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보부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여학생들을 노린 ‘가스 테러’에 쓰인 물질을 조사한 결과 치명적 독극물은 없었다고 밝혔다. 관련 이란인터내셔널 보도 캡처화면. ⓒ이란인터내셔널 웹사이트 캡처
이란 정보부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여학생들을 노린 ‘가스 테러’에 쓰인 물질을 조사한 결과 치명적 독극물은 없었다고 밝혔다. 관련 이란인터내셔널 보도 캡처화면. ⓒ이란인터내셔널 웹사이트 캡처

지난해부터 이란 전역에서 여학생을 노린 ‘가스 테러’가 벌어진 가운데, 이란 정부가 ‘독성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고 일부 학생들, 외부의 적들이 사태를 부풀렸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로이터통신, 이란인터내셔널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란 정보부는 지난 28일(현지시간) ‘가스 테러’에 쓰인 물질을 신뢰할 만한 분석기관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치명적 독극물은 없었다고 밝혔다. 대신 악취제, 후추 스프레이, 최루가스 등이 발견됐다고 한다.

이상 증상을 호소해 병원 치료를 받은 여학생 대부분은 간단한 치료로 호전됐고, 여학생들 상당수가 꾀병을 부렸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란 정보부는 나라 안팎의 반이란 세력이 사태를 키웠다고 판단했다. 반체제 인사들을 필두로 소셜미디어를 타고 이슈가 빠르게 확산했고, 서구·페르시아 언론, 국제기구들도 가세했다는 주장이다.

이란에서 독성 가스 테러로 추정된 사건이 처음 일어난 건 2022년 11월30일이다. 이슬람 시아파 성지도시 쿰의 한 고등학교에서 18명이 처음 이상 증세를 보였고, 지난 3월까지 약 230여 개교에서 5000명 이상이 두통, 메스꺼움, 호흡곤란 등 증상을 호소했다.

이란 정부는 난방기에서 새어 나온 일산화탄소 때문일 거라며 테러 의혹을 일축했으나, 피해가 잇따르고 국내외 비판·진상 규명 여론이 거세지자 지난 2월에야 ‘의도적 공격’임을 인정했다. 이란 당국은 반정부 인사 등 100여 명을 용의자로 여겨 조사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가 여학교 폐쇄를 목적으로 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정부가 공모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인권단체 이란인권센터(CHRI)는 지난 3월 성명을 내고 “이란에서 전국적인 히잡 반대 시위가 일어난 지 5개월 만에 여학생들을 노린 테러가 일어났다. (보수 성향의) 이란 정부가 테러 단체와 공모한 게 아닌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란인터내셔널 보도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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