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 의사당 ⓒ위키피디아
미국 의회 의사당 ⓒ위키피디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올 들어 미국 정·관계 로비로 사용한 금액이 역대 최고치로 나타났다.

4일 미국 정치자금 추적 단체 '오픈시크릿츠(opensecrets)'에 따르면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역대 최대 로비금액을 사용한데 이어 올 1분기(1~3월)에도 로비 자금이 늘었다.

삼성그룹(삼성반도체·삼성전자아메리카·삼성SDI아메리카)의 올 1분기 로비자금은 167만5000달러(22억원)로 나타났다. 같은 분기 역 종전 최고 금액인 전년 160만달러보다 4.7% 많은 것이다. 

SK하이닉스 미국법인도 1분기 역대 최대 금액인 118만달러(16억원)을 로비자금으로 집행했다. 분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4분기(188만달러) 이래 2번째로 많은 액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에도 각각 사상 최고 금액인 579만달러, 527만달러를 로비 자금으로 사용했는데 올해에도 금액이 더 늘어나고 있다. 두 그룹이 미국에서 연간 500만 달러 이상의 로비자금을 사용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삼성과 SK하이닉스가 미 의회 등을 상대로 활발한 로비에 나선 배경은 미국이 자국우선주의 정책과 입법에 적극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산업의 경우 미국은 생산시설 보조금과 장비·제품 수출 통제로 중국 반도체 산업 발전을 견제하고 있다. 한국 반도체 업계로서는 미국 정·관계 인사과 꾸준히 접촉하며, 우리 기업에 유리한 국면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낸드 플래시의 40%를, SK하이닉스는 D램의 40%와 낸드의 20%를 중국에서 생산한다.

오픈시크릿츠는 미국의 올 1분기 로비자금이 10억 달러(1조3300억원) 넘었다고 집계했다.

이는 부채 상한선을 높고 연방정부와 의회의 의견차이에다 특히 보건 분야를 둘러싼 예산삭감 등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오픈시크릿츠는 분석했다.

지난해 로비자금은 41억 달러(5조4770억원)을 넘었다. 

지난해 전까지 코로나19 유행으로 로비스트들의 의회 출입이 제한적이었다. 지난해 의회가 뒤늦게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로비스트들은 바쁘게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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