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책] 문법 외우다 ‘영포자’된 이들을 위한 영어수업
[이주의 책] 문법 외우다 ‘영포자’된 이들을 위한 영어수업
  • 이수진 기자
  • 승인 2023.08.12 19:43
  • 수정 2023-08-12 1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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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들려주는 영어수업』
조영학 지음, 비아북 펴냄
『딸에게 들려주는 영어수업』(조영학 지음, 비아북 펴냄) ⓒ비아북
『딸에게 들려주는 영어수업』(조영학 지음, 비아북 펴냄) ⓒ비아북

영어 공부는 어느새 한국인의 평생 숙제가 됐다. 대학 졸업, 취업, 이직 등 생애 모든 과정에서 영어 성적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런데도 영어만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지는 ‘영포자’들은 있기 마련이다. 독학도, 학원도, 인강도 맞지 않았던 이들을 위한 획기적인 공부법은 없을까?

가정형편이 어려워 어린 나이부터 공장에서 일하던 저자는, 중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대신하고 26세에 뒤늦게 대학 영문학과에 진학했다. 그 길로 대학원에서 영문학 석사, 박사 과정을 마치고 스티븐 킹, 존 르 카레의 소설 등 문학과 인문서 100여권을 번역했다. ‘정확하고 잘 읽히며 글맛을 잘 살리는’ 번역은 지금까지도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부부가 모두 영문학 석사 출신이지만, 그의 딸은 어릴 적 ‘영포자(영어 공부를 포기한 사람)’를 선언하고 영어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았다. 하지만 자녀에게 단 한 번도 공부를 강요하지 않았다. 자신처럼 “공부가 하고 싶어질 때가 올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러다 취업을 앞둔 딸이 영어를 가르쳐달라고 요청해오면서, 효율적인 공부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조영학/ 번역가, 『상차리는 남자! 상남자!』 저자
조영학『딸에게 들려주는 영어수업』저자

저자는 모든 걸 제치고 ‘글 읽기’부터 시작하라고 제안한다. 10여 년간의 교육 경험을 통해, 무작정 단어와 문법부터 외우다 ‘준비 단계’에서 지치는 학생들을 수없이 목격했기 때문이다. 대신, 하루 30분씩 낯선 문장을 직접 끊어 해석하며 자연스레 문법을 터득할 수 있도록 했다. 단어와 문법은 일단 몰라도 된다. 저자가 아빠처럼 친근하게 그때그때 필요한 정보를 심어뒀다.

학습하는 문장이나 각 장별 에세이를 통해 세상의 모든 ‘딸’들을 응원하는 마음도 담았다. 그는 “여성혐오나 차별이 심한 사횐데, 딸이 사회에 나가서 꿋꿋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페미니즘 얘기도 많이 넣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형식, 내용 모두 세상에 없던 책을 만들고 싶었다”며, 이 책을 통해 단어와 문법부터 외우는 기존 영어 교육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법부터 외우면 숲을 보기 전에 지나쳐야 할 나무들이 너무 많은 셈이다. 먼저 숲을 보면서 단어나 표현을 익혀나가면, 지엽적인 문법 사항은 읽으면서 터득할 수 있다. 가르치고 배우는 방법 모두 바뀌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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