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 창업자 부부 이혼 소송
권혁빈 CVO “이혼 원치 않는다” 소송 기각 요청
배우자 이모씨 “20년 결혼생활, 지분 절반 달라”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겸 스마일게이트 홀딩스 비전제시최고책임자(CVO). ⓒ뉴시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겸 스마일게이트 홀딩스 비전제시최고책임자(CVO). ⓒ뉴시스

권혁빈(49) 스마일게이트그룹 창업자(현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의 이혼 소송이 시작됐다. 권씨의 자산이 10조원대로 추정돼 이혼이 성립될 경우, 재산분할 규모가 수조 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지분이 분할될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가사3부는 19일 권혁빈 CVO와 배우자 이모씨의 이혼 소송 변론준비기일을 가졌다. 변론준비기일은 변론기일에 앞서 당사자의 주장과 증거를 정리해 소송 관계를 명확히 하는 절차다.

앞서 권 CVO의 배우자 이씨는 지난해 11월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이씨는 자신이 20년 간 권 이사장과 결혼 생활을 하며 자녀를 양육했고, 창업 초기 스마일게이트 대표이사를 지내기도 했다며 권 CVO가 보유한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100%의 절반을 분할해 달라고 청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또한 권 CVO를 상대로 주식처분금지 가처분을 제기해 법원으로부터 인용 판결을 받았다. 이혼 및 재산 분할 소송이 끝날 때까지 배우자인 권 창업자가 보유하고 있는 스마일게이트홀딩스(지주회사) 주식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권 CVO 측은 이혼 소송 기각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1974년생인 권 CVO는 서강대 동문이던 이씨와 2001년 결혼했다. 이듬해인 2002년 게임 개발사 스마일게이트를 창업했고 지주회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 대표이사·이사장을 거쳐 2017년에는 공익사업 재단인 희망스튜디오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2020년에는 스마일게이트 CVO로 취임했다. 스마일게이트는 2007년 출시한 FPS(1인칭 슈팅) 게임 ‘크로스파이어’의 흥행을 바탕으로 성장해 이후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아래 8개 자회사(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 스마일게이트알피지,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에스피엠씨, 스마일게이트 스토브, 슈퍼크리에이티브, 스마일게이트 싱가폴 법인)를 거느린 스마일게이트그룹으로 커졌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가 자회사 지분 거의 전부를 갖고 있고,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지분 100%를 권 창업자가 보유하고 있다. 투자업계는 권 CVO가 가진 스마일게이트 그룹의 지분 평가액이 10조 원이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조5771억원, 영업이익 6430억원을 기록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지난해 4월 발표한 2022년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 따르면, 권 CVO는 총 68억 달러(8조2900억 원) 상당의 자산을 보유한 국내 5위 부호로 집계됐다.

부부 스마일게이트 공동 창업… 지분 분할될까  

과거 재벌가 이혼소송에서 법원은 대체로 재벌가 쪽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이 부부 일방이 결혼 전부터 가지고 있거나 증여·상속받은 부동산이나 주식은 특유재산으로 보고 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결론 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부부 일방이 경제활동을 하지 않아도 상대 배우자가 보유한 특유재산의 증식·관리에 기여했다고 보고 30~50%까지 권리를 인정해준다.

일례로 서울가정법원은 2022년 12월 6일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1심에서 재산 분할로 665억원, 위자료로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최 회장 명의의 SK(주) 주식 절반을 분할해달라는 노 관장 측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조계에선 권 CVO의 이혼 소송이 그간 재벌들의 이혼 소송과 전혀 다른 성격을 띤다고 보고 있다.

CVO의 경우 결혼 이후 배우자 이씨와 함께 스마이게이트를 공동 창업했고 이씨가 대표이사를 맡았기 때문이다. 스마일게이트 창업 당시 지분은 CVO가 70%, 이씨가 30%를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2002년 7~11월 스마일게이트 대표이사를 맡았으며, 2005년 복귀해 3~12월 이사로 재직하기도 했다. 이후에는 경영일선에 나서지 않았다. 또 이씨는 이번 이혼 소송에서 창업자가 유책 배우자라는 입장이다. 반면 창업자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에서 이혼 소송 기각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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