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2023 서울퀴어문화축제
폭염에도 주최 측 추산 15만명 집결

1일 오후 서울 을지로 일대에서 열린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일 오후 서울 을지로 일대에서 열린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성소수자, 이들과 연대하는 시민 수 만명이 서울 도심을 가득 채웠다. 축제가 열린 을지로 일대는 성소수자의 존재를 알리고 연대하기 위한 ‘무지개 물결’이 뒤덮였다.

성소수자들이 서울 한복판에서 자신의 존재감과 자긍심을 드러내는 ‘2023 서울퀴어문화축제’(이하 퀴퍼)가 1일 서울 중구 을지로 2가 일대에서 열렸다.

올해 퀴퍼 슬로건은 '피어나라 퀴어나라'다. 양선우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우리의 삶이 피어나기를, 여러분의 웃음이 피어나고 우리의 형편이 나아지기를, 그런 세상을 꿈꾸는 마음"이라며 "아직 우리나라에 혐오와 차별이 가득하지만 다양한 사회적 소수자를 위한 세상은 분명히 올 것"이라고 말했다.

 

1일 서울 중구 을지로 일대에서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1일 서울 중구 을지로 일대에서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올해로 24회를 맞은 퀴어축제가 을지로 일대에서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퀴퍼는 지난 2015년부터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시기(2020~2021년)를 제외하고는 매년 서울광장에서 개최돼왔다. 그러나 올해는 서울시가 사용을 불허하며 을지로 일대에서 개최됐다. 서울광장에서는 한 기독교단체의 청소년·청년 콘서트가 열렸다.

체감온도가 35도에 육박하는 날씨에도 을지로 일대 2차선 도로는 무지개 머리띠와 팔찌를 두른 참가자들로 북적였다. 

행사장에는 성소수자 연대단체의 부스 58개가 설치됐다. 행사장 가운데에는 성중립 화장실도 마련됐다. 미국·영국·캐나다·독일 등 각국 대사관도 부스를 설치했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등 각국 대사들은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7년째 퀴퍼에 참가하는 국가인권위원회는 올해 최초로 연대발언에 나서기도 했다. 염형국 인권위 차별시정국장은 “인권위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순 없지만, 현재 우리 정부의 성소수자 정책은 딱히 없다. 관련해 어떠한 정책도 찾을 수 없다고 말해도 된다”며 국회에서의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퀴어퍼레이드는 오후 4시30분부터는 을지로~삼일대로~퇴계로~명동역~종로~종각역 일대 행진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축제에는 약 15만명, 거리 행진에는 약 3만5000명이 참가(축제 측 추산)했다. 

1일 오후 서울 을지로 일대에서 열린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뉴시스
1일 오후 서울 을지로 일대에서 열린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에서는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종교단체의 집회도 열렸다.

‘동성애퀴어축제반대국민대회’는 서울시의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퀴어문화축제를 규탄했다. 이들은 스피커로 찬송가를 틀고 트럭 위에서 북을 치는 등의 퍼포먼스를 벌였다. 또 퀴어축제 장소 인근에서는 1인 시위 등을 하며 동성애를 규탄했다.

두 집단 간 큰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축제에 앞서 50여 개 기동대를 투입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