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여성 임파워먼트와 성평등 양대 지수’ 보고서
여성들 ‘성차별’로 잠재력 최대 60%밖에 달성 못해

구호 단체에서 나누어주는 식량을 배급받기 위해 줄을 기다리는 아프간 여성들의 모습. ⓒ뉴시스
구호 단체에서 나누어주는 식량을 배급받기 위해 줄을 기다리는 아프간 여성들의 모습. ⓒ뉴시스

전 세계 1% 미만의 여성만이 성차별이 적은 국가에서 살고 있다는 유엔여성기구(UN Women)와 유엔개발계획(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me)의 공동 조사 결과가 나왔다. 상대적으로 성평등한 나라에도 여성과 남성의 격차는 존재했다.

유엔여성기구는 유엔개발계획과 지난 18일 르완다 키갈리에서 열린 ‘여성 딜리버 컨퍼런스’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평등으로 가는 길: 여성의 임파워먼트와 성평등에 대한 양대 지수’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두 유엔기구가 공동 개발한 ‘여성임파워먼트지수(Women's Empowerment Index, WEI)’와 ‘글로벌성평등지수(Global Gender Parity Index, GGPI)’가 처음으로 소개됐다. 임파워먼트는 어떤 사안에 대해 결정을 내리고 기회를 가질 권한과 자유를 의미하는 국제개발 용어다.

새로 고안된 2개 지수는 절대적인 수치와 상대적인 차이를 각각 제시했던 기존 관행을 보완해 △건강·보건 △교육 △참여(inclusion) △의사결정 △폭력으로부터의 자유 등 다섯 가지 영역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두 지수를 가지고 114개 국가를 분석한 결과, 여성이 선택과 기회를 보장받을 권한과 자유는 심각하게 제한돼 있었다.

전 세계 WEI 평균은 0.607로, 여성들은 최대 잠재력의 60%밖에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GGPI 평균은 0.721로 잠재력 발휘 수준이 남성보다 28% 뒤처졌다. GGPI가 1에 달해 여성과 남성의 격차 없이 완전한 성평등을 달성한 국가는 존재하지 않았다.

두 지수에서 모두 상위 그룹에 속한 국가는 호주, 벨기에, 덴마크, 아일랜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6개국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제기구에서 활용하는 통계 자료가 산출되지 않아 이번 등급 분류에서 제외됐다.

시마 바후스(Sima Bahous) 유엔여성기구 총재는 “국제사회는 지속가능개발목표 수립을 통해 성평등과 여성의 임파워먼트를 위해 노력하자고 결의했으나, 여러 나라에서 여성들의 잠재력은 아직 온전히 실현되지 않고 있고 성격차가 여전히 일상적으로 존재해 목표 실현을 저해하고 있다는 것을 이번 새로운 지표들을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아킴 슈타이너(Achim Steiner) 유엔개발계획 총재는 “너무 많은 여성과 여자 아이들이 잠재력의 일부만을 개발할 수 있는 국가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이런 새로운 발견이 궁극적으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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