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화영상진흥원 선정
신인만화상 정해나 ‘요나단의 목소리’
해외작품상 상드린 르벨·테아 로즈망 ‘침묵 공장’

이하진 작가 만화 『도박중독자의 가족』(열린책들). ⓒ열린책들
이하진 작가 만화 『도박중독자의 가족』(열린책들). ⓒ열린책들

이하진 작가의 만화 ‘도박중독자의 가족’이 한국만화영상진흥원(원장 신종철) 선정 ‘2023 부천만화대상’에 선정됐다.

‘도박중독자의 가족’은 주식에 중독된 가족 구성원으로 인해 고통받았던 한 가족의 이야기이다.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주식 투자가가 어떻게 도박 중독자로 변모하는지, 그 가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선명하게 보여준다. 주식과 비트코인의 시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중독의 시간을 살아온 여성의 분투기이기도 하다. 

이하진 작가는 그리스 고전 ‘일리아스’를 여성주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웹툰 ‘카산드라’로 호평받았다. ‘도박중독자의 가족’은 ‘카산드라’ 이후 8년 만의 신작이다. 

부천만화대상 선정위원회는 “한국사회에 감추고 싶은 치부를 찌르며 진솔하고 힘 있는 목소리를 들려줬다”, “AI가 난무하는 시대에 만화라는 언어를 기반으로 흡입력 있게 우리 시대의 명암과 그 대처법을 보여줬다”고 대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 

부천만화대상은 국내 만화가의 창작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2004년부터 시작된 국내 최고 권위의 만화상이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으면서 한 해 동안 가장 주목받은 만화를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올해는 2022년 1월1일~12월31일까지 발표된 작품(1권 이상 출판 혹은 30화 이상 연재) 중 수상작을 선정했다. 전문성 제고를 위해 후보작 추천위원회를 통해 대상부문 6편, 신인만화부문 5편, 해외만화부문 5편을 선정했다. 학술부문은 만화 관련 연구서, 학회 학술지, 만화 관련 박사학위 논문 등을 대상으로 9편을 선정했다. 이렇게 25편 중 선정위의 심사를 거쳐 4개 부문 최종 수상작이 결정됐다.

정해나 작가 만화 『요나단의 목소리』(놀). ⓒ놀
정해나 작가 만화 『요나단의 목소리』(놀). ⓒ놀

‘신인만화상’은 정해나 작가의 ‘요나단의 목소리’에 돌아갔다. 평범한 환경에서 살아온 의영이 선우와 친구가 되면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사회와 그 안의 사람들을 바라보는 방법을 배워가는 모습을 다뤘다. “미학적으로 훌륭한 프랑스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그림체가 먹먹하고 담백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한층 더 무겁게 다가오며 각 캐릭터에 대한 심층적인 묘사와 더불어 대사, 연출이 뛰어났다”라는 평을 받았다.

‘해외작품상’은 아동 성폭력 문제를 다룬 상드린 르벨, 테아 로즈망 작가의 ‘침묵 공장’이 받는다. 2022 앙굴렘 만화축제 수상작으로 “작화의 완성도가 높고, 표현에 있어 적나라하면서도 동화 같은 느낌을 주어 문제의식을 더욱 잘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테아 로즈망(지은이), 상드린 르벨(그림) 작가 만화 『침묵 공장』(이숲, 옮긴이 김모). ⓒ이숲
테아 로즈망(지은이), 상드린 르벨(그림) 작가 만화 『침묵 공장』(이숲, 옮긴이 김모). ⓒ이숲

‘학술상’은 사회적 문제인 노년기에 대한 분석과 만화 캐릭터에서 노년을 바라보는 시각을 연구한 이행미 연구가의 ‘웹툰 ‘웰캄 투 실버라이프’의 노년 재현과 스토리텔링 연구’에 돌아갔다.

독자가 직접 뽑는 부천만화대상 ‘독자인기상’은 대상, 신인상, 해외만화상 수상작과 학술부문을 제외한 13편 중 온라인 독자투표를 통해 선정할 예정이다. 수상 결과는 부천국제만화축제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며, 시상식은 오는 9월15일 부천국제만화축제 개막식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선정위는 총평에서 “현재 한국만화를 대표한다고 할 정도로 다양한 장르를 대표하는 작품들이 2022 부천만화대상 후보작에 올랐고, 어느 작품 하나 수상 후보로 손색이 없었다.”며 “특히 만화라는 언어를 기반으로 흡입력있는 이야기를 해나간 작품들이 많아, 앞으로의 한국 만화와 웹툰 시장의 성장과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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