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주선희 원광디지털대학교 얼굴경영학과 교수
아버지에게 인상학 배워
“인상은 운명처럼 정해지지 않아”
“직업‧역할에 맞는 인상이 좋은 인상”
CEO가 갖춰야 할 인상 “인상보다 배려와 겸손 우선”

주선희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교수 ⓒ홍수형 기자
‘인상학 박사 1호’ 주선희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교수 ⓒ홍수형 기자

주선희(64) 원광디지털대학교 얼굴경영학과 교수는 대한민국 인상학 1호 박사다. 1989년부터 34년 동안 인상학을 연구하며 얼굴 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상학 전문가가 꼽는 ‘좋은 인상’은 무엇일까. 주 교수는 “건강을 관리하고 좋은 마음을 갖고 얼굴을 경영하면 좋은 인상을 만들 수 있다”면서도 “절대적으로 좋은 인상은 없다”고 했다. “자신의 직업과 업무에 맞는 인상이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지난 2004년 경희대학교 사회학과에서 인상 사회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대한민국 인상학 1호 박사가 됐다. 주 교수는 2006년 처음 원광디지털대학교에 얼굴경영학과를 설립해 지금까지 학생들에게 강의를 해오고 있다.

아버지에게 인상학 배워

-인상학을 시작한 계기는.

“어릴 때 아버지께 도제식으로 인상학을 배웠다. 아버지는 사업을 하셨지만, 인상학을 굉장히 잘 아셨다. 인상학이 다른 아이들도 배우는 가정교육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증조부는 인상학 연구가로 마지막 왕 옆에 계셨다.

인상학을 본격적으로 하게 된 계기는 1986년에 현대그룹 사보에, 인상학에 관련한 원고청탁을 받았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강의를 시작하게 된 계기로 볼 수 있다. 어떤 주제로 원고를 써야 재미있는 글일까 고민하다가 내가 알고 있는 인상에 관해 썼다. 떠오는 기억으로 사람 눈에 힘이 흐릿하고 맥이 풀어진 이야기를 한다면 그 사람은 오래 살기 어렵다는 얘길 썼다. 당시 담당자가 저랑 미팅하면서 계속 12강 정도는 해달라고 해서 시작했다. 이게 석 달 후에 소문이 나서 서울‧경인 지역만 18강좌를 하게 됐다. 일요일도 강의를 진행할 정도였다. 이런 일정도 제가 다니기 좋은 동선으로 선택했는데도 바빴다. KBS사회교육원 1기 수업 때부터 일반 수업 문을 닫을 때까지 약 8년 8개월 동안 강의했다. 그때 방송도 많이 진행했다. 미용, 이미지 분야의 인상, 행운을 부르는 말투, 화장법 등에 대해 강연했다. LA 라디오 코리아에 저녁 7시 러시아워 시간에 전화로 연결하는 것도 2년 동안 진행했다.”

-인상학과 얼굴경영학은.

“인상은 운명처럼 정해져 있는 건 아니다. 인상은 스스로 보는 게 아니라 남이 봐줘야 한다. 인상을 보는 ‘남’은 참 다양하다. 상대에 따라 달라 보이는 게 인상이고 도장 찍은 것 같이 정해진 게 아니라 어떤 환경에 처해있느냐에 따라 인상이 달라진다. 인상은 그 사람의 건강과 마음가짐, 주변의 친구까지 보는 게 인상이다. 인상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말과 인상이 피면, 인생이 편다고 이야기한다.

얼굴은 얼이 머물고 지나다니는 동굴이다. 먼저 몸을 경영하고, 마음을 경영하고, 인상적 인재경영, 사람을 이해해야 한다. 상대를 이해하는 것이 된다. 몸을 경영하고 마음을 경영하고, 상대를 이해하는 게 얼굴경영학이다.

내가 이야기하는 인상학은 몸 경영, 마음경영, 인상적 인재경영 등 3가지 요소로 이뤄졌다. 좋은 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몸이 건강해야 하고, 자기 마음의 약점을 이겨내야 하므로 마음경영도 해야 한다. 인상은 그 사람의 기질을 드러낸다. 회사 관리자는 아래 사람의 인상을 잘 알고 적재적소 업무에 배치해야 한다.”

-학문으로 얼굴경영학을 강의한 계기가 궁금하다.

“30대 초반부터 사람을 가르치기 시작하고 마흔이 넘어서 인상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원광대 강사로 나갔었는데, 다양한 어른이 계셨다. 몇몇 학생이 시험이 끝나고 나서 우리는 길흉화복이 알고 싶다고 했다. 사람들이 미신과 가깝게 살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나는 인상을 분석해 사람의 기질과 품성, 병에 따른 얼굴색으로 건강을 말한다. 현대 인상학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경희대에 들어가 인상사회학 과정을 밟았다. 원광디지털대학교에서 얼굴경영학과를 만들자고 했다. 얼굴경영학을 학문적으로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또 원광디지털대학교는 온라인 강의여서 컴퓨터만 있으면 학생과 소통할 수 있어 얼굴경영학을 원광디지털대에서 가르치게 됐다.”

주선희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교수 ⓒ홍수형 기자
주선희 원광디지털대 얼굴경영학과 교수 ⓒ홍수형 기자

“직업·역할에 맞는 인상이 좋은 인상”

-더 좋은 인상으로 바꿀 수 있나.

“정해진 좋은 인상이 있다고 하기 어렵다. 자기 직업이나 역할에 맞는 인상이 좋은 인상이다. 예를 들어 글쓰기에 좋은 얼굴이 있다. 눈매가 날카롭고 입이 야무진 얼굴이다. 있는 사실을 정확하게 글 쓰는 데 좋은 얼굴이다. 이런 얼굴은 얼렁뚱땅 넘어가는 걸 못 한다. 탤런트는 얼굴이 예뻐야 한다. 연기도 잘해야 하지만 인상이 날카로운 사람이 자애로운 역할을 하면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주지 못한다. 직업마다 좋은 인상이 있는 것이다. 인상은 말로 바꿀 수 있다. 말의 힘은 크다. 소리를 내서 행운을 불러온다. 말하는데 차가운 에너지, 따뜻한 에너지가 있다. 좋은 얼굴이란 좋은 기운을 불러드리는 얼굴이다. 행운을 부르는 말이 있고 소리 내서 복을 떨쳐버리는 경우가 있다. 건강미가 넘치는 것도 좋은 얼굴이다. 행운을 부르는 말이 있고, 소리 내서 복을 떨쳐버리는 경우가 있다. 얼굴 경영에 있어 많이 웃는 거밖에 없다. 눈빛은 우리가 읽기 쉽지 않다. 눈빛을 바꾸려면 마음을 바꾸면 된다. 눈은 돌출된 뇌다. 세상에서 좋은 인상도 없고, 나쁜 인상도 없다. 사람마다 느끼는 인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인상과 반대되는 삶을 사는 사람도 많은지, 그렇다면 이유가 무엇인지.

“인상에 그 사람의 인생이 드러난다. 인상이 잘 생겼는데 못사는 사람은 없다. 쌍둥이여서 얼굴이 같아도 한 사람은 사장, 한 사람은 농부인 경우가 있다. 얼굴 뼈대는 같아도 눈썹 근육이 올라붙은 살이나 눈빛, 언상이 다르다. 걷는 자세도 다르다. 얼굴은 같지만, 인상은 다르다. 인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얼굴의 찰색과 탄력이다. 얼굴이 확 폈다, 얼굴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 게 찰색이다. 좋은 일이 많아서 웃는 사람은 웃을 일이 많아, 얼굴에 탄력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반대다. 사주팔자보다는 인상이 더 정확하다. 인상은 사주와 달라서 잘 웃어야 얼굴에 탄력이 있고 반듯하게 걷고, 눈빛이 선하고, 눈이 반짝이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다. 최고경영자 강의를 많이 했다. 최고 경영자의 특징은 잘 웃고 유머러스하게 이야기한다. 강의하다 보면 사업이 잘되는 사람이어도 얼굴 경영을 더 잘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얼굴 경영을 잘하면 회사 경영을 더 잘할 수 있다.”

-돈을 잘 버는 인상은.

“코가 재물복을 보는 자리다. 코가 잘생겨야 부자라는 데 조각코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자기 얼굴과 균형이 맞아야 한다. 얼굴이 둥글둥글하면 코가 짧아야 한다. 광골에 맞게, 얼굴 3등분에 맞아야 한다. 코가 탄력이 있어야 하고, 웃을 때는 코가 낚싯바늘 모양이 되어야한다. 코가 빵빵해야 부자다. 부자가 되려면 사람을 만나야 일이 따라오고, 돈도 따라온다. 자기가 하는 일에서 사람들이 많이 찾아야 돈을 번다. 교수인 저를 예로 들면 학생이 저를 찾아오거나, 원고 요청이 와야 하고, 기자도 찾아와야 한다. 또 코가 빵빵하지 않아도 입이 야무지고 눈이 날카로우면 돈을 벌 수 있다. 얼굴에서 모든 부분이 완벽해 보인다고 돈을 잘 버는 건 아니다.”

-특히 CEO들은 어떤 것을 궁금해하나.

“주로 직원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궁금해한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한다. 자식이 있는 CEO는 자식을 우리 학교에 보낸다. 모 대기업 부회장은 인사 전무에게 얼굴경영학을 배워오라고 했다고 한다. 얼굴경영학이나 인상학은 하루 이틀 만에 배울 수 있는 건 아니다. 회사에서 임원 하나 잘못 뽑으면 월급만 나가는 게 아니다. 회사에 백배 이상의 손해를 끼치기도 한다. 대학병원 성형외과 과장이 저에게 배우고부터는 성형을 권하지 않거나 약하게 권유하게 됐다고 했다. CEO들은 주로 자신을 보완해줄 직원을 찾는다. 인재 채용을 할 때 인상을 보기도 한다.”

“인상보다 배려와 겸손 우선”

-CEO가 갖춰야 할 인상은.

“세상에 ‘OO다운’ 인상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지금은 좋아도 계속 얼굴을 경영하지 못하면 얼굴이 변하기 때문이다. 책상에 앉아있는 CEO는 피부가 희어도 된다. 공장에서 기계를 만지고 연구소를 한다면 피부가 검은 게 좋다. 미소선(법령)이 뚜렷하면 법을 잘 지키는 원리원칙주의자로 풀어줄 때는 풀어줘야 하니까 그런 사람을 내 옆에 두면 된다. 기업의 CEO뿐 아니라 작은 가게를 하는 소상공인도 CEO다. 인상도 중요하지만, 심상은 더 중요하다. CEO는 건강과 유머를 잃지 않아야 하고 직원의 복지를 생각해야 한다. 작년에 발표한 세계 재벌 얼굴을 살펴보면 모두 얼굴이 다 다르다. 그래서 이 사람들의 심상은 같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도 기업에서 강의 요청이 오면 그 회사의 회사 복지를 본다. 복을 계속 짓는 사람이 복을 받는다. CEO가 갖춰야 할 것은 배려와 겸손이다. 그리고 결단력이다. 잘 웃기도 해야 한다.”

-얼굴경영학 측면에서 인상적인 여성은.

“일론 머스크의 어머니인 메이 머스크다. 사람마다 인상에 남는 사람이 다른 데 자기가 잘 아는 기질이나, 좋아하는 기질의 사람을 좋다고 보통 말한다. 메이 머스크는 머리를 올리고 눈썹도 올라가서 자기주장이 뚜렷하다. 메이 머스크는 싱글맘으로서 도전적인 삶을 살아왔고, 인상 역시 도전적인 기질이 잘 드러나고 멋진 얼굴을 지니고 있다.”

주선희 교수는 얼굴 인상도 중요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심상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 교수는 CEO든 정치인이든 가정주부든 얼굴에 탄력이 있고 얼굴색이 건강해야 가장 좋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을 하면 최고의 인상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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