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모두 비판
“남녀 갈라치기 발언…당 떠나 누가 봐도 매우 부적절”
“여성과 청년 노동자 혐오 발언…사과 촉구”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노동개혁특별위원회 제8차 회의 '실업급여 제도개선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노동개혁특별위원회 제8차 회의 '실업급여 제도개선 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저희 고용보험이 생긴 목적에 맞는, 그런 남자분들 같은 경우 정말 장기적으로 갑자기, 그런 분들은 어두운 표정으로 오시는데 여자분들, 계약기간 만료, 젊은 청년들, 이 기회에 쉬겠다고 옵니다. 그다음에 실업급여를 받는 도중에 해외여행 가요. 그리고 자기 돈으로 내가 일했었을 때 살 수 없었던 샤넬 선글라스를 사든지, 옷을 사든지 이런 식으로 즐기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노동 개혁특별위원회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연 실업급여 제도 개선 민정당 공청회에 참석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실업급여 담당자의 발언이다.

당내에서도 이런 발언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지난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청년 최고위원 후보로 나섰던 옥지원 전 국민의힘 중앙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SNS)에 “오늘 남녀 갈라치기 발언은 당을 떠나 누가 봐도 매우 부적절했다”며 “남성은 울상으로 오는데, 청년·여성은 샤넬 선글라스 산다? 남성은 성실한 일꾼, 여성은 사치하는 된장녀 프레임이냐”고 지적했다.

옥 전 부위원장은 “도대체 언제 적 구시대적 된장녀 선동이냐”며 “정치권의 ‘이대녀, 삼대녀 전략적 버리기’, 이젠 지겹다. 이렇게 숨 쉬듯이 여성혐오를 하면서 애는 많이 낳으라는 이중적인 태도. 이러고선 저출산을 걱정한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실업급여 얘기에 남자 여자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청년 여성들은 실업급여 신청할 때 조신하게 거적때기 입고 나라 잃은 표정하고 가야 하는지 잘 몰랐다”며 “최소한 정부가 관련된 공청회에서는 남녀 갈라치기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청년과 여성을 비롯한 실업급여 수급자들에 대해 비하하는 발언”이라며 사과를 촉구했다.

이병훈 민주당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현 정부 여당이 실업급여와 같은 사회 안전망을 얼마나 왜곡하고 편협하게 인식하는지 드러나는 발언”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 의원은 “실업은 노는 시간이 아니다. 세상에 놀고 싶어서 실직당하는 사람이 있는가? 놀고 싶어서 가족의 생계를 위협하고 아이의 학원비를 끊는 실업자는 없다”며 “국민의힘은 실업 상태이신 분들을 폄훼하고 여성과 청년 노동자에 대한 혐오를 조장할 수 있는 발언이 나온 것에 대해서 사과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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