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제20회 미지상]
양이현경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지치지 않고 신나게 활동하겠다”

양이현경 ⓒ홍수형 기자
양이현경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홍수형 기자

‘여성가족부 폐지’. 윤석열 대통령(당시 후보)의 일곱 글자 공약은 여성가족부의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 개편안으로 실현됐다. 한국의 성평등 전담부처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여성단체연합(이하 여성연합)과 전국 900개 여성·시민사회단체 연대체 ‘여성가족부 폐지 저지를 위한 전국행동’은 여성가족부 폐지를 막고 성평등 전담부처 강화를 요구하기 위해 논평을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여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활동의 최전선에는 양이현경 여성연합 공동대표가 있다.

약 20년간 여성인권과 성평등 가치 실현을 위해 뛰어온 양이현경 여연 공동대표. 양이현경 공동대표는 전국 7개 지부와 이주·장애·노동·평화 등 다양한 의제로 활동하고 있는 회원단체들의 연합체인 여연의 정책실장, 사무처장을 거쳐 공동대표로 활동하며 수많은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오고 있다. 양이현경 공동대표는 “대학 때 여성주의 소모임으로 시작했던 여성운동이 지금까지 왔다”며 “주변에 함께 활동했던 친구들이 대부분 차별을 경험했거나 경험하고 있는 이들이었고, 그들을 지켜보며 여성주의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2023년 현재 여성운동 진영은 복잡한 상황에 놓여있다. 안티페미니즘의 강력한 백래시가 위세를 떨치기 시작한 지 어느덧 시간이 흐른 현재, 백래시는 정치권과 정부에 자리를 잡고 세를 확장하고 있다. 또한 기후 위기, 전쟁, 난민 등 다양한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많은 의제가 복합적으로 교차하는 여성운동의 현장에 서있는 양이현경 공동대표는 “한국사회는 여성, 성평등 관련 법제도 마련 등 일정 부분 성과가 있었다”면서도 변화하는 사회환경에 따라 차별과 폭력의 양상은 더욱 더 교묘하고 복잡해지고 있다”고 평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양이현경 대표가 여성운동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람들의 힘 덕분이었다. 양이현경 공동대표는 “여성들의 경험을 드러내고 이를 운동의 과제로 만들어내는 현장인 여성 운동 단체에 함께하고 있는 수많은 여성들, 그리고 언론, 기업, 대학 등 다양한 공간에서, 각자의 자리에서 성평등 실현을 위해 애쓰시는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힘들고 더디더라도 지금까지 활동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양이현경 공동대표는 20년간의 노력과 앞으로 더 나아갈 미래를 인정받아 ‘2023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 지도자상’을 받았다. 양이현경 대표는 “수상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지금까지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함께하는 수많은 페미니스트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해결해야 할 산적한 과제들이 남아있지만 모든 동료 페미니스트들과 함께 앞으로 묵묵히 길을 헤쳐나가며 지치지 않고 신나게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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