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 21인
“눈과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 맹비난
민형배 “그 자리에 못 있어” 탄핵 시사
김영배 “탄핵까지 확대 오해는 말라”

더불어민주당이 29일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겨냥해 ‘반국가세력’이라고 한 것을 두고 “천박한 발언”이라며 맹비난했다. ⓒ민형배의원실
더불어민주당이 29일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겨냥해 ‘반국가세력’이라고 한 것을 두고 “천박한 발언”이라며 맹비난했다. ⓒ민형배의원실

더불어민주당이 29일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겨냥해 ‘반국가세력’이라고 한 것을 두고 “천박한 발언”이라며 맹비난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28일) 한국자유총연맹 69주년 창립기념행사 축사에서 “왜곡된 역사의식, 무책임한 국가관을 가진 반국가세력들은 북한 공산집단에 대한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풀어달라고 요청하고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국회의원 21명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눈과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라며 “사석도 아닌 공적인 축사를 통한 발언이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이들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저급한 인식에 깊은 실망과 함께 대통령의 편협한 사고 체계가 매우 위험하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명한다”며 “극우 보수 단체의 대표나 할 법한 천박한 발언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의 제1당이 반국가세력이면 대한민국 국회도 반국가세력이 접수했다는 말인가”라며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을 지지했던 48%의 국민도 윤 대통령에게는 반국가세력인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종전선언은 2018년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남북 정상이 한 약속이며 심지어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재확인된 약속”이라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종전선언을 담은 판문점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말 대로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도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반국가세력이냐”고 쏘아붙였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이와 같은 발언이 차라리 대통령 본인의 신념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면서 “용산 대통령실은 당장 반국가세력이라는 발언이 누구의 생각인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또 “어제의 발언이 정말 대통령 자신의 생각이라면 대통령이 나서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이 29일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겨냥해 ‘반국가세력’이라고 한 것을 두고 “천박한 발언”이라며 맹비난했다. ⓒ민형배의원실
더불어민주당이 29일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겨냥해 ‘반국가세력’이라고 한 것을 두고 “천박한 발언”이라며 맹비난했다. ⓒ민형배의원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 얘기까지 나왔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윤 대통령이 아무래도 대통령을 하는 데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는 사례를 계속 봐왔고 지적했다”며 “이런 식으로 대통령이 망동을 계속하면 국민 목소리가 커질 것이고 우리는 대통령직에 적절치 않은 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고민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민 의원의 발언에 ‘탄핵을 시사하는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민 의원은 “해석을 편하게 하라. 열어두겠다”고 답했다.

다만 옆에 있던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오해가 있을 수 있어서 말씀드리면 탄핵까지 확대 오해는 말라”고 수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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