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신진여성문화인상 조경숙 테크-페미 활동가

조경숙 테크-페미 활동가.
조경숙 테크-페미 활동가.

개발자이자 테크-페미 활동가이며 만화평론가이자 작가. 조경숙씨의 이름 뒤에 붙는 수식어는 이렇듯 여러 개다. 다채로운 그의 활동은 한 마디로 ‘젠더 관점에서 기술을 분석하고 비평하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기술 분과와 문화 분과로 나뉜다. 기술 분야는 주로 여성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한 디지털 캠페인 기획 및 개발, 디지털 정책 수립으로 요약된다. 2017년 한국여성의전화 페미니스트 유권자 선언 ‘나는 성평등한 국가를 원한다’ 캠페인을 공동 기획‧개발했고, 십대여성인권센터의 디지털 성착취 예방 가이드 ‘깨톡’도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IT 업계 페미니스트들의 모임인 ‘테크-페미’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기반으로 책 『아무튼, 후드티』와 『액세스가 거부되었습니다』를 펴냈다.

문화 분야에선 만화평론과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여성서사가 터져 나오던 ‘페미니즘 리부트’ 시기의 여성만화 연구를 통해 만화평론 작업을 본격화했다. 여성혐오 및 차별의 맥락을 드러내는 작품을 비판함과 동시에 최근에는 로맨스, 로맨스판타지 등의 장르에서 그 위상과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여성만화를 발굴하는 연구 및 평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동료 만화연구자들과 쓴 책 『웹툰 내비게이션』에서 남성 작가 중심의 ‘한국만화 100선’에서 벗어나 성평등한 ‘웹툰 100선’을 만들기도 했다.

만화평론은 언뜻 보면 연결고리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그의 활동엔 늘 ‘여성’이 있었다. 조 활동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기록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지금까지 기술평론, 만화평론, 에세이, 다양한 글을 썼지만 언제나 여성에 대한 말이었다”고 말했다. 신진여성문화인상 수상에 대해서는 “글도, 활동도 갈지자였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지 좀처럼 확신이 없었는데, 여전히 갈등하고 방황하고 있을 때 수상 소식을 접했다. 너무 감사했고, 동시에 위로 받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앞으로의 내 목표는 희미해질지언정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늘 그 자리에 남아 내 몫의 글을 쓰겠다”는 그의 말에선 선명하면서도, 단단한 의지가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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