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아라리오갤러리에서 11월 21일까지

비크로프트 경복궁 누드 퍼포먼스 무산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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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여배우로 분장한 신디 셔먼. (신디 셔먼, CS 379, 1976∼2000)

천안 아라리오갤러리에서는 9월 1일부터 11월 21일까지 여성의 몸을 기본 소재로 삼고 있는 구성 사진 작가인 신디 셔먼(50·미국)과 바네사 비크로프트(35·이탈리아)의 작품을 함께 모아 전시하고 있다. 아라리오갤러리 곽준영(29) 큐레이터는 “미술계 내에서 90년대 이후 관심이 뜸해진 페미니즘적 논의를 두 여성주의 작가의 시선을 통해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고, 사진 장르가 현대미술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다양하게 관객들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전시회의 의미를 설명했다.

셔먼의 경우 자신의 몸의 분장을 통해, 비크로프트는 군집한 모델들의 분장과 무대장치를 이용하여 자신이 사는 시대의 스테레오 타입의 여성상 속에서 여성들의 몸들이 복수임을 표현하고자 한다.

이러한 작품상의 공통점이 15년의 나이 차가 있음에도 아라리오갤러리가 두 여성작가의 작품을 함께 기획할 수 있었던 계기이다.

뉴욕 주립대학에서 회화를 공부한 신디 셔먼은 75년 이후 여성 이미지를 왜곡하는 재현 체계를 극복하고, 여성의 개인적 삶을 상상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작품 세계를 펼친다. 화장, 가발 등을 이용해 작가 자신의 이미지를 다양하게 변화시켜 이를 사진으로 찍어 작품을 제작하는 셔먼은 동시대 여성 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한 여성 작가 중 한 명이다. 그가 분장한 여성은 마릴린 먼로나 당대의 여성 스타와 같이 어디선가 본듯한 이미지이지만 분장을 통해 드러나는 얼굴에는 낯선 여성들의 삶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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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에 지쳐 쓰러진 누드모델은 남성시선을 부정한다. (바네사 비크로프트, VB 48, 2001)

현재까지 제작된 430여 작품 중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일 작품은 35점으로, 76년 '미스터리 살인극 속 인물들 Murder Mystery People'17점과 '무제 #224 Untitled #224', 패션 시리즈인 '무제 #125 Untitled #125' 그리고 최근 광대 시리즈인 '무제 #425 Untitled #425' 등이다.

93년부터 지금까지 약 52회의 라이브 퍼포먼스를 가져온 가장 유망한 동시대 작가인 비크로프트는 누드 퍼포먼스를 통해 실제 모델들의 몸을 작품으로 기획한다.

회화 같기도 하고 조각 같기도 한 사진 속의 모델들은 퍼포먼스가 진행됨에 따라 피로에 지쳐 쓰러지거나 눕기 시작한다. 이때 머리부터 발끝까지의 화장과 가발, 하이힐, 브래지어, 팬티와 같은 것으로 완벽하게 꾸며지고 눈요기를 용인하던 모델들의 누드는 더 이상 거짓 혹은 왜곡 없는 몸이 된다. 이것이 비크로프트의 퍼포먼스의 전략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그의 작품들 중 '시스터 캘린더 Sister Calender', VB45, VB47, VB48, VB52 등 사진작품 20여 점이 전시된다. 누드 퍼포먼스는 갤러리의 기획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인식 부족과 작가의 개인적 사정에 의해 무산되었다.

곽준영 큐레이터는 “비크로프트는 누드 퍼포먼스의 장소를 역사적이고 권위적인 장소에서 하기를 원했다. 그가 경복궁을 원했고, 미술관 측이 다방면으로 노력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며 비크로프트의 퍼포먼스가 무산된 데 아쉬워했다.

정명희 기자 ANTIGON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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