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길을 내다] 정지예 맘편한세상 대표
올 4월 기준 누적 119만명 회원수 보유
지난해 맘시터 내 연간 거래액 2400억원 추산
“플랫폼 안에서 부모와 시터 빠르고 쉽게 매칭”

정지예 맘시터 대표 ⓒ홍수형 기자
정지예 맘편한세상 대표 ⓒ홍수형 기자

올해 8년 차에 들어선 맘편한 세상은 국내 최대 규모의 아이돌봄 연결 플랫폼 ‘맘시터’를 지난 2016년 9월 정식 서비스를 런칭했다. 올 4월 기준 누적 119만명 회원 수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맘시터를 통한 아이돌봄서비스 연간 거래액은 2400억원으로 추산된다. 5명으로 시작한 회사는 이제 50여명 규모로 성장했다. 우리 사회의 돌봄 공백을 창업으로 풀어가고 있다는 정지예 맘편한세상 대표를 만났다.

과거부터 창업에 관심이 많았는지.

“공대 졸업하고 5년 정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성장하고, 커리어를 고민했다. 일도 잘하고 싶고, 결혼해 아이도 잘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함께 일하던 여성 선배나 지인이 돌봄의 어려움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봤다. 선배들이 어려움을 겪는 문제를 보면서 강한 의문이 들었다. 아이 키우는 사람들의 핵심 고충을 창업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풀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도전하게 됐다.”

맘편한 세상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을 한 문장으로 정의한다면.

“일하며 아이 키우는 문제를 풀기 위해, 국내 1등 아이돌봄 플랫폼을 운영하는 회사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일하는 부모들은 항상 도움이 필요하다. ‘맘시터’는 우리 집에 방문해서 부모 대신, 아이를 돌봐줄, 내 조건에 맞는, 검증된 시터를 쉽고 빠르게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전국적으로 부모 40만명, 시터 80만명 회원이 가입해 서로 연결돼 소중한 아이를 함께 키우고 있다. 제주도뿐 아니라 강원도 산간 지역에서도 이용하는 서비스다. 이렇게 연결된 부모와 시터가 주고받는 돌봄 거래액은 약 2400억원으로 매년 점점 커지고 있다. 투명한 정보를 바탕으로 신뢰를 만들고, 돌봄일지 작성과 돌봄비 결제 등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서 그동안 음지의 영역에 있었던 돌봄 영역을 양지화하고 있다.”

정지예 맘시터 대표 ⓒ홍수형 기자
정지예 맘편한세상 대표 ⓒ홍수형 기자

‘돌봄 서비스’를 맘시터 플랫폼이라는 앱을 통해 런칭 하게 된 이유는.

“아이 돌봄 시장은 아이의 연령, 성향, 아이 수, 부모의 출퇴근 시간, 부모 성향에 따라 원하는 돌봄 조건이 매우 다양하고 자주 변한다. 대부분 매일 어린이집, 유치원 끝나고 오후 4시~8시 사이에 같은 분이 돌봐주는 형태가 많다. 돌발 상황이 생기면 밤중이나 이른 아침에도 필요하고 주말에도 돌봄이 필요하다. 시터 회원도 일할 수 있는 시간이 다양하고, 할 수 있는 돌봄의 분야나 돌봄 가능한 아이의 연령대도 다르다. 다양한 니즈가 서로 연결되는 것을 돕기 위해서는 누구에게 어떤 니즈가 있는지 파악하고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서 많은 수요와 공급을 담을 수 있는 플랫폼 안에서 부모와 시터 서로가 빠르고 쉽게 매칭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맘시터 플랫폼이 다른 돌봄 서비스나 앱과 차별화된 점은.

“좋은 베이비시터를 가장 빨리 찾을 수 있다. 아이 돌봄 영역에서 나와 잘 맞는 사람을 빠르게 찾기 가장 어렵고도 중요하다. 기존 아이 돌봄 영역이 제공해 왔던 공급자, 혹은 업체나 관리자 중심의 서비스에서 수요자가 필요했던 정보 기반의 신뢰를 플랫폼이라는 방식으로 만들어 냈다. 그동안 ‘아이 돌봄 업계 최초’의 타이틀을 계속해서 만들어왔다. 업계 최초로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고, 부모와 시터 간 쌍방향 후기를 작성하게 했다. 아이 돌봄 인‧적성 검사를 개발하고, 돌봄 업무의 범위를 정의하기도 했다. 아울러 맘편한세상은 아이 돌봄 보험을 만들어내고, 현금 거래 중심의 돌봄에서 플랫폼을 통해 결제하도록 만들었다.”

고용노동부와 함께 아이 돌보미 플랫폼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2021년에 플랫폼 종사자 특화 직업능력개발 훈련과정을 시범사업으로 시작해서 올해부터 정식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플랫폼 경제 주체로서 조명받지 못했던 4060세대 여성분에게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의 특성을 소개하고 경력 단절된 사람은 구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꼭 필요했던 과정이 생겼다. 아이 돌봄 시장에서도 의미가 크다. 어린이집 끝나고 오후 4시부터 부모가 퇴근하는 오후 8시 사이에 돌봄 요청이 특정 시간에 몰리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시간제로 일할 수 있는 시터가 많이 필요하다. 이때 유연하게 일하고 싶어 하는 4060세대가 저희 플랫폼에 매우 많아지면서 시터 매칭도 더 빨라지고 있다.”

정지예 맘시터 대표 ⓒ홍수형 기자
정지예 맘편한세상 대표 ⓒ홍수형 기자

여성 CEO로서 어떻게 네트워크를 넓혀가고 있나.

“우리나라가 여성이 일하며 아이 키우기 힘든 나라인데, 그 와중에 대표 역할까지 하고 계신 여성 선후배를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저도 6살 아이를 키우며 50명 규모의 스타트업 대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다른 여성CEO나 워킹맘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면 제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최대한 참석하고 있다. 특히 맞벌이 가구와 일하는 여성을 위한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에 저희를 많이 초대해 주신다. 일하는 여성을 위한 정책적인 지원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어떤 의견을 드려야 할지 항상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저희가 풀고 있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운 문제’는, ‘저출산‧저출생’ 문제와 직결돼 있다. 육아 중인 모든 가족에게 해당하겠지만, 특히 일하는 여성이 있는 가족에게 어린이집과 같은 기관 돌봄 인프라가 매우 중요하고 이 영역에 대해서는 국가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다. 하지만 연령대별 발달에 따른 적응 이슈, 대기 문제와 함께 반드시 등‧하원 전후 돌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틈새를 잘 보완할 수 있는 유연성 높은 1대 1 가정 방문 아이돌봄서비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저출산율을 회귀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 타임인 향후 4~5년 내에, 일하는 여성이 있는 가구의 아이돌봄을 잘 지원할 수 있도록 공공과 민간이 윈윈하며 협력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를 같이 해결할 수 있도록 바쁘게 뛰어다닐 예정이다.”

정지예 맘편한세상 대표이사는 연세대 산업공학과 졸업 후 BCG (보스턴컨설팅그룹), 코오롱 인더스트리를 거쳐 지난 2016년 맘편한세상을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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