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경남 창원 박원순 다큐 시사회
청년 3인 상영관 찾아가 피켓 시위 진행
“성폭력·2차 가해, 내게도 있을 수 있어
제작진과 후원자, 사이비 우상 숭배에 지나지 않아”

20일 경남 창원 씨네아트리좀에서 '첫 변론' 후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시사회가 열렸다. 다큐멘터리 상영을 반대하는 청년 3인은 상영관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A씨
지난 20일 경남 창원 씨네아트리좀에서 '첫 변론' 후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시사회가 열렸다. 다큐멘터리 상영을 반대하는 청년 3인은 상영관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사진=A씨 제공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희롱을 부정하는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첫 변론’이 정당과 시민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후원 시사회를 강행했다. 이에 다큐멘터리 상영을 반대하는 청년들이 상영관 앞에서 “2차 가해를 중단하라”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첫 변론’ 제작진 ‘박원순을믿는사람들’은 20일 경남 창원 씨네아트리좀에서 후원자들을 대상으로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는 시사회를 진행했다. 시사회에 참석한 인원은 50여명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3주에 걸쳐 전국 16개 지역에서 후원 시사회를 진행한 뒤 8월 말 극장에서 정식 개봉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20일 경남 창원 씨네아트리좀에서 '첫 변론' 후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시사회가 열렸다. 다큐멘터리 상영을 반대하는 청년 3인은 상영관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A씨
20일 경남 창원 씨네 아트리좀에서 '첫 변론' 후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시사회가 열렸다. 다큐멘터리 상영을 반대하는 청년 3인은 상영관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사진=A씨 제공 

후원자들이 시사회에 입장하는 오후 6시 반 전후로 다큐멘터리 상영을 반대하는 청년 3인이 상영관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시위를 위해 서울에서 창원으로 찾아간 이들은 “누군가는 반대하고 있다는 의사를 알려야 했다”며 특정 단체 소속이 아닌 개인 단위로 뜻을 모아 시위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청년들에 따르면 시사회 참석자가 자신들을 촬영하거나, 다큐멘터리 관계자가 “시위를 하면 상영관에 피해가 간다”며 주의를 요청했으나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시위를 진행한 A씨는 “피해자의 고발을 박원순의 지지자들이 계속해서 짓밟고 있다. ‘첫 변론’ 의 상영회를 진행하는 박원순의 후원회 및 지지자들은 성폭력 가해자를 숭배하는 사이비 종교단에 지나지 않는다”며 상영 금지를 촉구했다.

또 다른 참여자 B씨도 “여성 청년 노동자로서 직장 내 위계에 의한 성폭력과 2차 가해를 좌시할 수 없는 입장이다”며 “나는 운이 좋았을 뿐, 대상은 언제든 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왜 피해자는 일상으로 되돌아오지 못하고 가해자는 추앙받나. 무엇이 정의이고 표현의 자유란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나“며 시위에 참여한 이유를 밝혔다.

한국성폭력상담소·페미니즘당·직장갑질119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박 전 시장의 성폭력을 부정하는 내용의 다큐멘터리 ’첫 변론‘ 개봉 취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27일 서울 마포구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열었다. ⓒ박상혁 기자
한국성폭력상담소·페미니즘당·직장갑질119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박 전 시장의 성폭력을 부정하는 내용의 다큐멘터리 ’첫 변론‘ 개봉 취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지난달 27일 서울 마포구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열었다. ⓒ박상혁 기자

한편, 남성과 함께 하는 페미니즘,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등 청년 시민단체들은 지난 19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 3주기에 부쳐 “반성과 책임을 마주하고 회복으로 나아가자”며 단체 대응을 예고했다.

이들 대부분은 박 전 서울시장이 재임 시절 이뤄진 서울시의 진보적 정책사업에 직간접적으로 함께했던 이들이다.

단체들은 “박 전 시장의 성과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성희롱 가해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우선이다”며 “지금이라도 피해자를 향한 의심과 비난, 2차 피해에 동조할 수 있는 행위들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큐멘터리 소비하지 않기 △피해자의 일상 회복 논의 △‘시민운동가 박원순’을 성찰하기 등에 함께하자며 ‘첫 변론’ 후원 시사회에 대한 항의 시위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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