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단체협의회 허명 회장 인터뷰
“일자리·저출산·정치 참여 저조 문제 해결 위해 애쓸 것”

허명 한국여성협회 회장 ⓒ홍수형 기자
허명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 ⓒ홍수형 기자

한국여성단체협의회(이하 여협)는 1959년 창립된 이후 여성에 대한 부당한 차별 철폐와 여권 신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60개 회원단체와 17개 시도여성단체협의회에 소속된 500만 회원은 여협의 든든한 힘이다. 여협은 올해도 여성 인권을 위해 굵직한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여협의 허명 회장은 2022년을 여성에게 힘들었던 한 해로 회상했다. 허 회장은 “지난해에는 신당역 사건, 인하대 사건 등 어수선한 해였다”며 “젠더갈등도 심화됐다”고 말했다. 여협은 힘들었던 해를 지나 2023년에는 공고한 여성 차별 문제 해결을 위해 뛸 예정이다. 허 회장은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애쓸 것이다. 코로나 3년 동안 제일 힘들었던 것은 여성이었다. 아이들이 학교를 갈 수 없어 일 가정 양립이 힘들었고, 여성들의 일자리가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여성들이 겪는 유리천장 문제를 지적하며 “대기업 내 임직원 여성 비율 조사를 진행중에 있다. 하반기에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024년에는 총선이 있다. 여성들이 진출할 수 있는 그런 해가 되도록 2023년에 국회와 정책을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회장은 특히 여성의 정치 참여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인구의 반이 여성이고, 유권자의 반이 여성”이라며 “여성들이 정치에 많이 참여해야 하지만 여성의 목소리가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외에도 심각한 저출산 문제의 해결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81명이다. 역대 최저치다. 2020년 기준 OECD 회원국 평균은 1.59명으로 우리나라는 이와 비교해 절반 수준에 그치며, 0명대를 기록한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허 회장은 “출산율 숫자를 따지기 전에, 부모가 자식을 편안하게 기를 수 있도록 나라에서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가부터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명 한국여성협회 회장 ⓒ홍수형 기자
허명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 ⓒ홍수형 기자

여협은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행사를 열 예정이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릴 예정인 이번 행사에는 ‘공평한 대한민국, 여성과 함께’라는 슬로건으로 열린다. 1200명 규모로 개최될 이번 행사에서는 미주한인회와의 MOU행사도 계획돼 있으며,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 대사들 중 여성들의 참석도 예정돼 있다. 또한 2월 6일 있었던 튀르키예 지진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한 모금 행사도 진행된다.

여성계의 뜨거운 감자는 ‘여성가족부 폐지’ 사안이다. 허 회장은 “이름을 바꾸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한다. 대신 내실을 다지고 예산도 규모도 확대돼야 한다”며 독일의 사례를 들었다. 그에 따르면 독일은 800명 규모의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그는 “대통령의 공약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민주사회적이지 않다”며 앙겔라 메르켈의 예시를 들었다. 허 회장은 “메르켈이 위대한 지도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처음엔 그를 지지하지 않았던 이들이 메르켈이 수상이 된 이후에는 ‘그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산재해있는 여성 문제의 해결책을 묻자 허 회장은 사람들이 가진 생각의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갈라치기 하지 말고 남성과 여성이 함께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무지, 무관심, 두려움이 남성들에게 있다. 이 세 가지를 깨우쳐야 이 사회를 방해하는 장애물을 넘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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