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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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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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거름'의 리더십-박인혜 한국여성의전화연합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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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보다 사람을 보듬어”

-본지와 미혼모 인권운동…후배 양성 팔걷어



“나는 후배들에게 '나를 밟고 가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한다. 여성운동 리더는 직위가 아니라 사람을 만드는 밑거름이다”



93년 인천여성의전화 결성을 시작으로 여성인권운동에 몸담아 온 박인혜(48) 한국여성의전화연합 상임대표의 여성리더에 대한 신념이다. 박 대표는 인천여성의전화 시절인 99년 여성신문사와 연대한 '미혼모 진현숙 사건', 2000년 '인천 정선호 아내폭력 사건'을 비롯하여 여성에 대한 가부장적 폭력에 맞서 법적인 대응과 피해자 보호에 앞장서 오다 2003년 한국여성의전화연합 상임대표로 선출되는 등 11년째 여성인권운동에 투신하고 있다.



사실 박 대표의 운동은 여성운동으로 시작되지 않았다. 그는 77년 기독학생회 활동을 시작으로 12년간 사회변혁운동에 몸담았었다. 형성출판사 운영을 통한 사회과학서적운동으로 78년 '긴급조치9호(언론규제법)'위반, 89년 국가보안법위반으로 구속 수감되었던 그는 “감옥에서 사기, 절도, 간통으로 수감된 여성들을 만났던 경험은 다른 여성의 삶을 경청하는 여성주의 상담가로서 활동하는 데 커다란 기반이 되었다”고 회고했다. 이후 3년간의 전업주부 경험으로 여성의 사회적 진출과 자립의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94년 인천여성의전화를 결성하게 된다.



박 대표의 이러한 운동의 개인역사는 “여성인권운동은 피해 입은 여성의 사회적 자립을 도와주는 것”이라는 운동관에서 드러난다. 국내 최초로 가정폭력사건 명에 가해자의 이름을 붙인 '인천 정선호 아내폭력 사건'에 대해 그는 “당시 남편의 폭력과 전기고문으로 사경을 헤매던 피해자는 현재 이주여성 쉼터에서 반상근으로 일하고 있다”며 “여성운동은 사건이 아니라 사람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확언했다.



여성의전화는 현재 '가정보호'라는 목적을 '여성인권보호'라는 것으로 개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가정폭력방지법 개정안' 마련과 '성매매 없는 대한민국 만들기 대기업 서명운동'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50% 이상의 직장남성이 회식과 접대 시에 성매매를 한다는 설문조사가 보여주듯이 우리 사회에서 성매매와 관련된 여성인권 침해는 우선 남성들의 술문화 변화에서부터 뿌리뽑아질 수 있다”고 말하며 “그러나 더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는 이러한 운동을 주도할 여성을 조직하고 키울 수 있는 재원확보”라고 강조했다.





'여성의 삶 체험'의 리더십-이문자 서울여성의전화 부설 성폭력상담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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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통해 삶의 가치 찾아”

-'여성운동 지킴이상'…“남은 삶은 노인여성 위해”



“사적인 것이 정치적이다”



이문자(61) 서울여성의전화 부설 성폭력상담소 소장의 여성주의 상담에 대한 단적인 정의다. 이 급진적 여성주의 경구는 이 소장의 여성운동의 계기를 설명하는 데 가장 적절한 말이기도 하다.



“88년 여성의전화에서 자원활동을 시작하기 전 만 3년간의 나의 역사는 시어머니의 폭력으로 얼룩진 가정을 탈출하기 위한 투쟁의 역사 자체였다” 이 소장은 85년 시어머니의 학대와 남편의 방치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결행하여 1년여 만에 이혼은 하게 되었으나 대법원까지 진행된 시어머니와의 소송은 결국 패소했다. 당시 두 아이를 두고 집을 나와야 했던 그는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혼돈스러운 상황에서 1년간의 방황을 끝내기 위해 서울여성의전화에 발을 디뎠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주의 상담은 피해자의 말하기를 통해 스스로 한국 사회 여성의 지위와 불평등에 대해 깨닫게 해주는 교육”이라고 정의한다.



이렇듯 남다른 이 소장의 인생이력은 92년부터 10년간의 서울여성의전화 가정폭력피해자쉼터 소장으로 활동하는 시기에 쉼터 내담자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운동가로, 피해경험에서 벗어나 생존자가 된 모델로 작용했다.



91년 극단적인 남편의 폭력에 가해자가 된 남인순·이순심·김명희 구명운동을 시작으로 구타 아버지 살해 전말석(가명)사건, 사위 살해 이상희 할머니 사건 석방운동, 이시형·김창자 할머니 이혼소송 사건 등 가정폭력 관련 사건의 중심에서 이 회장은 아내구타 추방운동을 통한 여성인권 보호에 전념했다.



이러한 16년간의 활동으로 2003년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주관한 '여성운동 10년 지킴이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최근 이 회장은 여성의전화가 우리 사회의 무엇을 바꾸어 놓았는가에 대한 내용으로 '왜 여성주의 상담인가'라는 책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여성에 대한 폭력의 심각성을 사회가, 특히 여성들이 이해하지도 알지도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가정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확대를 위해 전문 연구 기관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정년퇴직을 맞아 후배에게 자리를 물려주게 된 이 소장은 “퇴임 이후 헌신할 수 있는 노인여성을 위한 일을 구상 중에 있다”며 여성리더로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진취적 실무형의 리더십-정춘숙 서울여성의전화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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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은 가부장적 테러”



정춘숙(40) 서울여성의전화 부회장은 97년 12월 국회를 통과한 가정폭력방지법 제정 전 과정의 실무책임자로 활동했다.



대학 시절 학생운동을 하다 졸업 후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던 정춘숙 부회장은 노동운동 안에서도 여성차별이 있음을 인식하고 '평생'할 운동으로 여성운동을 선택했다. 이에 92년 여성의전화 상담부 간사로 시작해 96∼98년 여성연합 가정폭력방지법 제정추진 특별위원회 책임간사, 98∼99년 한국여성의전화연합 인권사회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현재 한국여성단체연합에서 복지위원회 위원·인권법 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94년부터 가정폭력방지법 제정운동을 시작해 외국 법률을 연구하고 변호사를 조직하는 등의 실무 전 과정을 담당한 정 부회장은 96년 말, 법이 통과될 것이라고 믿었지만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는 고비를 겪었다. 그는 함께 했던 운동가들과의 연대로, 매맞아 죽은 여성을 위한 위령제를 진행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법 제정 활동을 벌여 97년 12월 가정폭력방지법 제정이라는 결실을 이끌어 냈다.



10월 28일에 있을 가정폭력관련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공청회를 준비하고 있는 정 부회장은 “현재 법체계가 가정폭력 사건에 대한 신속성이 떨어지고, 가해자에 대한 형사처벌보다 보호처분이 주로 내려져 보호처분 기간 중 가해자가 피해자를 협박하는 등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열정과 헌신의 리더십-조윤숙 대구여성의전화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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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는 여성운동 미래다”



여성들과 힘을 주고받으며 죽을 때까지 여성운동을 하고 싶다는 대구여성의전화 조윤숙(37) 사무국장. 현장에서 일하면서 틈틈이 대학원에서 상담심리학을 공부하고 있는 그는 굉장한 열정의 소유자다.



가정폭력 방지 전도사로 나선 지 벌써 10년째. 그에게 여성운동은 개인과 사회를 모두 성숙시키는 보물 같은 존재다.



다른 직장도 다녀봤지만 여성운동보다 더 재미있는 직장은 없었다는 조 사무국장은 여성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유난히 남존여비가 강한 집안 분위기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어려서부터 자신은 남자와 똑같은 인간인데, 왜 자신에게만 차별이 따라 다닐까 궁금했다는 것. 이러한 차별에 대한 민감성이 오늘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성폭력 생존자이기도 한 그는 리더의 조건으로 치열함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꼽았다. 위정자들이 치열함으로 나라를 걱정하고 여성을 배려했다면 수십년간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남편을 살해하는 일 같은 것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운동을 기피하는 20대를 보며 여성운동의 미래를 고민하는 조윤숙 사무국장의 다음 계획은 20대 여성의 조직화다. 1세대 여성운동가와 젊은 여성 활동가들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특별취재팀 = 정명희 기자 ANTIGONE21@/임영현 기자 sobeit3149@/이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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