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개발업체 오픈AI가 개발한 인공지능 챗봇 ‘챗GPT’가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다가오는 변화에 정부가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나 별다른 제도가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다. ⓒ여성신문·뉴시스
인공지능 개발업체 오픈AI가 개발한 인공지능 챗봇 ‘챗GPT’가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이렇게 우리 사회의 디지털 전환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국가 미래 경쟁력을 위한 디지털 인재 확보의 중요성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여성신문·뉴시스

지난해 11월 말에 대중에게 공개된 챗(Chat)GPT의 확산 속도가 무섭다. 이미 많은 사람이 챗GPT에 질문을 던지는데 익숙해지고 각자 쓸모 있는 방법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우리 사회의 디지털 전환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국가 미래 경쟁력을 위한 디지털 인재 확보의 중요성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고령화와 출산 감소를 겪고 있는 선진국일수록 부족한 인력과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여성인력 활용 확대에 몰두하고 있다.

이 중 유럽연합의 여성 과학기술 인력의 성장세가 주목할 만하다. 자연과학 및 공학, 보건, ICT 분야의 과학기술인 중 여성의 비율은 2008년 32%에서 2019년 41%로 증가했다. 주목할 것은 노르웨이, 덴마크, 스페인을 포함한 6개 국가의 여성 과학기술 인력 비율이 50%를 넘은 것이다. 노르웨이의 경우 2008년에서 2019년 사이에 41%에서 55%로 증가하였고, 덴마크는 30%에서 52%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들 국가의 여성 과학기술인 비율 확대의 성공 요인은 국가 성평등 증진, 여성 역할모델의 증가, 젠더 균형에 대한 인식 향상으로 분석되었다.

그러나 제조 부문은 21%, 서비스 부문 46%로 제조 부문의 여성비율은 여전히 낮다. 또한 보건 분야를 제외하고 STEM 분야만 살펴보면 과학기술 전문가 중 여성의 비율은 25%, 준전문가 중 14%, 연구 인력 중 33%로 낮은 편이고, ICT 분야의 성별 격차는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여성의 비율의 원인으로는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성별 고정관념, 남성 중심적 문화가 있는 반면에 여성의 우수성, 리더 적합성, 성과 등을 낮게 평가하는 무의식적인 성 편향과 이와 연관된 제도적 관행 등이 지적되고 있다. 이런 성향은 우리나라, 미국, 호주 등과 공통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유럽이 다른 대륙과 차별화되는 점은 STEM 분야와 ICT 분야의 50:50 성비 균형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과 성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는 점이다. 2019년 제정된 Women in Digital Strategy에는 27개국 유럽연합 회원국 모두 참여하고 있으며, 유럽 여성 과학 센터(the European Centre for Women and Technology, ECWT)는 130여 개의 기관과 제휴하여 STEM과 ICT 분야의 여성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연구기금 지원 프로그램인 호라이즌 2020 (Horizon 2020) 에서는 연구팀, 평가단, 자문단, 전문가 그룹에서의 성비 균형을 요구하였고, 후속 프로그램인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 HE) 2021~2027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연구비를 지원하는 모든 기관은 HE의 성평등 자격 기준을 충족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유럽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여성 과학기술 인재 활용에 있어서 우리보다 앞서 있다. 그럼에도 과학기술 분야에서 50:50 성비 균형을 위해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기업 이사회의 여성 비율 40% 할당을 통한 여성 리더십 확대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 기업, 기관의 성평등과 성별 균형을 위한 적극적인 참여도 본받을 만하다.

유럽의 성공 요인을 벤치마킹하여 우리나라 여성 과학기술인 양성 및 활용 확대, 리더십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시행 전략을 마련할 때다.

오명숙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여성신문
오명숙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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