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성폭력 안전실태조사 결과 발표
여성 63.4% '밤늦게 혼자 다닐 때 성폭력을 겪을까봐 두렵다'

여성가족부(장관 김현숙)는 지난해 만19세 이상 64세 이하 남녀 1만여 명을 대상으로 ‘2022년 성폭력 안전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여성신문
여성가족부(장관 김현숙)는 지난해 만19세 이상 64세 이하 남녀 1만여 명을 대상으로 ‘2022년 성폭력 안전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여성신문

남성의 52.1%가 성폭력이 노출이 심한 옷차림 때문에 일어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장관 김현숙)는 지난해 만19세 이상 64세 이하 남녀 1만여 명을 대상으로 ‘2022년 성폭력 안전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본 조사는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라 실시하는 법정조사로, 성폭력 실태를 파악하고 관련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3년마다 조사하여 발표하는 국가승인통계다.

이번 조사는 성폭력 발생 양상의 변화 등 정책환경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2019년의 조사문항을 보완하여 실시했다. 2019년 이후 성폭력 관련 주요 법·제도 개선사항을 반영하는 한편, 성폭력 피해 유형을 조정하고 구체적인 피해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세부문항을 보완했다.

조사 결과, 지금까지 불법촬영, 성추행, 강간 등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는 지 묻는 항목에 성추행 피해 3.9%, 불법촬영 피해 0.3%, 촬영물이나 허위영상물 등의 유포 피해 0.3% 등의 답변이 나타났다.

‘한 번이라도 경찰에 신고한 적이 있다’는 응답은 2.6%, ‘한 번이라도 피해자 지원기관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은 0.6%로 나타났으며, 필요한 도움과 지원으로는 ‘각종 정보 제공’(56.3%), ‘피해상담’(55.9%), ‘삭제지원, 유포현황 점검(모니터링)’(48.0%), ‘법률지원’(42.2%) 순으로 나타났다.

성폭력에 대한 두려움은 남성들에 비해 여성들이 훨씬 강하게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관련 문항 여성 평균 응답률은 ‘밤늦게 혼자 다닐 때 성폭력을 겪을까봐 두렵다’(여 63.4%/남 10.3%), ‘집에 혼자 있을 때 낯선 사람의 방문이 무섭다’(여 52.9%/남 9.8%), ‘택시, 공중화장실 등을 혼자 이용할 때 성폭력을 겪을까봐 걱정한다’(여 51.0%/남 10.3%) 등으로 나타났다. 여성들 중에서는 2030대에서 모든 문항의 응답률이 여성 평균 응답률을 상회해 2030여성들이 성폭력에 대한 두려움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관련 인식이나 통념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 중 ‘성폭력 피해를 입은 사람이라면 피해 후 바로 경찰에 신고할 것이다’(52.6%), ‘성폭력은 노출이 심한 옷차림 때문에 일어난다’(46.1%), ‘금전적 이유나 상대에 대한 분노, 보복심 때문에 성폭력을 거짓으로 신고하는 사람도 많다’(39.7%), ‘피해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면 피해자에게도 책임이 있다’(32.1%), ‘키스나 애무를 허용하는 것은 성관계까지 허용한다는 뜻이다’(31.9%) 순으로 ‘그렇다’는 응답률이 높았다.

성별로는 모든 문항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높은 응답률을 보여 남성의 성폭력 관련 통념과 고정관념이 상대적으로 강했다. ‘성폭력은 노출이 심한 옷차림 때문에 일어난다’(남성 52.1%, 여성 39.7%), ‘키스나 애무를 허용하는 것은 성관계까지 허용한다는 뜻이다’(남성 37.2%, 여성 26.4%)에서는 10%p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또한 ‘금전적 이유나 상대에 대한 분노, 보복심 때문에 성폭력을 거짓으로 신고하는 사람도 많다’(남성 43.4%, 여성 35.7%), ‘피해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면 피해자에게도 책임이 있다’(남성 36.2%,여성 27.9%), ‘연인관계에서의 스킨십은 상대방에게 동의를 묻지 않아도 된다’(남성29.4%, 여성 21.8%)에서도 8~10%p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여성가족부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성폭력 범죄의 신고 및 처벌에 대한 해외 입법동향 등을 연구하고, 성폭력, 여성폭력, 가정폭력 실태조사 등 조사항목이 중복되는 유사통계를 통합·연계하여 표본을 확대하고 조사를 내실화하여 통계 품질을 개선하는 연구도 추진하는 한편, 2차 피해 방지와 관련하여, 올해는 수사기관 업무담당자 대상 2차 피해 방지 교육을 지원하고, 성폭력 피해자 등이 디지털콘텐츠 및 기사 등으로 사건 처리과정에서 입는 2차 피해의 소송에 대해서도 무료법률 지원을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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