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역량지표 BSM 공표하는 기업 11개뿐
환경, 노동 관련 역량 사외이사 비중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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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역량지표 분포 현황ⓒ리더스인덱스

국내 대기업 사외이사 3명 중 1명은 법률이나 정책, 규제 관련 분야 전문가로 나타났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올해 1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353곳의 사외이사 1308명의 역량을 분석한 결과 법률·정책·규제 분야에 역량을 갖춘 사외이사의 비중이 31.4%로 가장 많았다. 반면에 최근 몇 년간 기업경영의 주요 이슈가 되고 있는 ESG 관련 환경, 고용, 노동 분야의 역량 비중이 가장 낮은 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 역량 현황표가 중요한 건 이사회의 부족한 점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사회가 회사를 효과적으로 감독하기 위해선 구성원이 보유한 역량과 전문성·경험의 다양한 조합이 필요하다. 이사회의 역량을 평가하고 진단하는 BSM(Board Skill Matrix)은 뉴욕시 연기금 등의 권고로 S&P500 소속 글로벌 기업이 공시를 시작했고 호주 등은 공시를 의무화했으며 이를 통해 이사회의 능력, 자질, 다양성을 한 번에 평가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올해 이사회 역량지표를 공시한 기업은 DL이앤씨, NC소프트, SKC, SK네트웍스, SK텔레콤, 고려아연, 금호석유화학, 네이버, 롯데쇼핑, 삼성중공업, 한화시스템 등 11개 기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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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사외이사들의 역량별 분포 현황ⓒ리더스인덱스

이번 조사는 국내 대기업 중 이사회 역량(BSM)을 발표한 기업들의 역량지표를 기준으로 공통된 기업경영, 금융, 재무·리스크 관리, 회계, 법률·정책·규제, 디지털·IT, ESG 등 7개 분야에 대해 사외이사들의 공시된 이력을 기준으로 분류했으며 중복된 분야에 대해서는 중복으로 표시해 분석했다.

분야별로 보면 7개 분야 중 법률·정책·규제 관련 역량이 있는 사외이사가 511명으로 가장 많은 31.4%의 비중을 차지했다. 사외이사 중 관료 출신과 법조계 출신·법학 교수들이 이에 해당되며 관료, 법조 출신 사외이사들을 선호하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다음으로는 기업경영 분야의 역량이 321명으로 19.7%를 차지했으며, 회계 분야가 280명으로 17.2%를, 재무·리스크 관리 분야가 202명으로 12.4%, 디지털·IT, 산업 전문 분야가 160명인 9.8%, 금융 분야가 121명인 7.4%였으며 ESG 관련 중 환경, 고용, 노동 분야가 33명으로 2.0%를 차지했다.

조사 대상 전체 사외이사 1308명 중 17.1%인 224명의 여성 사외이사 분야별 역량 분포에서는 법률·정책 규제 분야가 27.9%로 가장 높아 전체 분포와 일치했다. 다음으로는 회계(18.1%), 경영(15.3%), 재무·리스크관리(14.3%), 디지털·IT(11.8%), 금융(8.0%) 순이었다. ESG 관련 역량에서 전체비중보다 3배 높은 4.5%의 비중을 보였다.

이사회 역량의 다양성 측면에서 보면 7개 분야에 대해 고르게 분포하고 있는 정도를 7로 했을 때 평균 3.7로 3개에서 4개 분야에 기업의 산업별 특성에 따라 분포하고 있었다. 조사 대상 기업 중 법률·정책 분야에 역량이 있는 사외이사를 보유한 기업은 257개 기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기업경영 분야의 역량이 있다고 판단되는 분야의 사외이사를 보유한 기업은 199개 기업이었다. 반면 환경, 노동, 인권 분야의 전문 이력을 가진 역량이 있는 사외이사를 보유한 기업은 31개 기업에 불과했다.

조사 대상 사외이사들의 평균연령은 60.5세로 60대 51.2%, 50대가 33.2%, 70대가 9.2%, 40대가 6.0%였으며 30대는 7명으로 0.5%를 차지했다. 연령별 다양성은 매우 낮았다. 현직 사외이사 중 최고령 사외이사는 전 민주통합당 국회의원을 지낸 홍재형 코오롱글로벌 사외이사이며 최연소 사외이사는 지난해부터 카카오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박새롬 성신여자대학교 융합보안공학과 교수로 1990년생이다.

이번 조사결과는 13일 오후 '한국형 다양성과 포용성 지수의 필요성과 과제'를 주제로 열리는 미래포럼 한국 30% 클럽 세미나에서 구체적으로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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