "이번 사건이 마무리되면 군인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 남은 군생활을 조용히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박 대령은 또 이번 사태로 수사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마음이 너무 아프고 유가족들에게 죄송한 심경을 감출 수가 없다”며 사과했다. 이어 “젊은 해병이 꽃도 피어보지 못하고 생을 달리했는데, 우리 모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 역시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사건이 조기에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공동의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박 대령은 경북 예천 수해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작전에 동원됐다가 사망한 채 상병의 사망 원인을 조사한 뒤 이첩 보류 지시를 무시하고 조사 결과를 경북경찰청에 넘겼단 이유로 집단항명수괴 혐의로 입건됐다. 이후 국방부 검찰단은 '집단항명의 수괴'에서 '항명'으로 혐의를 낮췄다

해병대 1사단장을 혐의자에서 빼라는 상부 압력이 있었다는 게 박 대령 주장이다.

여권은 박 대령이 정계 진출을 노리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인 신원식 의원(국민의힘)은 "3류 정치인의 악습 흉내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경북경찰청으로부터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보고서를 회수해 국방부 조사본부에서 재검토해왔다. 조사본부는 재검토를 사실상 마무리했으며 조만간 경찰에 사건을 이첩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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