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니 뎁이 16일(현지시각)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개막식과 개막작 '잔 뒤 바리' 시사회에 도착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뉴시스
배우 조니 뎁이 16일(현지시각)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개막식과 개막작 '잔 뒤 바리' 시사회에 도착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뉴시스

가정폭력 의혹을 받는 배우 조니 뎁이 영화인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제76회 칸 국제영화제를 통해 복귀했다.

뉴욕타임스, 가디언지 등 보도를 종합하면 뎁은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칸 영화제 공식 레드카펫, 상영회, 기자회견 등 행사에 참석하며 대중과 언론 앞에 나타났다. 뎁은 올해 칸 영화제 개막작 ‘잔 뒤 바리’에서 주연을 맡았는데, 전처인 배우 앰버 허드에게 가정폭력을 휘둘렀다는 의혹이 제기된 후 첫 복귀작이다.

‘잔 뒤 바리’는 프랑스 왕 루이 15세의 연인인 노동계급 출신 여성 뒤바리 부인에 대한 이야기다. 감독 겸 배우 마이웬이 뒤바리 부인을, 조니 뎁이 루이 15세를 연기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관객들은 상영 후 7분간 기립 박수를 보냈고, 뎁은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프랑스 배우 아델 에넬이 지난 9일(현지시간) 텔레라마지에 보낸 공개서한. 에델은 칸 영화제와 프랑스 영화계의 낮은 성인지감수성을 공개 비판하며 이에 대항하기 위해 배우 은퇴를 선언했다. ⓒ텔레라마지 캡처
프랑스 배우 아델 에넬이 지난 9일(현지시간) 텔레라마지에 보낸 공개서한. 에델은 칸 영화제와 프랑스 영화계의 낮은 성인지감수성을 공개 비판하며 이에 대항하기 위해 배우 은퇴를 선언했다. ⓒ텔레라마지 캡처

영화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등으로 이름을 알린 프랑스 배우 아델 에넬은 텔레라마지에 공개서한을 보내 “(칸 영화제와 프랑스 영화계가) 강간범들을 방어하기 위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일갈했다. 에넬은 그간 프랑스 ‘국민배우’로 불리는 제라르 드파르디외가 여성 13명으로부터 성폭행 혐의로 고발당한 데 대한 프랑스 영화계의 침묵, 아동 성범죄 의혹을 받는 감독 로만 폴란스키의 2002년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과 2020년 세자르 영화제 감독상 수상, 성폭행 혐의로 기소되고도 프랑스 최대 영화 기관 CNC의 책임자로 복귀한 도미닉 부토나 회장 등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지난 15일 간담회에서 “사실과 다른”, “과격한” 발언이라고 일축했다. 또 기자들을 향해 “칸이 성폭력범들의 축제라고 생각했다면 여러분은 간담회에 와서 제 이야기를 듣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레모 위원장은 개막작이 뎁의 복귀작이라서 논란이 이는 데 대해 “미국에서 조니 뎁의 이미지에 대해선 잘 모르겠고, 내가 따르는 규칙은 하나다. 생각의 자유, 발언의 자유와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연기하는 일”이라며 “만약 조니 뎁이 연기를 금지당했거나 영화가 금지됐다면 우리는 여기서 (뎁의) 영화에 대해 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뎁을 둘러싼 가정폭력 의혹 등에는 관심이 없다면서 “나는 그저 배우로서 조니 뎁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뎁은 16일 기자회견에서 ‘언론을 마주하는 게 두렵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나는 떠난 적 없었기 때문에 ‘복귀’라는 단어에 의구심이 든다”, “나는 할리우드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더는 할리우드가 필요하지 않다”고도 밝혔다.

제76회 칸 영화제는 오는 27일까지 열린다. 송강호 주연 ‘거미집’(감독 김지운), 송중기·비비 주연 ‘화란’(감독 김창훈), 이선균·정유미 주연 ‘잠’(감독 유재선) 등 비경쟁부문에 한국영화 장·단편 7편이 초청됐다. 비경쟁 부문 초청작 HBO 시리즈 ‘더 아이돌’에 출연한 블랙핑크 제니도 칸 영화제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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