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5일 우리나라의 남성 육아휴직 비율이 4.1%로 낮다는 통계에 대해 “통계적 착시현상도 있다”며 “일본 등과 비교해 OECD 통계를 보면 사용 비율이 낮지 않다”고 밝혔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 장관에게 “2021년 기준으로 출생아 부모의 육아휴직 사용 비율은 25.6%에 불과하다”며 “그런데 출생아 아빠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4.1%에 그친다. 이런 현상은 어떻게 극복하실 것이냐”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말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육아휴직통계’에 따르면 2021년 출생아 부모 중 육아휴직자 수는 7만6463명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휴직 사용률로 따져 보면 아버지 사용률이 4.1%로 전년(3.5%) 대비 늘었으나 여전히 어머니 사용률(65.2%)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았다.
이 장관은 “통계적 착시 현상도 있다”며 “대개 출산하고 1년 미만의 경우 어머니들이 주로 육아를 해 육아휴직을 하는 비율이 77% 정도 되고, 남성들은 1년 이후인 67% 정도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 나아가 남성이 주 소득원으로 인식되고 있고, 육아휴직에 대한 소득감소도 크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낮게 나타나고 있지만 일본 등 다른 나라와 비교해볼 때 낮지 않다”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일본 사례를 보면 1000명 이상 기업의 아빠 육아휴직 비율 공개를 의무화해 2030년까지 아빠 육아휴직 엄마처럼 85%로 높이겠다고 했다”며 “정부도 검토해야 하지 않냐”고 물었다.
이 장관은 “남성 육아휴직을 활성화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공감하는 바가 있다”며 “이런 부분 있으면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하지만, 일본과 단순 비교하기 어려운 통계상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또 이 장관은 “현재 ‘3+3 부모육아휴직 인센티브’를 줬기 때문에 대폭 남성들의 육아 휴직 사용률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부연했다. 3+3 부모육아휴직 제도는 생후 12개월 이내의 자녀를 둔 부모가 동시에 또는 순차적으로 육아휴직 사용 시 첫 3개월 부모 각각 통상임금 범위 내에서 월 200만원에서 월 300만원까지 지원하는 제도다.
조 의원이 “효과가 있다면 6+6 부모육아휴직제도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의하자 이 장관은 “고용보험 재정건전성의 문제도 있지만, 국가적 과제기 때문에 부처 간 협의를 통해 예산을 늘려서라도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답했다.
조 의원은 “이게 국가 위기의 문제이고 대통령 아젠다인데 장관께서 예산 문제로 이렇게 주저하시면 해결이 안 된다”며 “굉장히 보수적으로 답변하는 것 같아서 좀 아쉽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