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회 한국여성대회 60여개 단체 부스 참여

4일 열린 한국여성대회 한국여성의전화 부스에 놓인 재심 청구 사건의 내용이 정리된 판넬의 모습. ⓒ이수진 기자
한국여성대회 ‘한국여성의전화‘ 부스. 가해자의 혀를 깨물어 다치게 해 유죄 판결을 받았던 최말자씨의 재심 청구 사건의 내용이 정리된 판넬의 모습. ⓒ이수진 기자

3.8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해 4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38회 한국여성대회에 60여개 단체가 부스로 참여했다.

이날 ‘한국여성의전화’ 부스에는 1964년 강간을 시도한 남성의 혀를 깨물어 중상해죄로 유죄판결을 받았다가, 56년만인 2020년 재심을 청구한 최말자 씨가 지지서명을 작성한 참가자들에게 직접 장미를 전달했다.

최말자씨는 현장에 나오게 된 이유에 대해 “정말 우리 후손들에게는 이런 시대를 물려줘서는 안 된다”며 “국가가 잘못했으면 책임과 배상을 해줘야 된다. 그런데 2년이 넘어도 아무런 대답이 없으니까 하루하루가 힘들다. 어떤 때는 바위에 계란을 던지는 그런 형국이지 않나. 그게 너무 안타깝다”고 호소했다. 그는 정당방위를 인정한 판결이 나올 때까지 싸우겠다는 굳은 결의를 드러냈다.

‘팀 해일’ 부스에서 진행된 ‘한국여자로 살아남기 선택지 생존 게임’ 화면. ⓒ이수진
한국여성대회 ‘팀 해일’ 부스. ‘한국여자로 살아남기 선택지 생존 게임’ 화면. ⓒ이수진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반발)에 맞서 14번의 전국 단위 시위를 개최했던 ‘팀 해일’에서는 ‘한국여자로 살아남기 선택지 생존 게임’을 진행했다. 실제 사례를 기반으로 한 특정 상황을 주고, 참여자가 두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게임에 참여한 안미진(28)씨는 “솔직히 요즘 여성이 살해당했다는 뉴스가 허구한 날 나오니까 좀 무뎌지기 쉬운데, 이 게임을 해보니까 진짜 말 같지 않은 이유로 정말 손쉽게 죽임을 당한다는 게 느껴져서 오랜만에 다시 분노가 차올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4일 열린 한국여성대회 ‘성평등을 지지하는 외교관들‘ 부스. 캐나다 대사관 마스코트 ‘무철이‘가 ‘성평등을 지지합니다‘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이수진 기자
한국여성대회 ‘성평등을 지지하는 외교관들‘ 부스 앞, 캐나다 대사관 마스코트 ‘무철이‘가 ”성평등을 지지합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이수진 기자

‘성평등을 지지하는 외교관들’ 부스도 눈에 띄었다. 14개국 대사관이 한국의 성평등 확대를 위한 노력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꾸려졌다는 이번 부스 앞에는 캐나다 대사관 마스코트 ‘무철이’가 “성평등을 지지합니다”는 문구를 들고 있었다. ‘무철이’는 캐나다의 상징적인 동물 ‘무스’와 한국 이름 ‘철수’를 합친 이름이다. 세계여성의날과 관련한 퀴즈를 풀면 굿즈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해 성평등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했다.

4일 진행된 한국여성대회에서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구글: 온라인 성폭력 생존자를 보호하라’가 적힌 판넬에 ‘MISSION FAILED(미션 실패)’가 적힌 붉은 도장을 찍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수진 기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구글: 온라인 성폭력 생존자를 보호하라’가 적힌 판넬에 ‘MISSION FAILED(미션 실패)’가 적힌 붉은 도장을 찍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수진 기자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구글: 온라인 성폭력 생존자를 보호하라’가 적힌 판넬에 ‘MISSION FAILED(미션 실패)’가 적힌 붉은 도장을 찍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앰네스티는 ‘구글’사의 현 성착취물 삭제 절차가 까다롭고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숨겨져 있다며 신고 시스템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8일 세계여성의 날에 서울 강남구 역삼역 인근 ‘구글코리아’ 사옥 앞에서 플래시몹 등으로 액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한국여성대회 ‘전시존‘에 붙은 각 단체의 포스터. ⓒ이수진 기자
한국여성대회 ‘전시존‘에 붙은 각 단체의 포스터. ⓒ이수진 기자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부스에서는 “노후소득 보장성 강화 없는 연금개혁은 팥 없는 붕어빵”이라며 붕어빵을 나눠주는 행사를 통해 공적연금 개혁운동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활동가는 “여성이 노동시장에서 받는 차별 때문에 국민연금 급여액에 있어서도 남성과 격차가 있다. 게다가 다른 나라 같은 경우에는 여성이 출산한 경우에 한 아이 당 4년까지 크레딧을 인정해주기도 하는데 우리나라는 둘째를 낳았을 때 고작 6개월을 인정해주고 있는 상황이다”며, “크레딧 가입 기간 인정 기간을 훨씬 더 확대해야 된다. 또 여성들이 불안정한 노동에 많이 종사하는 것들을 보완할 수 있는 보험료 지원 제도를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의당 여성위원회에 방문한 심상정 의원. ⓒ이수진 기자
4일 한국여성대회 ‘정의당 여성위원회‘ 부스에 방문한 심상정 의원. 이날 정의당 여성위원회 부스에서는 ‘비동의 간음죄‘ 도입에 대한 동의 서명을 진행했다. ⓒ이수진 기자
한국여성대회 ‘금속노조‘ 부스에서 4행시 짓기 체험 중인 시민의 모습. ⓒ이수진 기자
4일 열린 한국여성대회 ‘금속노조‘ 부스에서 ‘4행시 짓기‘에 참여 중인 시민의 모습. ⓒ이수진 기자

이외에도 반성매매, 환경, 여성노동, 정당 여성위원회 등에서 다양한 주제로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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