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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작가 조정래님 또는 이문열님

이 베스트셀러가 될 원고를 써 주신다고

해도 정중히 사양합니다.”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 국내 유일의

여성전용출판사를 표방한 도서출판 ‘세계

의 여성들’은 요즘같은 불황, 더욱이 전례

없는 출판계 위기 사태에 어떻게 지내고 있

을까.

지난 95년 김현리, 김남심, 조영옥, 김옥란

씨 등이 의기투합해 설립한 ‘세계의 여성

들’은 여성신인작가를 발굴하고, 여성작

가들에게 출판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

한 출판사. 요즘이야 여성작가들도 베스트

셀러를 많이 내고 출판해내는 책의 양도 많

이 늘었는데 굳이 여성전용을 표방할 필요

가 있을까 하는 이야기도 들리지만 이들의

신념은 한치의 흔들림도 없다.

‘세계의 여성들’이 여성의 원고만을 고집

하는 이유. 첫째, 여자들이 글을 더 잘쓴다

는 확신에서. 둘째, 남성에게 편중되어 있는

문학의 불균형을 고쳐나가기 위해. 셋째, 여

성작가들의 가능성을 믿기 때문에. 넷째, 그

들이 여자이고, 마이너리티의 설움을 잘

알기 때문에. 그리고 마지막, 출판사를 설립

할 때 그렇게 약속했기 때문에.

‘세계의 여성들’은 규모가 크지 않은 출

판사다. 96년 2월에 채시라, 추미애, 신달자,

하선정씨 등이 공동집필한 '프로는 말이

없다. 다만 일로써 승부할 뿐이다'를 첫 출

간한 후 전기소설 '아름답고 평등한 퀴리

부부', 건강이야기 '발을 만지는 여자' 등

이번에 펴낸 수필집 '신혼초야'를 합쳐 총

7권의 책밖에 출간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만큼 거품은 없다. 거품이 없었기에 올초

보문당에게 몇천만원대의 부도를 맞고도 버

텨낼 수 있었다.

“페미니즘을 내걸진 않아도 결국은 여성운

동이랑 우리의 지향점은 같다고 믿어요. 여

자들은 능력을 갖추어도 여자라는 이유 때

문에 많은 기회를 박탈당해왔잖아요. 저희

는 그런 부당함에 맞서 싸울 자세로 일을

합니다. 간혹 어떤 여성들은 개인적 고민거

리를 문의하기도 해요. 여자들의 책을 출

판하는 데니 믿고 털어놓는 것이지요. 저희

출판사의 존재 자체가 바로 여성운동의 실

천이라는 믿음으로 위기를 넘겨가고 있습니

다.”

사장 김현리씨의 이야기다. 남녀노소 모두

가 읽어서 좋을 책을 출판하는 4인의 여성

은 말만 사장이고 과장이지 모두 수평적 관

계를 유지한다. 남자 낀 조직과의 차이점이

다. 그렇다고 느슨하거나 질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각자 맡은 부분을 학실히

하기 때문에 효율적이다.

“양적인 평등이 이루어지면 질적인 평등을

위해 일해야죠. ‘세계의 여성들’이란 출

판사 이름만 보고도 믿고 책을 고를 수 있

는 날까지 사명감으로 버틸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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