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무트=AP/뉴시스] 17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인근 최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 전차가 러시아군 진지를 향해 사격하는 동안 한 우크라이나 병사가 풀숲에 은폐하고 있다
[바흐무트=AP/뉴시스] 17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인근 최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 전차가 러시아군 진지를 향해 사격하는 동안 한 우크라이나 병사가 풀숲에 은폐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점령했던 동부 요충지 한 곳을 탈환했다고 16일(현지시각) 밝혔다.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도네츠크주 우로자이네 마을을 탈환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군이 우로자이네 마을을 해방했다. 우리 방위군이 외곽을 에워싸고 있다"고 말했다.

안드리 코발리오우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 대변인도 "우크라이나 방위군이 우로자이네를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바흐무트 남쪽에서 반격 작전을 계속하고 있다. 격렬한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은 바흐무트 인근마린카와 크라스노호리우카에서 강력하게 저항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쿠피얀스크, 리만, 바흐무트 축에서 러시아군의 공세를 계속 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제35해병보병여단은 한 군인이 이 마을의 2차 세계대전 소련군 참전비 인근에 우크라이나 국기를 게양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우로자이네는 도네츠크시 남서쪽으로 약 100㎞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약 2주 전 탈환한 스타로마요르스케 마을 인근에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우로자이네 마을 탈환은 우크라이나군이 모크리얄리강 양쪽 기슭을 장악했다는 의미"라면서 "남쪽 러시아 요새로 진격하려는 우크라이나군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갖게 한다"고 평가했다.

NYT는 우크라이나군이 남동쪽 베르댠스크 방향으로 압박하면서 우로자이네에서 남쪽으로 약 6㎞ 떨어진 러시아 점령지 스타롬리니우카 마을 쪽을 밀어붙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른 선택지는 남서쪽 마리우폴을 향해 공세를 펼치는 것이다. 마리우폴과 베르댠스크는 모두 약 80㎞ 떨어진 곳에 있는 아조우해 주요 항구도시다.

양쪽 경로 모두 러시아군이 작은 마을 수십 곳을 장악하고 있어 우크라이나군의 신속한 진격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NYT은 예상했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전날 "2~3주, 연내, 내년 봄 등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면서 "우크라이나는 긴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 승리의 길은 길고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우크라이나 전쟁 민간인 사망 1만명"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남부 미콜라이우주의 블라호다네 마을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남부 미콜라이우주의 블라호다네 마을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현재까지 민간인 사망자가 1만명에 이른다는 유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DPA통신에 따르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전날 홈페이지에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난 13일까지 민간인 사망자 9444명 등 1만 694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어린이 사망자는 5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별로는 우크라이나군이 방어 중인 지역에서 사망한 민간인이 7339명, 러시아군 점령지에서 숨진 사람이 2105명이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동부 격전지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일컫는 돈바스 지역 사망자가 중서부 지역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기간별 사망자를 보면 개전 직후에 가장 많은 민간인이 사망했고, 올 3~6월에는 매달 170~180명가량이 숨졌다.

OHCHR은 일부 격전지에서 통계 수집이 지연되고 있어 실제 사상자 수는 발표된 수치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DPA통신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도 민간인 사상자 수가 수만명은 더 적게 집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6월부터 영토 탈환을 위한 대반격을 이어 가고 있으나 성과는 미미한 상황이다. 2014년 강제 합병한 크림반도를 포함하면 러시아는 여전히 우크라이나 영토 10만㎢ 이상을 점령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탈환한 하르키우 쿠피안스크에서도 병력을 보충해 러시아의 진격에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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