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끼리 모여 연극축제 여는 젊은 여성연극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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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최진아, 추민주, 한혜정, 최여림, 남인우, 서나영, 문정연씨.

“대학로에 나가면 '여성'은 지워지고 그냥 연극이라 평가되죠. 리뷰를 봐도 주제에 대한 이야기보다 소품이나 음악에 대한 이야기만 있어요”

한국 공연예술의 '메카' 대학로엔 하루에도 수십 편의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이 가운데 여성이 주도적으로 참여, 제작·연출한 연극은 과연 몇 편이나 될까.

20대 후반, 30대 초반 여성연극인들로만 구성된 연극축제가 관객들을 찾아간다. 9월 13일부터 26일까지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열리는 '젠더 크리에이티브 페스티벌 제0회'. (사)여성문화예술기획과 문화만들기 '문'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행사엔 전래동화, 신화, 민담 등의 소재에 전통 마당극 형식을 입힌 연극 4편과 '여자, 다리를 벌린다''여자이야기''소년시대' 등 여성의 몸, 성역할을 비틀어보는 무용 4편이 공연된다.

작품 면면을 살펴보면 제주도 큰굿 중 '삼공본풀이'를 바탕으로 한 '가믄장 아기'(연출 남인우)와 쑥을 캐는 불쟁이의 딸 이야기인 '쑥부쟁이'(연출 추민주), 모녀의 관계를 풍자적으로 그린 '젊은 어멍 먹은 늙은 딸년 얘기'(연출 최여림), 연애하는 여자의 독립을 주제로 한 '연애얘기아님'(연출 최진아) 등 제목만 들어도 기존의 가부장적인 이야기를 여성의 눈으로 비튼 '해학'이 물씬 풍긴다.

“'정말 우리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해보자'는 취지로 모이고 보니 전부 여성이었고, 자연스럽게 여성에 대한 고민이 반영된 것 같아요. 우리 나이에 시작하는 연극인들의 입지가 좁은 만큼 젊은 여성연극인들이 모여 서로 힘을 주고 네트워크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개·폐막 기획을 맡은 문정연씨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이번 연극축제의 부제는 '맹랑한 배꼽들, 놀까? 놀자놀자!'다. 이들에게 '배꼽'은 여성이기에 더욱 가려지길 요구받던 부위이자 '시작''생명''평등'을 의미한다. 이들은 어린이, 노인, 외국인 노동자, 여성 등 우리 사회의 소외된 계층이 문화공연 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데에도 관심이 많다.

평일 오후5시,8시, 주말 오후3시,6시 공연. 초·중·고등학생 1만원, 대학생·일반인 1만2000원. 문의 02-587-0591 임인숙 기자

“월경은 내 삶의 원동력”

-'여성문화기획 불턱'홍보담당 이지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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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월경페스티벌을 통해 월경은 곧 고통이라는 인식을 바꿔 여성 스스로 자기 몸을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9월 4일 열리는 '제6회 월경페스티벌 혈기충천-월경하는 나, 하늘을 찌를 듯한 자신감'에서 홍보업무를 담당하고 있는'여성문화기획 불턱'의 이지영(23)씨를 만나보았다. 그는 지난해 월경페스티벌에서 관객으로 참가했다가 페스티벌의 짜릿함을 느껴 이번 페스티벌 기획에 참가하게 되었다고 한다.

“올해 페스티벌 기획단 9명은 모두 여대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획단은 직책 없이 담당 업무만 정해져 있고, 나이나 학교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기 때문에 평등한 조직입니다.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어 실제 이름도 모르고 있답니다. 제 닉네임은 '몽이'고요”

이지영씨는 행사를 준비하면서 예산 확보 문제와 매년 기획단이 바뀌는 점이 어려웠다고 꼽았다.

“매년 기획단 구성원이 바뀌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전년 기획단으로부터 3∼4개월 동안 중점적으로 기획 노하우를 전수받지만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새롭게 시작하는 일에 열정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어 좋습니다”

그는 대중과 함께 하는 행사로 만들기 위해 '나의 월경 이야기'게시판 같은 직접적인 '월경'에 관련된 내용뿐만 아니라 여성주의 작가들의 설치미술전 및 월경 프리마켓 등의 행사를 마련했다고 한다.

이씨는 “앞으로 페스티벌이 대중 속에서 확실히 자리매김돼 여성의 눈으로 월경을 정의하고, 여성이 겪는 자연스러운 긍정적 경험으로 인식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며 소박한 바람을 밝혔다.

임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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