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코리아 ‘성+인물 : 일본편’ 논란
서울YWCA “성착취·성적대상화, 남성 중심적 성 관념 정당화”
넷플릭스에 성차별적 콘텐츠 자체 규제 방안 마련 등 요구도

넷플릭스 코리아 ‘성+인물 : 일본편’ ⓒ뉴시스
넷플릭스 코리아 ‘성+인물 : 일본편’ ⓒ뉴시스

“AV라는 장르가 많은 사람들의 성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그걸로 성범죄율을 낮추는 것 같아요” “일본 남자는 늘 AV를 접해왔기 때문에 여자친구와 아예 별개예요. AV는 오락이고 판타지죠”

모두 지난달 25일 공개된 넷플릭스 코리아 ‘성+인물 : 일본편’ 에 나오는 대사들이다.

(사)서울YWCA는 지난 4일 논평을 내고 “(‘성+인물 : 일본편’은) 진행되는 내내 성착취 및 성적대상화, 그리고 남성 중심적 성 관념을 정당화하고 있다”며 “즉각 해당 시리즈 삭제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서울YWCA는 프로그램 내내 여러 차례 반복되는 ‘av를 시청함으로써 남성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실제 범죄율이 낮아진다’는 발언에 대해서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남성의 성욕은 조절 불가능한 것이며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남성중심적 강간 통념에 기반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파편화된, 대상화된, 착취당하는 여성의 몸을 보는 것이 권리인 사회, 그것을 아무 거리낌 없이 즐겁게 소비하는 사회, 이것이 과연 정상적인 사회인가. 성착취물을 소비하는 것은 ‘쿨’하거나 개방적이거나 진취적인 것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사)서울YWCA 여성운동팀에서 넷플릭스 코리아의 '성+인물 : 일본편' 시리즈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담은 논평문을 4일 공개했다. ⓒ(사)서울YWCA 제공
(사)서울YWCA 여성운동팀에서 넷플릭스 코리아의 '성+인물 : 일본편' 시리즈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담은 논평문을 4일 공개했다. ⓒ(사)서울YWCA 제공

담당 PD의 ‘성인 관련 산업은 명과 암이 두드러질 수밖에 없는데 일부 암이 있다고 해서 전혀 다루지 않을 수는 없는 법’이라는 해명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서울YWCA는 “단 몇 명의 av배우들만으로 av산업이 대표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산업을 긍정하는 목소리만을 취사선택해 마치 어두운 면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포장했다”며 “제작진은 본인들의 콘텐츠가 끼치고 있는 왜곡된 성 관념과 여성 성착취 정당화에 대해 충분한 고민과 책임감을 가지고 콘텐츠를 제작했는지 다시 자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넷플릭스코리아 측에 △성차별적 콘텐츠 제작 및 업로드에 대한 자체 규제 방안을 마련하고 내부적인 성평등 규정을 수립 및 공개할 것 △성차별 콘텐츠 심의를 위한 별도의 심의단을 구성하고 성평등한 OTT 서비스를 위한 앞으로의 방향 및 계획을 수립할 것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의 ‘성+인물 : 일본편’ 공개와 그 콘텐츠의 내용 자체, 그리고 해당 콘텐츠를 대하는 제작진들의 태도는 우리 사회의 일상적인 여성혐오와 성적대상화에 대한 둔감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라며 “미디어가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미디어 제작자와 플랫폼은 책임감을 가지고 성평등한 콘텐츠 제작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