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콜센터 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응답자 1278명 중 여성 93% 남성 7%
남성이 여성보다 평균 14만원 월급 많아
여성 관리직 7.4% 남성 관리직 15.6% ‘2배’
민원인도 여성에 욕하다 남성이 받으면 조용

26일 오전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서 콜센터 노동자들이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콜센터 노동자들이 7월 26일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에서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여초 직장으로 알려진 콜센터 상담사 직군에서도 여성이 남성에 비해 열악한 처우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승급·건강·근무환경 전반 모두 성별에 따른 차이가 있었다.

26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지난 5월 콜센터 상담사 1278명을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2023 콜센터 노동자 건강권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에 응답한 여성 상담사는 93%, 남성 상담사는 7%로 조사 분석을 맡은 한인임 정책연구소 이음 이사장은 “여성 노동자 비율이 높은 콜센터 상담사 직군의 성격이 조사에 투영됐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콜센터 상담사들의 세금 및 4대보험 공제 후 월 소득은 220.6만원이다. 이는 근속수당, 성과수당 등 인센티브를 포함한 금액으로 상담사 대부분의 기본급은 최저임금에 머물러 있다.

또한 상담사 간 성별 임금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남성 임금은 233.9만원 여성은 219.8만원으로 약 14만원의 차이가 나타났다.

관리직 분포에서도 성차가 나타났다. 조사에 응한 여성 상담사 중 관리직은 7.4%, 남성 상담사 중 관리직은 15.6로 두 배 넘게 차이가 나타났다. 여성 상담사 수가 절대적으로 많아 관리직 총인원에서는 여성이 더 많으나, 상담사 중 관리직으로 진급하거나 처음부터 관리직으로 입직하는 비율이 남성이 훨씬 높은 것이다.

아파서 결근을 하는 경우도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다. 여성 상담사의 결근일은 7일, 남성 상담사의 결근일은 4일이며 여성 상담사의 경우 근골격계 질환과 더불어 화장실을 가기 어려운 환경 등의 이유로 여성 질환에도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 과정에서도 여성 상담사가 남성 상담사에 비해 업무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원인들이 여성 상담사에게는 고성을 지르며 폭언을 일삼거나 성희롱을 하다가도 남성 상담사가 전화를 받으면 그러한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한인임 이사장은 “이런 일자리가 있다는 것이 안타깝고 같은 여성으로서 참담함을 느낀다”며 “임금 상승과 근무환경 개선 등 전반적인 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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