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그너 용병 수장 프리고진 ⓒ텔레그램
바그너 용병 수장 프리고진 ⓒ텔레그램

러시아 보안당국이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 23일(현지시각)에 대한 수사와 체포에 나섰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AP, 타스통신, CNN 등은 프리고진이 러시아 국방부 장관을 축출하기 위한 무장 반란을 요구하며 크렘린궁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을 하자 러시아 보안당국이 프리고진에 대한 범죄 수사를 개시하며 체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프리고진은 그의 군대가 러시아를 대신해서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있는 바그너그룹의 야전 캠프에 대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금요일(23일)에 로켓 공격을 명령했다고 비난하는 영상과 음성 녹음을 게시했다.

프리고진은 그의 군대가 이제 무장 반란으로 쇼이구를 처벌할 것이라고 말하며 러시아 군에 저항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프리고진은 "이것은 군사 쿠데타가 아니라 정의의 행진"이라고 선언했다.

프리고진의 이 같은 주장에 러시아 국방부는 로켓 공격 수행을 부인하며 즉각 반응했다.

또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 소속 국가 대테러위원회는 프리고진이 무장반란을 촉구한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프리고진 수사에 관한) 정보를 계속해서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FSB는 바그너그룹의 계약직 군인들에게 프리고진을 체포하고 그의 "범죄적이고 반역적인 명령"을 따르기를 거부할 것을 촉구했다. 또 프리고진의 성명을 두고 "러시아 군의 등 뒤에서 찌르는 것"이라고 칭하며 러시아에서 무력 충돌을 조장한다고 말했다.

크렘린궁이 프리고진의 위협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보여주는 신호로 진압 경찰과 국가 방위군이 정부 기관과 운송 인프라를 포함한 모스크바의 주요 시설에 대한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바그너그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가장 피비린내 나는 전투가 벌어진 도시인 바흐무트를 점령하는 데 성공했다. 프리고진은 러시아군의 무능함과 무기와 탄약이 부족하다며 러시아군을 비난해 왔지만, 금요일 그의 비난과 무장 반란에 대한 요구는 더 직접적인 도전이라고 AP가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7월1일 이전에 바그너그룹 소속 모든 용병이 계약을 맺도록 요구했지만, 수년 전부터 국방부와 불화를 겪어온 프리고진은 이를 거부했다.

프리고진은 금요일 늦게 발표된 성명에서 국방부와 타협을 찾을 준비가 되어 있지만, "그들은 우리를 배신했다"고 말했다. 프리고진은 "오늘 그들은 우리의 후방 캠프에 로켓 공격을 감행했고, 우리의 엄청난 수의 동지들이 죽었다"라고 주장했다.

프리고진은 쇼이구가 바그너그룹에 대한 공격을 지휘하기 위해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에 있는 러시아 군사령부에 직접 갔다가 "비겁하게" 도망쳤다고 비난했다.

그는 쇼이구를 언급하며 "이 인간쓰레기는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고진은 "이 나라의 군사 지도부가 내포하고 있는 사악함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외치며 "정의를 회복하기 위해 군대가 바그너그룹에 어떠한 저항도 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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