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딜로이트, ‘직장 여성 경력 만족도’ 보고서 발간

 

ⓒ한국 딜로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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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10개국 직장 여성들의 근무 환경은 개선됐지만 건강이나 근무 시간 유연성 부족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은 2022년 10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전 세계 10개국 직장 여성 5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직장 여성 경력 만족도 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여성이 느끼는 번아웃·직장 내 비포용적 행동 경험은 감소했고 사무실 출근과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여건은 개선됐다. 다만, 직장 여성에게 편중된 가사노동, 유연근무제에 대한 인식, 여성 건강 문제에 대한 지원 등 요인들은 우려스러운 상황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56%가 ‘자신의 정신 건강을 우려한다’고 답변했다. ‘신체 건강이 좋다’는 응답도 65%에서 54%로 크게 낮아졌다. 또한, ‘근무 외 시간에 일에서 자유롭다’고 답한 응답도 2022년 45%에서 2023년 37%로 감소했다. 또한, 근무 시간 유연성 부족 등 원인으로 최근 12개월간 퇴사율이 증가하는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재해 있다. 특히, 최근 12개월간 퇴사율은 지난 2021년과 2020년의 퇴사율 총합을 웃돈다.

이번 리포트에서는 여성 건강 문제로 직장에서 경험하는 애로사항이 새롭게 추가됐으며 많은 기업이 성평등 선도 기업으로 거듭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제시하고 있다.

조사 결과 직장 내 업무 외 가사 노동 책임이 여성에게 편중돼 있다. 배우자가 있는 여성 중 46%가 대부분 육아를 담당하고 있으며 34%만 동등한 육아 분담, 10%만이 대부분 배우자의 몫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또한, 42%가 청소와 기타 가사에 큰 책임을 지고 있다고 답했으며, 19%가 동등 분담, 15%가 배우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맞벌이 가정에서 여성이 주 소득자인 경우는 흔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를 둔 여성 중 11%만이 자신이 주 소득자라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 37%가 본인 커리어보다 배우자 커리어를 우선시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직장 문제를 제외한 여성의 최대 우려 사항으로는 △여성 권리(59%) △경제적 안정(58%) △정신 건강(56%) △신체 건강(56%) △신변 안전(54%) 순이었다. 자신을 LGBT+로 밝힌 여성은 비 LGBT+ 대비 여성 권리에 대해 더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주 국가 내 소수 민족 집단에 속하는 여성은 경제적 안정과 정신 건강에 대해 다수 민족 여성보다 더 우려했다.

응답자 5명 중 1명이 지난 12개월 동안 직장에서 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근무 장소와 시간에 대해 높은 수준의 유연성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4분의 1 미만이었고, 유연하지 않은 근무 시간이 현재 퇴사를 고민하는 여성이 가장 많이 꼽은 이유였다.

유연 근무제를 시행하는 기업에 재직 중인 여성과 그렇지 않은 기업에 재직한 여성 대상 ‘현 직장에서 얼마나 오래 재직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3년 이상 근무하겠다’라는 비율은 각각 66%, 19%로 큰 차이를 보였다. 다만, 응답자 97%가 유연 근무 방식을 요구하거나 활용하면 승진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95%가 ‘유연 근무를 하더라도 업무량이 조정될 가능성은 작을 것’이라고 답했다.

하이브리드 근무 여성 중 37%가 ‘회의나 의사 결정, 비공식적 상호 작용에서 배제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30%는 ‘리더에게 자신의 업무 기량이 충분히 노출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해당 응답률은 지난해 조사 대비 각각 21%포인트, 15%포인트 감소한 수치로,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이 개선됐음을 시사한다. 다만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 관련해 △출근해야 하는 분위기 조성(33%) △근무 시간 예측 가능성 부족(32%) △근무 형태 유연성 부족(31%) 등 비율은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증가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재해 있었다.

조사 대상 여성 중 15%가 월경 관련 건강 문제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41%는 ‘통증이나 기타 증상이 있어도 업무를 지속한다’고 답했으며 19%가 관련 증상으로 휴가를 사용했으나 구체적 휴가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다만, 7%는 휴가 사유를 밝혔으나 이로 인해 커리어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갱년기 증상을 경험한 비율은 10명 중 2명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 20%는 ‘어떤 통증이나 불편감에도 업무를 지속한다’고 답했다. 갱년기를 겪는 응답자 중 30% 정도가 ‘갱년기 증상을 휴가 사유로 밝힌 적이 있으며 회사가 지지적이었다’고 밝혔다. 다만, 갱년기 휴가를 사용한 응답자 중 20%가량이 휴가 사유를 밝히지 않았고 10%는 갱년기를 휴가 사유로 밝히지 못한다고 답했다.

직장에서 정신 건강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는 응답자 비중은 25%로 2022년 43%에 비해 많이 감소했다. 여성 약 3분의 1이 정신 건강을 이유로 휴가를 낸 적이 있지만 25%만이 휴가 사유를 편하게 공개했다. 이는 지난해 39%에서 감소한 수치이다. 기업의 정신 건강 지원에 대한 인식도 악화했다. 2022년 44%보다 줄어든 40%의 응답자만이 ‘직장으로부터 적절한 정신 건강 지원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조사 결과 자신이 속한 기업이 성평등 선도 기업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지난해와 같이 5%에 머물렀다. 응답자 중 92%는 ‘현 직장이 성 다양성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고 했으며 48%가 지난 1년간 ‘지난 1년간 현 직장의 여성 지원 기여도는 증가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반면, 성평등 선도 기업에 재직하는 여성의 경우 소속 회사에서 정신 건강을 지원한다는 비율이 69%로 낙후 기업 재직 여성 대비 54%포인트 높았다. 또한, ‘정신 건강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비율은 71%로 낙후 기업 대비(11%) 압도적으로 높았다. 특히, 선도 기업에 재직한 여성 사이에서는 회사에 대한 충성심, 생산성, 의욕, 직무 만족도 등이 모두 70%를 넘는다.

미셸 파멜리 딜로이트 글로벌 부사장 겸 최고인사책임자는 “여성은 노동 인구에서 필수적 존재”라며 “기업의 리더들이 직장인 여성이 성공할 수 있는 포용적인 문화를 함양하는 것은 옳은 일일 뿐만 아니라 윈윈 전략”이라고 말했다.

‘직장 여성 경력 만족도 조사 보고서’ 국문본 전문은 딜로이트 인사이트 앱 혹은 딜로이트 홈페이지(Link)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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