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주도 정치유니온 ‘세 번째 권력’ 출범
“비난에만 익숙해진 낡은 진보 정치
변화 거부하는 정의당 바꿔야”
진보진영과 보수진영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는 새로운 정치를 실현하겠다는 정치유니온 ‘세 번째 권력’이 출범했다. 정의당 청년 정치인들이 주도해 만든 이 정치 그룹은 기존 정치 세력에 기대지 않고 외연을 확장에 현실에 산적한 위기를 극복하는 정치를 실현하겠다는 입장이다.
1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치유니온 ‘세 번째 권력’ 출범식에는 류호정 의원, 장혜영 의원을 비롯해 정의당 청년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축사에 나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세 번째 권력에 진영정치 탈피 와 세대교체를 기대했다.
세 번째 권력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의당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치그룹이다.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인 장혜영 의원과 원내대변인인 류호정 의원, 전 정책위 부의장 조성주 정치발전소 이사장이 공동대표를 맡았다. 이들은 지금의 진보 정치가 변하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미래가 없다며 기성 정치를 벗어나 현실을 바꾸는 ‘좋은 정치’를 이루겠다고 입을 모았다.
출범 선언을 맡은 조성주 대표는 “우리는 정치 그 자체가 문제인 시대에 살고 있다”며 “양자 택일을 강요하는 정치가 시민들의 희망을 뺏고 있다. 진보와 보수라는 1차원적인 구분으로는 한국 정치의 대안을 설명할 수 없다”고 한국 정치의 현실을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식 포퓰리즘과 윤석열 대통령식 신 권위주의 속에서 진보 정치는 거대 양당의 타협을 비난하는 데만 익숙해져 있다. 이를 벗어나 불평등과 혐오, 지정학적 위기와 권위주의를 책임지고 맞서는 정치를 실현하겠다”고 세 번째 권력의 방향성을 설명했다.
과거에 머무른 정의당 지도부 미래상 없어…뜻 같은 사람 만나 외연 확장해야
출범식이 끝난 뒤 류호정 의원실에서 만난 세 공동대표는 세 번째 권력이 가진 문제의식을 보다 자세히 털어놓았다. 이들은 ‘민주노총 스피커’, ‘민주당 2중대’ 소리를 듣는 지금의 정의당 방향성으로는 현실에 산적한 위기를 극복하는 정치를 만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성주 대표는 “정의당은 검찰을 세상에서 제거해야 할 거대한 악으로 취급하거나, 노동자 권리를 위해서는 재벌을 척결해야 한다는 등 옛날 민주화 세대 세계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진보 정치는 민주노총이 요구하는 최저임금을 똑같이 주장하고 다른 의견은 전부 반대한다. 자영업자들 결사반대하는데 이를 책임 있게 조정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주장은 정의당 청년층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제기돼왔지만 지금껏 획기적인 변화가 이뤄진 것은 없었다. 장혜영 의원은 정의당 지도부가 재창당에 대한 어떤 미래상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변화를 위한 논쟁의 장을 열자고 말하는 청년 정치인들을 ‘문제를 일으키려는 사람들’ 또는 ‘당을 흔드려는 사람들’로 취급한다”, “(당 지도부가)현상 유지에만 안주하려는데 그렇게 가면 정의당은 소멸할 수밖에 없다”며 변화가 이뤄지지 않는 정의당의 내부 상황을 설명했다.
세 번째 권력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민주노총·민주화 세력 등 진보 진영의 큰 축들에 기대지 않고 좌우 구분 없이 뜻을 같이할 사람들을 만나 당의 외연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류호정 의원은 “맨 땅에 헤딩처럼 보이겠지만 주변에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만남과 논쟁을 통해 공통점을 잘 모아낼 수 있으면 좋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