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로 사용자위원안 채택...역대 두번째 낮은 인상률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새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실에서 2024년도 적용 최저임금에 대한 투표 결과 앞을 지나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9860원으로 결정됐다. ⓒ뉴시스·여성신문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새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실에서 2024년도 적용 최저임금에 대한 투표 결과 앞을 지나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9860원으로 결정됐다. ⓒ뉴시스·여성신문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9860원으로 결정됐다. 올해 최저임금(9620원)보다 240원(2.5%) 오른다. ‘1만원’의 문턱은 넘지 못하면서 노동계는 거세게 반발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9일 새벽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5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 최저임금액을 경영계가 제시한 9860원으로 결정했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주휴수당을 포함해 206만740원이다. 최저임금 노동자는 올해보다 월 5만160원을 더 받게 된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10일간의 이의신청 기간을 거쳐 이날 결정된 최저임금을 8월 5일까지 고시해야 한다.

인상률 2.5%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있었던 2021년(1.5%)에 이어 역대 최저임금 인상폭 가운데 두 번째로 낮다.

지난 88년 1그룹 462.50원, 2그룹 487.50원으로 시작된 최저 임금은 35년이 지난뒤에도 결국 1만원 벽을 넘지 못했다.

공익위원 중재안으로 결정된 작년과 달리 올해는 근로자위원(노동계) 1만원(3.9%)과 사용자위원(경영계) 9860원(2.5%)을 놓고 투표를 했다. 표결 결과 사용자위원안 17표, 근로자위원안 8표, 기권 1표 등으로 사용자위원안이 최종 채택됐다. 

당초 근로자위원은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보다 26.9% 오른 1만2210원을 제시했고, 사용자위원은 자영업자 부담을 이유로 동결을 주장했다. 이후 양측은 이날까지 열 차례에 걸친 수정 끝에 각각 최종적으로 1만20원(4.2%)과 9840원(2.2%)을 제시했다. 180원까지 좁혀졌지만 노사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근로자위원은 표결을 마친 직후 전원 회의장에서 퇴장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결국 ‘답정너’로 끝난 최저임금”이라며 “저임금 노동자들의 꿈을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도 “경제성장률이나 물가 수준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최저임금이 결정됐다”며 “실질임금 삭감이나 다름 없다. 저임금 생활안정 약속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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