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비·해맞이 등 주요 작품 한자리에

방의걸, 결, 199x138.5cm, 2021, 한지에 먹 ⓒS2A/방의걸문화예술연구소
방의걸, 결, 199x138.5cm, 2021, 한지에 먹 ⓒS2A/방의걸문화예술연구소

현대수묵의 대가, 목정 방의걸(85) 화백이 오는 18일~29일까지 서울 강남구 S2A에서 개인전 ‘시공의 결 The Texture of Time and Space’를 연다. ‘공’, ‘침묵’, ‘비’, ‘해맞이’, ‘황혼’ 등 거장의 주요 작품과 신작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방 화백은 자연을 빌려 삶을 이야기한다. 보이는 그대로의 자연이 아닌, 자연을 통해 얻은 감흥을 작품의 밑그림으로 삼는다. 우리가 살면서 봐 왔던 수많은 자연의 모습을 작가의 입장에서 다시 해석하고 덧칠해진 결과물이다. 친숙해 보이면서도 기발하고, 구상인 듯 추상적이다.

방의걸의 붓질은 작가의 상상력을 따라 움직이고 보는 이의 마음을 두드린다. 대표적 연작인 ‘해맞이’에서 파도를 형상한 붓질은 끊어질 듯 이어질 듯 연결되면서 평면의 화폭을 입체로 보이게 한다. 관람객으로 하여금 해와 수평선을 상상하게 하고, 액자 안의 물결이 마침내 화폭을 넘어 일렁이는 모습까지 느끼게 한다.

방의걸, 바다의 얼굴, 130x119cm, 2022, 한지에 먹 ⓒS2A/방의걸문화예술연구소
방의걸, 바다의 얼굴, 130x119cm, 2022, 한지에 먹 ⓒS2A/방의걸문화예술연구소
방의걸, 안개비, 205x70cm, 2021, 한지에 먹, 담채 ⓒS2A/방의걸문화예술연구소
방의걸, 안개비, 205x70cm, 2021, 한지에 먹, 담채 ⓒS2A/방의걸문화예술연구소

‘비’ 시리즈에서는 시원하고 속도감 있게 떨어지는 빗줄기를 붓질로 표현했다. 화폭 안에 멈춰진 순간이 아닌, 시간의 흐름을 연상하게 만든다.

방의걸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역설이다. 또 텅 비어 있음을 통해서 모든 사물을 화폭 안에 숨겨 놓고(‘공’ 연작), 화폭을 가득 채웠지만 오히려 숨소리만 느낄 수 있는 비어 있음을 표현한다(‘침묵’).

방의걸, 침묵, 197x136.5cm, 2022, 한지에 먹 ⓒS2A/방의걸문화예술연구소
방의걸, 침묵, 197x136.5cm, 2022, 한지에 먹 ⓒS2A/방의걸문화예술연구소
방의걸, 무제, 53x49.5cm, 2023, 한지에 먹 ⓒ방의걸문화예술연구소
방의걸, 무제, 53x49.5cm, 2023, 한지에 먹 ⓒ방의걸문화예술연구소

전시 서문에 따르면 “방의걸은 60여 년이 넘도록 먹빛에 매달려 온 노(老)화백이다. 나이가 지긋한 나무도 봄이 되면 새순을 밀어 올리면서 여느 어린 나무 못지않게 생명력을 뽐내는 경우가 있다. 그렇지만 그의 생명력과 창의력은 이제 한창인 듯하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그의 봄을 만나 보길 바란다”고 주최 측은 전했다. 

S2A는 글로벌세아그룹에서 운영하는 갤러리다. 2022년 세계적 거장 쿠사마 야요이 개인전, 한국 추상미술 거장 김환기 기획전 등 전시를 개최했고, 최근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인 김환기 작품 ‘우주’ 등을 대중에게 공유해 주목받기도 했다. 문의 02-6252-7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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