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미래포럼 30%클럽 세미나
‘한국형 다양성과 포용성 지수’ 발표
500대 기업 사외이사 분석 결과
‘서울대 출신·60대 남성·법조인’ 다수

(사)미래포럼은 13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시민청’에서 ‘한국형 다양성과 포용성 지수(DE&I)의 필요성과 과제’를 주제로 30%클럽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미래포럼
(사)미래포럼은 13일 서울 중구 시민청에서 ‘한국형 다양성과 포용성 지수(DE&I)의 필요성과 과제’를 주제로 30%클럽 세미나를 개최했다. ⓒ미래포럼

국내 대기업 사외이사가 이른바 ‘서육남(서울대·60대·남성)’ 일색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법조계 출신이 다수를 차지했다. ESG 경영을 비롯한 지배구조 개선이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기업의 지배구조의 다양성확대가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미래포럼은 13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시민청’에서 ‘한국형 다양성과 포용성 지수(DE&I)의 필요성과 과제’를 주제로 30%클럽 세미나를 개최했다.

지배구조에서(Governance) 측면에서 ‘다양성’이란, 구조적·시스템적으로 전문 분야의 사람이 서로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문제의식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 기업의 지배 구조 다양성과 포용성을 살펴보고, 조직이 다양성을 어떻게 활용하고 의사결정 구조와 권력 구조를 어떻게 재구성할지 논의하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게 미래포럼의 설명이다.

이혜경 이사장은 “2013년부터 여성 임원 30%를 만들기 위한 ‘30% 클럽’ 논의를 시작했다”며 “30%클럽은 영국에서 시작한 운동으로,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 리서치, 세미나 등을 진행해 왔다”고 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한국형 다양성과 포용성 지수(DE&I)의 필요성과 과제’를 주제로 ‘지배구조 측면에서의 지수현황 고찰’에 대해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박주근 대표는 “기업 지배구조에 다양성이 부족하다”며 “전문성이 법조계에 몰려있고, 60대 남성이 많다. 인지적 다양성에 있어서는 서울대에 몰려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기준 리더스인덱스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사외이사 경력 현황을 살펴보면, 여성과 남성 모두 법률·규제 분야가 가장 많고, 각 28.1%, 27.9%였다.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포함한 전체 학교 순위는 24.1%로 서울대가 차지했다. 뒤를 이어 연세대 9.8%, 고려대 9.5% 순이었다. 국내 사외이사 세대는 60% 이상이 60대 이상이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미래포럼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미래포럼

박 대표는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여성 임원의 직급별 분포 변화를 살펴보면 초임 임원의 비중은 증가하고 있으나 상위 직급으로 승진 비율은 증가하지 않고 있다”며 “지배구조 개선과 기업가치 관련 연구를 분석한 결과 ESG 경영을 비롯한 지배구조 개선이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연구와 유의한 영향이 없다는 상반된 연구 결과와 비등하게 공존하고 있으나 기업의 위험관리(Risk management)와 환경 관련에서는 다양성이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내고 있다”고 지배구조 다양성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최근 유럽 의회와 이사회는 상장회사의 사외이사 성별 균형 개선에 관한 지침(DIRECTIVE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on improving the gender balance among non-executive directors of companies listed on stock exchanges and related measures, ‘본건 지침’)에 잠정적으로 합의했다. 지침 내용은 ‘상장회사의 사외이사 중 최소 40%, 전체 이사 중 최소 33% 과소 대표되는 성별이어야 한다’, ‘성별에 관계없이 능력에 따른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명확하고 투명한 이사 선임 절차를 거쳐야 한다’ 등이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전양숙 유한킴벌리 이사가 좌장을 맡아 지정 토론을 진행했다.

김상경 한국국제금융연수원 원장 ⓒ미래포럼
김상경 한국국제금융연수원 원장 ⓒ미래포럼

김상경 한국국제금융연수원 원장(여성금융네트워크 이사)은 ‘영국의 금융감독청(FCA)가 금융규제기관으로써 고위층 다양성의 구성을 감독정책으로 규정하였는가?’를 주제로 “FCA가 금융감독 규제기관으로써 고위층 다양성의 구성을 감독 정책으로 규정했다”며 “이들이 금융권의 다양성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중요한 점을 발견했다”고 했다. 그는 “팀에 더 많은 여성이 포함될 때 집단 지능이 향하고, 그룹 사고 위험이 줄어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기업은 투자자에게 기업이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하는 활동이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야 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지불해야 하는 전력 구매 비용, 탄소 배출권 거래 비용 등 일명 ‘녹색 비용’을 현재 시점의 ‘부채’로 인식해야 한다”며 지속 가능 경영보고서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정구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 교수 ⓒ미래포럼
윤정구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 교수 ⓒ미래포럼

윤정구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 교수는 여성과 남성의 임원 수와 관련해 “여성과 남성의 임원 수가 똑같아지는 파이프라인의 핵심은 남성과 여성의 협업”이라며 “여성으로서 상당히 높은 지위로 CEO까지 올라간 분들을 인터뷰해 보면 ‘여성성’을 숨기고 살았던 것에 대해 후회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대기업의 경우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입사 초반에는 별로 차이가 나지 않다가, 파이프라인을 타고 올라가다 보면 여성 비율이 점점 줄어든다”며 “CEO나 임원까지 가는 데 있어 여성의 누수 현상이 엄청나게 많이 생기는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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